칡·더덕·도라지, 세계로 통할 것
미나리·두릅 등 국산 토종 농산물의 수출이 원활해질 전망이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 농약잔류분과에서 두릅·미나리·칡 등 재래농산물 25종이 국제식품분류에 새롭게 등재됐기 때문. 이와 관련, 지난 호에서 엽채류 13종을 짚어본 데 이어 엽경채 및 근채류 12종의 수출 가능성을 들여다본다. 글ㆍ사진 김산들
더덕·도라지, 세계에서도 통할 것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잔류농약 등 규격은 범세계적인 공통 규격이다. 이번에 등재된 농산물은 모두 25종. 여기 포함된 엽경채류와 근채류는 각 6종이다. 이 중에는 고구마줄기나 토란줄기처럼 과연 해외에서도 먹을까 싶은 토종 먹거리도 있고, 독활이나 음나무순이라 불리는 두릅과 작물도 3개나 포함돼 있다.
‘두릅’만 붙으면 모두 경쟁력 있어 새롭게 등재된 농산물 중 두릅류는 모두 3종. 두릅과 독활(땅두릅), 음나무순(개두릅)이다.
독활은 예부터 뿌리를 한약재로 사용해왔는데, 진통·부종·해열·관절염·혈관확장·혈압하강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수출까지 생각할 때, 건강기능성 식품이나 의약품의 원료로도 활용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 연구팀이 독활의 뇌건강 기능성 연구결과가 나왔다. 충북대 수의과대학 성연희 교수는 “독활의 지상부만을 사용한 에탄올 추출물이 기억 형성 활성화를 도와 퇴행성 뇌질환을 억제할 수 있는 유력 후보물질로 확인됐다”고 밝?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4월 농촌진흥청 주최 ‘첨단기술 융합을 통한 농업 신소재 개발 심포지엄’에서 발표됐다.
두릅은 소득작물로 자리 잡은 작목. 사포닌 성분이 풍부해 항암효과가 있고 고혈압과 동맥경화증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산량에 비해 찾는 수요가 많다 보니, 경기 가평군 등 지역특산물로 육성하는 곳도 늘었다. 가평군 설악면 일대에서는 야산 21만1000㎡(약 6만4000평)에 두릅나무 4만5000여 본을 재배 중이다. 이 마을에서만 국내 자연산 두릅이 연간 3t가량 출하되지만 판로 걱정이 없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
농가 강병옥 씨는 “두릅은 채취량이 적고 채취 시기도 짧은 데다 나무에 가시가 많아 채취하기 힘들다”며 “보통 3년생부터 수확하는데 기다리는 기간이 있긴 해도 소득은 충분히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음나무순(개두릅)은 최근 소득원으로 급부상한 작목이다. 다양한 산채류를 보급 중인 강원도에서 특히 그렇다. 강원 강릉시의 경우 올봄 380여t의 음나무순을 생산, ㎏당 평균 1만3000원의 판매단가를 보여 전체 소득액이 50억여원에 달했다. 사포닌 성분이 풍부해 기능성 식품으로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강릉시농업기술센터 ?계자는 “생산과 수요가 모두 늘어날 것에 대비해 지난해에는 지리적표시제에도 등록했다”며 “우량품종 보급, 가공상품 개발에도 노력 중이며, 해외시장 진출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공 선두주자 미나리·도라지·천마 코덱스 등재 농산물의 공통점은 국내에서 최근 생산·소비가 늘어나는 기능성 농산물이라는 점이다. 해독 작용이탁월한 미나리도 그렇다. 먹는 방법이 한정적이라 여겨지던 미나리. 그러나 재배기술 발전으로 출하기간이 길어지고 녹즙 등 활용법이 개발되며 생산·소비가 함께 늘고 있다. 전북 전주시는 농산물 특화품목으로 지정해 미나리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올해는 미나리 자원을 정식·조성해 농가 현장에 맞는 신품종을 선발한다는 계획이다.
전주시농업기술센터 김동선 지도사는 “이제는 미나리가 연중 소비되는 추세”라면서 “앞으로 기능성음료나 식품으로의 활용이 높아지고, 코덱스 등재를 계기로 수출까지 생각한 연구개발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즙 가공으로 소비시장을 넓힌 농산물로 도라지도 있다. 연간 295t의 도라지를 생산해 즙과 진액 등으로 가공해 판매하는 경기 이천 길경농원이 대표주자. 국내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 등에서도 관심이 높다.
도라지는 최소 3년은 재배해야 한다. 재배기간이 긴 만큼 고품질 품종 선택이 중요. 이에 충북도농업기술원은 <으뜸백도라지> 품종을 개발해 농가보급 중이다. 일반 재래종에 비해 뿌리 생육이 좋아 수확량이 37%나 많고, 1~2년 재배하면 시장출하도 가능해 생산성이 높다.
충북도농업기술원 이희두 식물공학팀장은 “청·환·즙·한과 등으로 가공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돼 있다”면서 “재배지역을 확대해 2차 가공제품 원료 및 건강기능 식품으로의 활용성을 한층 높이고 수출시장 문도 두드려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천마는 전북 무주농협이 집중 육성하는 품목. 노지재배다 보니 날씨에 따라 수확량 차이가 크지만 재배가 수월하고 수요가 해마다 늘어나는 기능성 농산물이다. 고령화된 농가들이 재배하기 좋고, 주로 가공되니 연중판매가 가능해 가격 부침이 적다는 장점도 있다.
여성호르몬이 석류의 600배, 칡에 주목 이번에 등재된 근채류 6종 중 가장 관심 끄는 품목은 칡이다. 지금까지 칡은 술로 생긴 병이나 갈증, 소화를 돕는정도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최근 갱년기 여성들의 증상 완화에 큰 효과가 있다고 밝혀졌다. 칡뿌리에 들어 있는에스트로겐 때문.
칡의 에스트로겐 함유량은 여성에게 좋다고 알려진 대표식품 석류보다 무려 626배나 많다. 안면홍조와 발열, 가슴 두근거림, 불면증 등을 치료할 천연물질로서의 가치가 입증된 것이다. 갱년기 증상 완화 효과가 알려진 백수오처럼 식품으로가공돼 해외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충분한 것이다.
또 칡즙에 함유돼 있는 다이제인이라는 성분은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가 좋다. 칡즙을 멸치, 달걀, 우유, 연어 등과 함께 섭취하면 칼슘 흡수를 도와 골다공증 치료를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폴리페놀 성분으로 인해 몸속에 든 중금속을 배출시켜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음주량을 줄여준다는 미국 하버드의대 연구결과도 있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술을 마시는 20대 남녀 1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칡이 특별한 부작용없이 알코올 섭취를 줄여준 것. 칡의 경우 건강기능성이 다른 농산물과는 차별화되기 때문에 소득원으로서도,가공가능성 면에서도 한층 유망하다 볼 수 있다.
‘두릅’만 붙으면 모두 경쟁력 있어 새롭게 등재된 농산물 중 두릅류는 모두 3종. 두릅과 독활(땅두릅), 음나무순(개두릅)이다.
독활은 예부터 뿌리를 한약재로 사용해왔는데, 진통·부종·해열·관절염·혈관확장·혈압하강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수출까지 생각할 때, 건강기능성 식품이나 의약품의 원료로도 활용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 연구팀이 독활의 뇌건강 기능성 연구결과가 나왔다. 충북대 수의과대학 성연희 교수는 “독활의 지상부만을 사용한 에탄올 추출물이 기억 형성 활성화를 도와 퇴행성 뇌질환을 억제할 수 있는 유력 후보물질로 확인됐다”고 밝?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4월 농촌진흥청 주최 ‘첨단기술 융합을 통한 농업 신소재 개발 심포지엄’에서 발표됐다.
두릅은 소득작물로 자리 잡은 작목. 사포닌 성분이 풍부해 항암효과가 있고 고혈압과 동맥경화증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산량에 비해 찾는 수요가 많다 보니, 경기 가평군 등 지역특산물로 육성하는 곳도 늘었다. 가평군 설악면 일대에서는 야산 21만1000㎡(약 6만4000평)에 두릅나무 4만5000여 본을 재배 중이다. 이 마을에서만 국내 자연산 두릅이 연간 3t가량 출하되지만 판로 걱정이 없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
농가 강병옥 씨는 “두릅은 채취량이 적고 채취 시기도 짧은 데다 나무에 가시가 많아 채취하기 힘들다”며 “보통 3년생부터 수확하는데 기다리는 기간이 있긴 해도 소득은 충분히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음나무순(개두릅)은 최근 소득원으로 급부상한 작목이다. 다양한 산채류를 보급 중인 강원도에서 특히 그렇다. 강원 강릉시의 경우 올봄 380여t의 음나무순을 생산, ㎏당 평균 1만3000원의 판매단가를 보여 전체 소득액이 50억여원에 달했다. 사포닌 성분이 풍부해 기능성 식품으로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강릉시농업기술센터 ?계자는 “생산과 수요가 모두 늘어날 것에 대비해 지난해에는 지리적표시제에도 등록했다”며 “우량품종 보급, 가공상품 개발에도 노력 중이며, 해외시장 진출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공 선두주자 미나리·도라지·천마 코덱스 등재 농산물의 공통점은 국내에서 최근 생산·소비가 늘어나는 기능성 농산물이라는 점이다. 해독 작용이탁월한 미나리도 그렇다. 먹는 방법이 한정적이라 여겨지던 미나리. 그러나 재배기술 발전으로 출하기간이 길어지고 녹즙 등 활용법이 개발되며 생산·소비가 함께 늘고 있다. 전북 전주시는 농산물 특화품목으로 지정해 미나리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올해는 미나리 자원을 정식·조성해 농가 현장에 맞는 신품종을 선발한다는 계획이다.
전주시농업기술센터 김동선 지도사는 “이제는 미나리가 연중 소비되는 추세”라면서 “앞으로 기능성음료나 식품으로의 활용이 높아지고, 코덱스 등재를 계기로 수출까지 생각한 연구개발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즙 가공으로 소비시장을 넓힌 농산물로 도라지도 있다. 연간 295t의 도라지를 생산해 즙과 진액 등으로 가공해 판매하는 경기 이천 길경농원이 대표주자. 국내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 등에서도 관심이 높다.
도라지는 최소 3년은 재배해야 한다. 재배기간이 긴 만큼 고품질 품종 선택이 중요. 이에 충북도농업기술원은 <으뜸백도라지> 품종을 개발해 농가보급 중이다. 일반 재래종에 비해 뿌리 생육이 좋아 수확량이 37%나 많고, 1~2년 재배하면 시장출하도 가능해 생산성이 높다.
충북도농업기술원 이희두 식물공학팀장은 “청·환·즙·한과 등으로 가공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돼 있다”면서 “재배지역을 확대해 2차 가공제품 원료 및 건강기능 식품으로의 활용성을 한층 높이고 수출시장 문도 두드려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천마는 전북 무주농협이 집중 육성하는 품목. 노지재배다 보니 날씨에 따라 수확량 차이가 크지만 재배가 수월하고 수요가 해마다 늘어나는 기능성 농산물이다. 고령화된 농가들이 재배하기 좋고, 주로 가공되니 연중판매가 가능해 가격 부침이 적다는 장점도 있다.
여성호르몬이 석류의 600배, 칡에 주목 이번에 등재된 근채류 6종 중 가장 관심 끄는 품목은 칡이다. 지금까지 칡은 술로 생긴 병이나 갈증, 소화를 돕는정도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최근 갱년기 여성들의 증상 완화에 큰 효과가 있다고 밝혀졌다. 칡뿌리에 들어 있는에스트로겐 때문.
칡의 에스트로겐 함유량은 여성에게 좋다고 알려진 대표식품 석류보다 무려 626배나 많다. 안면홍조와 발열, 가슴 두근거림, 불면증 등을 치료할 천연물질로서의 가치가 입증된 것이다. 갱년기 증상 완화 효과가 알려진 백수오처럼 식품으로가공돼 해외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충분한 것이다.
또 칡즙에 함유돼 있는 다이제인이라는 성분은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가 좋다. 칡즙을 멸치, 달걀, 우유, 연어 등과 함께 섭취하면 칼슘 흡수를 도와 골다공증 치료를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폴리페놀 성분으로 인해 몸속에 든 중금속을 배출시켜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음주량을 줄여준다는 미국 하버드의대 연구결과도 있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술을 마시는 20대 남녀 1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칡이 특별한 부작용없이 알코올 섭취를 줄여준 것. 칡의 경우 건강기능성이 다른 농산물과는 차별화되기 때문에 소득원으로서도,가공가능성 면에서도 한층 유망하다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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