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농 한국 농업의 미래를 말하다 (상)
※강소농? ‘작지만(小) 강한(强) 농업(農)’을 뜻하는 말이다. 한국 전체 120만농가 중 65.7%가 영농 규모 1㏊ 미만인 소농, 가족농이다. 강소농은 이러한 가족농에게 꿈과 희망을 주자는 것. 캠페인도 아니고, 자금을 지원하는 것도 아니다. 스스로 하고자 하는 의욕이 있는 농민에게 의욕 바이러스를 심어 주는 ‘실천 프로젝트’다. 소규모 농가에 ‘하면 된다’는 꿈과 희망을 주고, 농촌지도사업의 반성과 역량 강화를 통한 지원으로 잘사는 농촌을 만들자는 것이다.
소규모 가족농가 기술 차별화로 체질 개선
“농업이 위기라고 하지만 위기라고 생각하는 우리의 마음이 위기입니다. 이제 새로운 꿈을 꿉시다. ‘꿈’은 기적을 만듭니다.” 지난 7월12일, 경남 창녕군농업기술센터. 민승규 농촌진흥청장은 ‘꿈이 에너지다’를 주제로 강의했다. “성공한 사람은 꿈이 있었다”며 “같이 꿈을 꿔 보자”는 민청장의 강의는 참석한 농업인들의 마음에 ‘하면 된다’는 꿈을 심었다. ‘꿈을 갖는 것’. 바로 농진청이 추진하는 ‘강소농 육성’의 시작이다. 꿈을 갖게 되면 목표가 생기고, 목표를 이루려면 노력을 해야 한다. 하겠다는 의지가 있는(노력하고자 하는) 농가를 대상으로 맞춤형 지원을 해 꿈(목표)을 실현하게 해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것이 ‘강소농 육성’이다. ‘의욕이 있는, 잠재력을 갖춘 보석 같은 농가를 발굴해 그들의 꿈과 희망이 실현될 수 있게 하자’는 ‘강소농 육성’ 사업이 현장에서 힘차게 추진되고 있다.
◆추진 배경=현재 우리 농업은 소득과 농가수가 감소하고, 국내총생산(GDP)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줄었다.
최근에는 자유무역협정(FTA)의 확대와 구제역 파동에 이어 기상재해까지 이어져 농업 여건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전체 농가의 65.7%가 영농 규모 1㏊ 미만인 소농, 가족농이다. 가구당 경지면적이 1.46㏊로 미국의 100분의 1, 네덜란드의 16분의 1에 불과하다. 우리 농업은 규모화를 통한 농업으로는 경쟁력 제고에 한계가 있어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일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위기가 기회일 수 있다. 오히려 소농의 약점을 강점으로 탈바꿈시키면 가능성이 있다. 소농 중심의 농업은 규모화를 통한 가격 경쟁에는 불리하지만 독창적 기술과 아이디어로 소량의 특화된 상품을 중심으로 하면 다품목 소량 소비 시대에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농진청이 발간한 ‘인테러뱅’에 따르면 유럽도 규모화를 통한 가격 경쟁보다는 농업의 다원적 가치에 기초한 차별화를 통해 소규모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강조한다. 프랑스도 소규모 농가 위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실제 세계 1등 농산물 수출국은 미국이지만 2~4위는 대규모 면적을 가진 중국, 브라질, 호주, 캐나다가 아닌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다. 국가의 기술력과 농업 경영주의 역량이 국제경쟁력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농업도 소규모 가족농이 발전할 수 있는, ‘한국형 전략’이 필요하다. 경쟁국보다 영농 규모는 작지만 아이디어와 차별화한 상품, 서비스를 갖춘 ‘작지만 강한 농업’으로 체질 개선을 하자는 것이다. 실제 품질 혁신, 상품 차별화 등으로 작은 농업의 유리함을 이용한 성공 사례를 주변에서 찾을 수 있다.
농진청은 그동안 연구 결과를 많이 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요구하는 연구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많았다. 특히 1997년 지방직화 이후 전문성과 열정이 떨어지는 등 행정화되어 농업 지도직 공무원으로서 농업인에 대한 서비스가 악화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따라서 농민을 직접 만나 기술지도를 하고, 컨설팅을 하는 체제를 다시 활성화하는 차원에서 ‘강소농’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추진 계획=강소농은 하고자 하는 의욕이 있는 농가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신청 후 선정된 강소농은 시·군농업기술센터 및 도농업기술원에서 농가 단위로 경영 진단과 분석을 통해 컨설팅을 받게 된다. 필요하면 농진청의 컨설팅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지원분야는 생산부터 소비까지의 모든 단계다. 생산기술, 마케팅, 디자인, 서비스까지 종합적인 컨설팅과 맞춤형 기술 지원을 받아 소득 10% 향상을 추진하는 것이다.
농진청은 해마다 1만5,000~2만개의 농업 경영체를 강소농으로 육성해 2015년까지 10만 강소농을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올해는 지난 3월에 시작해, 현재 시·군당 평균 100농가, 1만5,280농가가 참여하고 있다.
농진청은 강소농 경영진단 처방업무가 지역 시·군농업기술센터에 집중될 것을 우려해 도농업기술원과 함께 지원체계를 만들어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시·군농업기술센터의 강소농 육성기술 지원체계를 매뉴얼화하고 각종 품목별 전문교육시에는 경영진단·처방기술 교육도 함께하고 있다. 또 농업 관련 기관과 협약(MOU)을 체결하고 다양한 분야의 민간 전문가와도 네트워크를 구성해 농가의 역량 향상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농진청에 2,000명, 도농업기술원과 시·군농업기술센터에 있는 7,000명의 전문가가 강소농의 멘토로서 역할을 할 계획이다.
그동안 연구개발된 기술이 실제 농가소득으로 이어지도록 모델화하고 현장 중심의 연구를 추진할 수 있도록 시스템도 개선하게 된다.
◆뭐가 달라질까=한 농가가 성공하면 2~3농가가 따라오게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결국 3~4농가를 육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10만 강소농이 육성되면 30~40만의 농가에 확산되는 효과가 발생해 우리 농업의 자립적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농진청은 보고 있다.
특히 경영철학과 기업가 정신, 핵심 역량을 갖춘 농업인들이 주체적이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우리 농업이 한단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농진청은 품목·분야별 소득 증가 모델이 확산되면 농업인의 농업소득 증가에 기여하고, 농업도 지원의 대상이 아닌 국제경쟁력을 갖춘 돈 되는 산업으로 바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규모 가족농의 경영혁신을 통한 성공 모델의 확산으로 ‘작지만 강한 한국형 농업’이 실현된다고 보면 된다. 이인아 기자 inahle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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