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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우시인사진

김영갑 갤러리

                            제주사진만을 고집하는 댕기머리 김영갑

 

한 사내가 스무살 시절에 제주로 왔다. 그후 오랫동안 제주의 바람은, 오름은, 소리쳐 누는 제주바다는 이 사내를 자주 목격해야 했다. 그 사내는 ‘도 닦는 마음으로 10년만 보내자’고 제주 행을 결행한 터였는데, 10년을 훌쩍 지나 이제 그 사내의 나이가 마흔을 넘었다. 그럼에도 사내는 제주에 홀려, 필름에 미쳐 아직도 제주에서 떠돌고 있다. 제주사진만을 고집하는 댕기머리, 김영갑.

 

한 사내의 생을 저울에 달아보아 평균율에서 치우치거나 모자라면 우리는 기인이거나 아니면 천치라 부르길 꺼려하지 않는다. 또는 잘 쳐줘야 못난 사내밖에 안된다. 일상적인 삶의 행렬에 그를 세워놓았을 때 키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순전히 편하기만 한, 평범한 사람들의 기준이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돌출의 혁명을 꿈꾸고 일탈의 자유로움을 사려 든다. 그것도 아주 값싸게, 아니면 신용카드 긁듯이 부심코 . 그러나 마흔 나이를 훌쩍 넘긴 한 남자가 우리에게 외친다.

 

파도와 오름과 풀잎들, 벌레들과 번민과 증오,
그리고 너에 대한 지독한 그리움.

그 모든 것을 아우르는 이름으로 외로움을 처절히 세울 때,
내 비로소 자유와 예술의 등 굽은 몸뚱아리에 향유를 바를 수 있었노라고,

결국 제주도는 사랑이었다고,
소름 끼치는 그리움이라고 . . . . .

 

글 : 정희성
 

제주의 들소리 사진, 사진,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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