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我/들녘의편지

들녘으로 띄우는 편지 1

잡스의 사과와  누리의 땅콩

 

사랑하는 현장의 제자들에게 <들녘으로 띄우는 편지>를 씁니다.

미국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56세로 숨을 거뒀을 때 저는 누리의 동기들과 유럽농업연수 중이였지요. 2011년 10월 5일 독일의 프랑크프루드 한 호텔 신문을 보고 죽음 소식을 알았습니다. 애풀은 이날 스티브 잡스의 사진과 함께 ‘1955-2011’이라는 문구를 올려 그의 죽음을 공식적으로 알렸습니다. 그의 명석함과 열정, 에너지는 우리 세계의 삶을 윤택하게 해준 끝없는 혁신의 근원이었고 세계는 스티브의 덕분에 진보했다”며 애도를 표했습니다. 

 

그날 독일신문에는 그의 죽움에 대한 메세지가 주목을 받았지요.  새로운 농업을 갈구하는 학생들에게도 사명감을 불러 일으켜 세우는 메세지였습니다. 늦은 밤까지 연수 내용과 농업의 갈길을 고민하던 얼굴들이 떠오릅니다. 강민석 강준묵 김동균 김민영 김지숙 김효진 남중은 박한빛 손다운 손아름 유승기 이강호 이경준 이누리 이순현 이유민 이준우 조원연 최낙희 한영탁 그리고 정원화선생님, 우리도 잡스처럼 <한 마을을 변화시키면 세계를 움직일 수있습니다.>라던 말에 누리의 이야기에 공감했고 박수를 받았습니다.

 

There are 3 apples that changed the world : the one Eve ate, the one that Fell&nbsp; on Newton's head&nbsp; and&nbsp; the&nbsp; one&nbsp; &nbsp;that You built.

세상을 바꾼 3개의 사과가 있다.

하나는 아담과 이브,

 하나는 Newton의 머리에 떨어진 사과

그리고 하나는 당신이 만든 사과입니다.

 

 

졸업 후, 기억 속의 누리는 고향인 고창으로 돌아왔습니다. 고교 시절 아버지가 ‘농업을 공부해보면 어떻겠냐’ 슬쩍 던진 말에  한국농수산대학에 진학했고 그대를 밭에 서게 했었지. 대부분 간호대에 진학한 친구들은, ‘주사기가 아닌 삽을 들겠다’는 그대는 농업에도 여자의 섬세함이 필요한 부분이 있을 거야’라고 신념을 담았지요. 그 후 10년, 누리는 전북 고창의 작은 마을에서 66명의 땅콩농부를 이끄는 리더가 되였습니다. 그리고 그대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흙과 태양, 비, 바람,  씨앗은 자연이 선물한 에너지를 응축하고 단단한 콩깍지 안에 씨째 여문 땅콩은 고지방, 고단백의 천연 건강식품입니다. 갓 캐낸 땅콩 하나를 톡 까서 입에 넣으면 알싸한 풋내가 촉촉하면서도 ‘오도독’ 고소한 향이 씹혀옵니다. 알차게 여문 땅콩처럼 속이 꽉 찬 청년 농부가 되였습니다. 그대는 전북 고창에서 친환경 농법으로 ‘땅콩 특성화 마을’을 일구어가고 있습니다.

 

스티브잡스 명언은 아직까지 우리의 가슴에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그는 갔지만 그가 남긴 ‘혁신’과 ‘봉사’ 에 대한 열정은 아직 우리에게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혁신’을 자신의 주요 원동력으로 삼았고 그가 가진 유산이 얼마인지보다 “난 오늘 정말 대단한 일을 해냈어”라는 자부심과 봉사정신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던 그입니다.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러 나온 세가지 명제는 그가 가진 ‘혁신’에 대한 가치관이 무엇인지 ‘혁신’에 대한 가치관을 현실로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가 담겨 있습니다. 그는 누구보다 많은 시련을 겪었지만 시련을 겪은 ‘현재’는 곧 자신의 ‘미래’와 연결되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당시에는 시련이 어떻게 자신의 미래와 연결될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미래에 더욱 더 발전된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이 지금 이순간이고 바로 오늘이라는 점을 시종일관 강조했습니다.

 

누리는 좋은 의견은 더 나은 방향으로 활용하고, 변화가 필요할 때는 과감히 결정해 진행해 왔지요. 소비 트렌드는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통계 데이터를 자주 보면서 마케팅을 위한 키워드를 작성하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이 고창하면 땅콩, 땅콩하면 고창이엠푸드와 이누리를 떠올렸으면 좋겠어요. 지금의 저를 있게 한 것도 이 땅콩이고,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하고 있으니 가족인거죠. 땅콩을 활용한 축제도 열 계획이에요. 제가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많다는 것이 언제나 놀랍고 감사해요.”

 

“농사를 짓다 보면 힘들 때가 많아요. 하지만 지금까지 그랬듯 힘들어도 버텨야죠. 버티면서도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계획을 세우고 실천 방향을 잡는 것이 중요해요. 땀 흘려 지은 농사만큼 정직한 것은 없다는 말이 있잖아요. 당장은 막막하더라도 그게 나중에는 다 나에게 돌아와요. 손과 마음은 항상 같이 가는 거거든요. 제가 마음을 주고 정성으로 보살피면 땅콩도 그걸 알고 귀하게 돌아와요. 앞으로도 꾸준하게 한 걸음 한 걸음 더 나아갈 계획입니다.” 62개 농가가 함께 농사를 짓는 넓은 고창 들판에서 이누리는 세계 변화에 앞서서 마을의 변화를 꿈꾸고 있습니다.  힘찬 누리! 사랑합니다.

 

 

 

고창 땅콩을 리드하는 이누리

 

스티브 잡스의 사진(1955-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