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디바'라는 벨기에 고급 초콜릿 브랜드가 있다. 말을 탄 나체 여인 그림은 전설의 고다이바 부인(영어: Lady Godiva)이 그 초코렛의 상징이다. 1926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조제프 드랍스(프랑스어: Joseph Draps [ʒozɛf dʁaps])가 설립한 드랍스 초콜릿 회사가 1956년 브뤼셀에 첫 매장을 열면서 고다이바 부인의 전설에서 이름을 따서 상호를 '고디바'로 바꿨다. 프랑스어로는 Godiva를 [ɡɔdiva] '고디바'라고 발음한다. 화이트 데이를 앞두고 거리에 화려한 사탕이나 초콜렛 판매가 한창인데, 쵸콜렛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유명한 ‘고디바’는 그림 속 주인공 부인의 사연을 모티브로 창업자가 작명했다고 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누드화 중 하나로 꼽히는 작품에 John Collier의 ‘Godiva 부인’이라는 작품이 있다. 기품 있으나 슬픈 눈빛을 띈 여인의 이 한 장면에 깃든 사연 때문이다. 11세기경 잉글랜드 중부지방의 코벤트리의 레오프릭 영주는 지나친 징세와 폭정으로 농민들사이에 원망이 높았다고 한다. 이 폭정을 보다 못해 항거한 사람이 다름 아닌 레오프릭 영주의 부인 고디바였다.
어느 날 백작부인은 영주의 혹독한 세금징수로 백성들의 원성이 자자하다는 사실을 알고 백작에게 몇 번씩이나 세금을 감면해 주기를 간청한다. 그러나 백작은 지나는 말로 “당신이 알몸뚱이로 말을 타고 코벤트리 시내 거리를 한바퀴 돈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고는 어림도 없는 일이야!”라고 퉁명스럽게 내뱉는다.
백작 부인은 곰곰이 생각을 가다듬다가 “백성의 행복을 위하는 일이라면” 알몸으로 말을 탄들 어떠랴 하는 심정으로 말을 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코벤트리 시의 시민들은 이 소식을 듣고 감격한 나머지 부인이 말을 타고 거리를 돌 때에는 어느 누구든 창문과 덧문을 굳게 닫고 내다보지 않기로 결의를 하였다.
고디바 부인은 긴 머리카락을 이용해 앞을 가린 다음 알몸으로 말을 타고 시내 거리를 돌기 시작 했다. 시민들도 약속대로 말을 타고 거리를 누비는 고디바 부인을 창틈으로라도 엿보는 사람하나 없는 듯하였다. 그러나 호기심 많은 재단사 톰(Tom)이라는 사나이만은 시민들과의 약속을 어기고 창문 틈으로 그 부인의 알몸을 엿보았다. 그 순간 그 톰이라는 사나이는 그만 두 눈이 멀어버렸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그 사실의 진위(眞僞)와는 관계없이 고디바 부인의 용기와 자비심은 그 뒤 그림으로 시(詩)로 화폐로 동상으로 기념되어 왔다. 옛날 코벤트리 시에서는 이 부인을 기념하는 동전을 만들어 “백성의 행복을 위하여”(pro bono publico)라는 작은 글씨를 조각하여 사용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존 콜리어(John Collier)의 《고디바 부인》. 1897년경. 허버트 미술관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