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설(春雪)
봄추위를 한자말로는 ‘춘한(春寒)’이라 하 고 순수한 우리 토박이말로는 ‘꽃샘’이라고 한다. 손이 안으로 굽어서가 아니다. 詩的인 감각으로 볼 때 ‘춘한’과 ‘꽃샘’은 분명 한 자리에 놓일 수 없는 차이가 있다. ‘꽃샘’은 어감도 예쁘지만 꽃피는 봄을 샘 내는 겨울의 표정까지 읽을 수가 있어 미소를 자아내게 한다. 계절까지도 이웃 친구처럼 의인화하며 살아왔던 한국인의 유별난 자연감각이 이 한 마디 말 속에 축약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한 꽃샘추위의 한국적 정서를 보다 시적인 세계로 끌어올린 것이 정지용의 ‘春雪’이다. 그리고 지용은 그 시에서 ‘문열자 선 뜻! 먼 산이 이마에 차라’라는 불후의 명구 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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