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충전! 젊은 그대

희망충전! 젊은 그대

충북 옥천 홍화·특용작물 재배 농가 김영주 씨

 

 

 

 

농사를 짓는 것이 가장 하고 싶은 일이었다는 김영주 씨. 지난해 한농대를 졸업하고 충북 옥천에서 홍화농사를 짓고 있으며, 수려한 주변경관에 맞춰 허브농원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농지나 가족 등 농사를 지을 기반이 없더라도 농업에 꿈을 가지고 있는 후배들이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지금 농촌에는 젊은이라면 무엇이든 할 일이 있고 또 마음을 다해 도와주는 분들도 많으니까요.” 지난해 3월 한국농업대학을 졸업하고 충북 옥천에 삶의 터전을 마련한 김영주(35 특작과 졸)씨의 말이다.

 

31살 늦깎이로 특용작물과에 입학, 지난해 졸업한 후 옥천군 안내면에서 홍화와 특용작물시험재배로 농민으로서의 면모를 갖춰나가고 있는 김영주 씨는 가업을 이어받는 보통의 한농대 졸업생들과는 달리 이곳에 기반이 전혀 없었던 사람이다.

 

처음 김 씨가 사회생활을 시작한 곳은 노인요양시설. 그가 처음 대학에서 공부한 사회복지학, 전공을 살렸던 것이다. 이런 그가 농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김영주 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노인요양시설에서 근무를 하게 됐는데 그곳에 계신 분들 대부분이 나이가 들면 고향에 내려가는 것이 소망이었다”면서 “하지만 농촌을 떠나올 때 성공해서 돌아가겠다는 꿈이 좌절된 경우가 많아 돌아가지 못하는 것을 보고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래서 젊을 때 미리 농촌에 가서 기반을 닦고 싶었다는 것.

 

여기에 호주로 떠난 워킹홀리데이에서 만난 한국인과 현지의 농장을 보고 ‘나도 이런 농장을 꼭 운영해 보겠다’는 결심을 세웠다고 한다.

호주 여행중 봤던 현지농장에 반해 농업 결심
학창시설 실습 계기 인연맺은 덕에 둥지 틀어
방문교사 병행하며 홍화·특용작물 재배 열심

돌아온 한국에서 농촌으로 들어가기 위한 자본금(?)을 마련하기 위해 다시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한국방송통신대학 농학과에 입학하기도 했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하면서 몫돈을 만들기 어려운데다 농업분야에 대한 지식이 없었던 터라 농학과 수업도 큰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 그러던 중 학비지원과 졸업 후 농업정착 등을 지원해주는 대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한농대에 입학을 하게 됐다.

“학과를 선정할 때도 많은 농지를 필요로 하지 않는 버섯을 선택했어요. 그러면서 약용작물을 함께 배웠죠. 졸업논문도 버섯분야로 썼는데…. 버섯을 키우려니 시설장치비가 또 많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밭작물로 약용작물이나 특용작물 쪽으로 전환했어요.” 김 씨의 말이다.

그가 옥천과 인연을 맺은 것은 3학년 실습기간 때 이곳 농업기술센터에서 일을 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 이 지역이 대청호 상류지역인데다 자연환경이 너무 수려해 친환경농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지역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옥천으로 들어온 지 16개월째가 되는 그는 지금 약용과 염색에 사용되는 홍화와 함께 이 지역에서 재배되지 않은 야콘, 생강, 울금, 호박고구마, 수세미 등 다양한 작물을 시험적으로 재배하면서 지역의 다문화 가정 방문교사일과 함께 지역 자생 야생화군락에 대한 조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아직까지 농사를 많이 하지 못하고 있어 아쉽지만 방문교사를 하면서 선생님이 농사를 짓기 위해 이곳으로 왔다는 이야기를 해 줄 때마다 학생들이나 한국으로 시집온 분들의 농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는 것 같다 좋다”면서 “도시에 직장 때보다 훨씬 행복하다”고.

“그동안 배웠던 것들과 풍선아트, 천연염색, 아로마 제품 제작방법 등이 여기에서는 다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이어서 좋아요. 후배들 중에도 뜻은 있는데 혼자 귀농하기가 꺼려지는 사람이 있다면 제가 좋은 예가 되었으면 합니다.” 김영주 씨의 말이다.

농부라고 불려야 하는데 지금은 농사일 보다 다른 일을 더 많이 하고 있어 부끄럽다는 그. 그리고 시험재배 중인 작물이 지역의 소득작목으로 자리잡을 수 있기를 기대하는 그. 먼 미래에 농업 NGO를 꿈꾼다는 그의 소망이 농업과 함께 아름다운 향기로 피어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