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農/메밀이야기

메밀, 마를 중심으로 일군 이상향 -구기노村

  세계의 메밀(일본 편)메밀을 중심으로 일군 이상향 -구기노村

  

   구기노촌은 일본의 남단 큐슈 구마모도현 동방에 위치한 아소산의 남향 계곡의 중심부에 있는 마을로 아소의 5개 봉우리가 한 눈에 보이는 인구 2,700명의 전형적인 산골 농촌이다.

  지금은 관광객이 연 100만명을 돌파했으며 메밀을 중심으로한 관광농업으로 활기가 넘치는 마을로 주목받고 있으나 불과 10년전에는 관광객이라고는 고사리와 약초채취를 위한 소풍정도로 년간 4~5,000명이 고작이었다. 마을의 소득은 거의가 목축과 경사지를 이용한 벼농사에서 오는 농업 조생산에 의존했던 마을이었다.

 

            

                             

  이와 같은 구기노 村을 찾은 것은 작년 12월이다. 강원도 고랭지 배추 값이 생산비도 못 미쳐서 그대로 갈아엎어 버리고 강원도 감자 팔아 주기운동이 벌어지고 있을 때이다. 이 작은 마을에서 오늘의 우리농업을 해결할 수 있는 해답을 얻을 수는 없겠지만 이것을 구하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우리 강원도의 산골농촌을 생각하며 이 마을의 변신를 찾아보았다.

 일본의 곳곳에서 농촌의 활성화를 위하여 새로운 농업진흥정책이 시행되고 있을 때에 구기노 村에서도 관광농업을 구축하자는 구상이 시작되었다.  돌이켜 보면 1986년의 대규모 연금 보양기지「그린피아 남아소」유치가 이 마을 진흥의 기폭제가 되었다. 그것을 바탕으로 과거에 들어 온 관광객을 대폭 상회하는 관광객이 마을을 방문하게 되어 도시와의 교류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 다음해에 아소산의 경사와 그 위에 잔디를 입힌 자연 그대로의 야외 스테이지 「아스펙타」가 오픈되어 음악 중심의 전당이 등장하므로써 젊은이들의 교류가 늘어났다.

  이 시점에 관광객의 수가 60만을 돌파, 이들 관광객을 마을속 깊이 유치하기 위하여 농업진흥을 연결할 수 있는 교류시설의 도입을 검토, 90년에 메밀 연수센터와 온천센터를 동시에 오픈했다.

「메밀연수센터」- 총 사업비 약 1억엔, 그중 마을탄생 자금 3천엔을 투입하여 건설하였다. 면적 333㎥의 원형의 건물이다. 이 연수센타에는 메밀박물관, 견학이 가능한 메밀제분공장, 메밀도장이 있는데 그 핵심이 되는 것은 메밀도장이다.

이 원형건물의 메밀도장에서는 구기노산의 메밀과 산약(마)를 주재료로 손으로 직접 반죽을 한 후 얇게 밀고 썰어서 직접 만든 국수를 먹을 수 있는 체험을 할 수있다. 대형유리창을 통해 보이는 사계절의 대자연 속에서 새로운 신비를 느끼게하는 아이디어는 주민들의 마을사랑에서 태동 할 수 있었다고 한다. 

  농산물의 수입자유화, 농촌인구의 감소, 영농 후계자 문제 등 「농촌의 부흥은 농업에서 다시 찾자」라는 관점에서 전통적 음식문화를 견지하며 음식과 농업의 원점에서 메밀을 구기노촌의 특산물로서 확립하였다.

  거의 자급용으로 전체 마을에서 1㏊ 정도 메밀 농사를 하였으나 「메밀 도장」의 오픈에 맞추어 장려 작물로서 메밀의 작부면적을 늘리는 것을 추진하였다.

  당시에는 「메밀로서 무엇이 가능할까?」라고 촌민들 중에는 반신반의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이 마을의 촌장을 중심으로 적극 추진을 시작하였다.

  「메밀도장」의 운영에 대해서도 촌민들은 여러 가지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웅대한 아스의 대자연을 배경으로 구기노産 메밀을 주원료로 메밀국수를 만드는 과정을 체험하고 자신이 만든 메밀국수를 먹는다는 아이디어가 성공하여 지금은 연간 10만 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다. 특히 가족단위 뿐만 아니라 연인들, 신혼부부의 여행 코-스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오픈 당시에는 매스컴을 매체로 선전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큐슈의 각 현의 이벤트에 적극 참여하여 구기노「메밀도장」을 선전하였다. 그러나 관광입촌의 기수로서 메밀도장의 성공은 구기노 産의 소박한 메밀맛, 자연적 입지조건, 농촌을 지키겠다는 촌민들의 아이디어가 없었다면 힘들었을 것이다.

  메밀도장은 이러한 조건을 완벽하게 이용하여 소비자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예상 밖의 반응이 일어났다. 

  이러한 생산에서 판매, 그 가운데 부가가치 산업을 전개하여 이익의 일부를 농민에게 환원하는 시스템이 확립되고 메밀에 대한 독자적인 식량관리 제도가 이루어졌다.

  우선 농민이 만든 메밀을 농협에 출하하여 농협이 구매한다. 그때의 가격은 45kg 1포에 13,000엔, 그것을 마을에서 운영하는 제분공장에서 메밀 분을 제조하여, 메밀국수의 원료, 메밀스넥, 메밀아이스크림 등 타 상품으로 만들어 판매한다. 마지막에는 메밀도장에서 순이익을 올려서 그 이익 중 7,000엔을 환원하여 1포에 2만 엔이 되게 한다.

  시장가격은 1만엔 전후이므로 2배의 가격으로 판매를 하는 것이 된다. 또한 메밀은 늦게 파종하고 2개월 반이면 수확이 가능하며 수확도 기계화 작업에 의하여 적기에 수확이 가능하므로 양질의 메밀을 생산할 수 있다.

  현재 메밀의 작부면적은 약 40㏊, 메밀관리제도의 도입에 의해 메밀 촌으로 명성이 일층 더 알려져 시찰연수로 방문하는 사람들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곳은 손님들이 체험과 눈으로 확인하며 입맛에 맞게 안심하고 먹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마을사람들과 마음의 교류가 이루어지는 場으로 마을의 기초가 되고 있다.

  「자연과 함께 하는 농촌 리조트」를 진흥시키기 위해서는 농촌 활성화와 관광 입촌은 불가분한 2개의 테마이다.

  메밀 도장의 성공으로 제2탄인 「체험도장 어머니 관」을 건설하여 1993년에 오픈하였다.

  총 사업비 2억 7천만엔, 어머니 관은 예로부터 전해오는 선인들의 맛과 지혜를 체험하는 것으로 음식과 농업의 원점으로 시골 어머니의 맛을 손님에게 전하는 것이다. 마을의 생산품인 콩, 곤약, 보리, 고랭지채소, 무 등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을 제조 판매하였다.

  체험 코너에는 곤약, 단무, 우동 등을 만드는 체험을 한다. 현재, 연간 5만 명이 모여 1억엔의 연간수입을 올리고 있었다.

 작지만 강한 마을-구기노 村, 마을을 이끄는 70대 촌장과 공무원들의 눈에서는 마을을 살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었고 각 학년이 한 학급씩 있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는 농업의 소중함과 고향의 의미를 가슴속에 심어주고 있었다.

이농현상의 여파로 대부분 농촌의 인구가 감소하고 있지만 구기노 村의 인구는 오히려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마을사람들은 결코 자식들에게 농업을 강요하지 않는다고 한다. 다만 자신들의 건강한 등을 자식들에게 보인다고 했다. 부모는 자식의 가장 큰 거울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아버지의 굳굳하고 힘찬 모습을 보면서 자발적으로 농업에 투신하는 젊은이들 이야말로 이 마을의 큰힘이며 원동력이 였다.

                                                                                                            글: 농부와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