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農/비료이야기

농업인 편에 서야 할 비료정책

농업인 편에 서야 할 비료정책

 

 

현해남 제주대 생명자원과학대학 교수

 

비료 줄 시기가 다가왔다. 농업인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비료 가격이 영농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지원 대책은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걱정은 농업인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화학비료 제조회사도 우울하다. 원자재 가격은 계속 오르는데, 농협 납품 가격은 오히려 낮아졌다. 농협은 올해 맞춤형비료 납품 가격을 지난해에 비해 17% 이상 낮췄다. 영농비 1,000억원을 절감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정부의 맞춤형비료 지원 예산도 731억원에서 366억원으로 절반으로 줄었다. 농협 납품 가격 인하로 비료납품 서열이 바뀌고 몇몇 회사 사장은 문책을 받거나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러니 몇년 내에 주요 화학비료 회사 몇개가 도산할 것이라는 소문도 파다하다일본처럼 화학비료 제조회사가 문을 닫으면 그 피해는 부메랑이 되어 농업인에게 올 것이다. 비료제조 회사가 없는 일본의 화학비료 가격은 우리나라의 3배가 넘는다. 현재 정책이 계속되면 비료 한포에 3~4만원이 넘지 말라는 보장도 없다.

 

퇴비도 걱정이다. 구제역 살처분 가축 숫자가 320만마리를 넘어섰다. 앞으로 퇴비 대란은 눈으로 보듯 뻔하다. 가축분이 부족하면 산업폐기물과 부적절하게 처리된 음식물 쓰레기를 혼합하지 말라는 보장도 없다. 그러면 친환경농업도 위태롭다퇴비를 얼마나 사용해야 좋은지도 고민이다. 990(300)에 적정량의 3배가 넘는 3t 이상을 주는 농업인도 있다. 식사도 한번에 세끼 분량을 먹으면 위장에 탈이 나듯이 퇴비도 한 번에 너무 많이 주면 뿌리털이 녹아 버린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퇴비에 인산 함량이 많은 것도 걱정스럽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이미 논토양 36%, 밭토양 53%, 시설재배토양 81%가 인산 과잉이다. 이런 토양에 인산 함량이 많은 퇴비를 과다 시용하면 어떤 문제가 나타날지 그 결과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가축분 액비(비료공정규격의 가축분뇨 발효액)를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도 재고해야 한다. 정부는 액비 처리의 어려움 때문에 작물 생육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홍보한다.

 

농업인도 영농비를 절약하기 위해서 귀가 솔깃하다. 그러나 아무리 발효를 잘 시켜도 액비만으로 작물이 필요로 하는 양분을 적절하게 공급할 수는 없다. 가축분 액비만으로는 농사를 지을 수 없다는 것은 이미 <농사직설(農事直設)>에 나와 있다. 가축 오줌만으로는 생산량과 품질이 나빠지기 때문에 웅덩이를 파서 오줌을 넣고 재를 혼합하여 질소, 인산, 칼리, 칼슘의 양분 균형을 맞추어 사용했다. 그러니 액비를 홍보할 때도 600년 전 <농사직설>보다 더 비과학적으로 좋다는 얘기만 해서는 안된다.

 

 4대강사업도 예산이 많이 들어간다. 구제역 살처분 보상도 몇조원이 들어갈지 모른다. 이래저래 비료에 지원되는 예산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걱정을 한다. 공장을 짓기 위해 농경지가 수용당할 때는 보상을 받는다. ·, ·유럽연합(EU), ·중 자유무역협정(FTA) 등은 2차 산업을 위해 농업 터전이 수용당하는 것이다. 따라서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비료제조 회사와 농업인 모두를 지원할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 이것은 비료담당 부서의 일이 아니라 범정부 입장에서 삶의 터전을 수용당하는 농업인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다. 그렇지 않으면 북한의 식량 부족이 우리의 일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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