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전 제자들을 만나다
26년 전, 새벽 안개 속으로 피어오르는 설악산 아래서 그대들을 만났습니다. 제대 후 농사를 짓다가 초임으로 비포장 길을 따라 끝없이 갔던 곳에서 그대들을 만났습니다. 물오르던 5월의 신록 속에서도 나는 늘 아픈 마음 이였습니다. 나를 깨워 준것은 그대들입니다. 가정방문 때였습니다. 공납금 미납자 명부를 들고 월학리를 찾아 갔었지요. 전기도 없는 시골 토담집에 용만이 어머니는 담임을 위하여 늦은 저녁밥을 지셨습니다. 그러나 먹을 수 없었습니다. 쌀밥보다 조밥이 더 많아서, 가슴에 한이 더 채워져서 그리고 목이 메어서 속으로 눈물만 삼키고 돌아 왔습니다. 돌아오는 설악의 찬 달빛을 보며 나의 무능함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더 준비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던 시절이였습니다. 그 때, 다시 돌아와 무지개를 피우라는 그대들의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참으로 오랜 후, 오히려 더 멋진 모습의 그대들을 만났습니다. 조밥대신 농사지어 정미한 유기농 쌀을 선사한 든든한 모습에 감사합니다. 그 시절 별빛보다 더 아름다운 마음의 별빛을 달고 불러 주어 감사합니다. 나의 손을 떠날 때까지 부여잡던 투박한 세월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잊고 있던 절제의 시절을 다시 깨워 주었습니다. 그 추운 26년 전 겨울 눈보라속처럼 오늘도 그대들은 나를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서흥정미소 송준섭사장 - 꿈속에 나타나 아직도 회초리 들고 있는 선생을 못 잊어 산넘고 물건너 찾아온 고마운 얼굴, 그리운 얼굴, 뺀드악장 장대복- 멋진 가스기술사를 획득하고 가스안전공사 과장을 역임하는 일꾼, 그의 의지를 봅니다. 법무사 이천석- 중대장 출신으로 굳굳함으로 고향을 지킵니다.이 시대의 새로운 정치인 신명근- 동기들의 중심에서 새로운 세상을 열고 있습니다. 막걸리대장 장승수-서울 하늘 아래 홀로이 외로움을 이깁니다. 여전히 천재소년 라병호-아직도 꿈꾸는 청춘, 늘 행복한 이행옥, 빛나는 얼굴 김금주, 아직도 순수한 이명순, 그대로의 얼굴 박여순, 멋진 목사님 윤시영, 인생을 달관한 노창일, 그리고 그립던 그들을 만났습니다.
숫한 세월 사이로 흘렀던 우리들의 내면 속에 흐르던 그 시절 냇물소리를 듣습니다. 침잠하고 어둠속으로 삶의 문제와 싸우던 혼이 우는 소리를 듣습니다. 돌아눕지 못하는 흐름위에 떠나간 젊음의 강속으로 그리운 이름들을 추수리어 봅니다. 가슴 허물지는 여울, 낙엽 싸이던 돌다리, 빈달구지에 가득찬 햇빛...... 그리고 원통 강변에 스크린 처럼 다가서는 그대의 환상을 그려 봅니다. 그 시절 지저 리도 어렵던 우리들의 모습도 접어두고 이제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 합니다. 당신의 안부를 묻습니다. 그대의 환한 얼굴 위에 입마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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