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我/나의이야기

흔들리며 피는 꽃

흔들리며 피는 꽃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꽃이 어디 있으랴 

                                                      -도종환-

 

 

버얼써, 1학기가 끝났다.

그대들이 고향과 농업의 현장으로 떠난 화산캠퍼스

장마를 알리는 소나기속으로 무심한 바람개비가 잠을 깨운다. 

깨인 눈으로 그대들 젊은 열정을 느끼며 돌아본다. 농업과 시대의 아품을....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어떤 젊음도 아픔 없이 성숙 할 수 있으랴. 쇠고기, 촛불, 농업, 농민...이 시대의 아픔을 함께 하는 황금빛 젊음이여! 오늘, 그대 아픔을 누가 무엇으로 대신할 수 있는가? 가도 가도 끝이 없는 황톳길을 걸어 왔다. 그리고 우리는 광장에서 노래하는 또 한 사람의 농민이 되어 온 몸으로 만드는 외로운 길을 걸어가야 하지 않는가.


그래, 우리는 이 혼돈의 세상이 주는 아푼 상처인지도 모른다. 뫼비우스띠를 따라 돌아가는 주변인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투피스를 기다리는 스카프처럼 우리의 젊음을 아직은 장롱 속에 접어 두어야 한다. 젊음을 수식하는 말이 아름다우면 아름다울수록, 뜨거우면 뜨거울수록 우리의 손으로 더듬는 것은 이끼긴 돌처럼 차갑고 더 축축해야 한다. 그리하여 더욱 강건한 나의 손과 발로 제르킨처럼 장중하고 흔들리지 않는 모습으로 자연 속에 강한 농업을 만들어 가야 하지 않는가.


간접 free kick은 씨 없는 수박이기 때문이다. 내가 서있는 농촌에서 흙을 꿈꾸는 것은 생존과 아픔이기 때문이다. 흙의 노래는 아무나 부르는 것이 아님을 우리의 온 몸은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흔들리면서도 가자. 아프지만 걸어가자. 걸어가자.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

한국농업,

한국농업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