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호흡과 발효
호흡의 의미
호흡이란 무엇인가? 초등학교 저학년학생에게 “호흡이 뭐냐?” 고 물으면 뭐라고 답할까? “숨을 들이쉬거나 내쉬는 거예요!” 라는 대답을 하지 않을까? 그럼 중학생 정도의 학생에게 같은 질문을 한다면 “산소를 흡수해서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것이요.” 라는 조금은 수준 높은 대답을 할지도 모른다. 아니 그렇다면 산소를 얻어서 무엇을 하려는 걸까요?
호기호흡 과정 C6H12O6+6O2+6H2O→6CO2+12H2O+38ATP
잠깐 자동차의 예를 들어 볼까요? 자동차가 움직이려면 휘발유가 필요합니다. 자동차를 빨리 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액셀을 힘껏 밟으면 될 거예요. 그 순간 자동차 안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연탄불을 땔 때 공기구멍을 활짝 열어놓으면 빨리 타듯이, 액셀을 밟으면 공기구멍이 열려 많은 산소가 유입됩니다. 산소가 휘발유를 연소시켜서 많은 에너지를 낼 수 있고,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산소의 용도입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지요. 사람을 움직이는 에너지는 3대 영양소가 분해되어 생기는 APT라고 배웠습니다. 달리기를 할 때 숨을 가쁘게 쉬는 이유는 자동차의 공기구멍을 활짝 열어 놓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몸속으로 들어온 공기가 더욱 빨리 3대 영양소를 ‘태워서’ 에너지를 냅니다. 다시 말해, 인간에게 산소가 필요한 이유는 연료를 태워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죠. 그러니까 ‘호흡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의 정확한 답은 바로 ‘에너지를 얻기 위해!’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왜 음식을 먹을까요? 연소시킬 수 있는 물질을 얻기 위해서죠. 숨 쉬는 이유는요? 우리가 먹은 것을 태울 수 있는 산소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사람이 숨 쉬고 먹는 이유는 단 한 가지 ‘에너지’를 위해서입니다.
이렇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것’고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것’같은 호흡의 종류를 구별하기 위해 우리는 몇 가지 용어를 사용합니다. 대기 중의 산소를 폐로 들여와서 모세혈관까지 운반하는 것을 외호흡, 모세혈관에서 산소를 운반하여 조직까지 전달하는 것을 내호흡, 산소를 이용하여 세포 안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작용을 세포호흡이라고 해요. 외호흡과 내호흡은 가스의 교환이고 세포호흡이야말로 진정한 호흡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제부터는 이 세포호흡에 대해 자세하게 살펴보도록 할 거예요. 모든 생물은 살아 있는 동안 잠시도 그치지 않고 세포호흡을 하고 있거든요.
젖산발효
김치, 된장, 요구르트, 치즈 같은 것들을 발효식품이라고 합니다. 발효도 일종의 세포호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발효식품에 많은 유산균이라는 세균은 세포 안으로 받아들인 포도당을 분해하여 피루브산이라고 하는 물질로 바꿉니다. 이 때 에너지와 수소가 발생하고, 이 피루브산에 수소가 결합하여 최종적으로는 젖산이 만들어집니다.
해당과정 C6H12O6 → 2C3H4O3+2[2H]+2ATP
포도당 피루빈산
구연산회로 2C3H4O3+6H2O → 6CO2+10[2H]+2ATP
이 과정에서 세포는 산소도 들이마시지 않고, 이산화탄소도 내뿜지 않습니다. 그러나 기체의 이동은 없지만 포도당을 분해해서 에너지를 만들어내니까 세포호흡도 엄연한 호흡의 하나가 되는 것이지요. 젖산이 식용으로 사용되면 시큼한 맛이 나고 장 속의 세균을 억제시켜서 장의 기능을 좋게 만듭니다. 요구르트의 새콤한 맛이나 김치의 시큼한 맛은 모두 젖산 때문이에요. 사실 유산균은 젖산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포도당을 분해해서 생물이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진짜 목적입니다.
화학적으로는 피루빈산을 환원형NAD에 의하여 환원하여 젖산으로 한다 .가장 단순한 피루빈산 대사 경로이다.
젖산발효 C6H12O6+2ADP+2Pi → 2C3H6O3+2ATP
해당작용
이렇게 젖산발효와 유사한 반응이 사람이나 동물의 근육 속에서도 일어난답니다. 오랜 시간 격렬한 운동을 하면 근육 안에서는 사용할 수 있는 산소가 부족해지고, 이 때 근육에서는 젖산발효와 같은 반응이 일어납니다. 근육에서 이런 반응이 일어났을 때는 젖산발효라고 부르지 않고 해당(解糖)이라고 부릅니다. 이 젖산이 근육에 축적되면 근육이 피로해지죠. 근육 내부에 있던 젖산은 혈액에 의해 운반되어 간으로 보내지고, 간은 여기에서 젖산을 처리하게 됩니다. 심하게 움직였을 때 느끼는 근육통이나 어깨 결림은 이 젖산이 근육에 남아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이 때 안마나 마사지를 하는 것은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자극을 주어 근육 속에 축적된 젖산을 빨리 간으로 운반해 가도록 하기 위해서랍니다.
해당과정 C6H12O6 → 2C3H4O3+2[2H]+2ATP
포도당 피루빈산
알코올발효
술에 들어 있는 알코올도 발효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사실! 대신 이것은 효모균이라고 하는 곰팡이의 친구들이 일으키는 반응으로 알코올발효라고 부릅니다.
포도당을 피루브산으로 분해시켜서 수소와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것까지는 조금 전의 젖산발효와 같습니다. 그 뒤에 피루브산에 탄산무수화효소가 작용하여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여 아세토알데히드라고 하는 물질로 변화하고, 다시 한 번 수소와 결합하여 에틸알코올(에탄올)이 탄생하게 되죠.
빵을 만들 때도 효모균이 일으키는 알코올발효가 꼭 필요해요. 반죽을 만들 때 이스트(효모균)을 넣어서 따뜻한 곳에 두면 빵 반죽이 몇 배나 부풀어 오르지요. 이것은 알코올발효가 이루어지면서 생긴 이산화탄소 때문에 반죽이 팽창된 것이랍니다.
그리고 ‘썩는다’고 하는 현상도 발효의 한 종류예요. 발효가 일어난 후 생긴 물질이 고약한 냄새가 나거나 유해한 물질일 경우 우리가 ‘썩었다(부패)’고 부르는 것뿐이지요. 사람들이 자신의 관점으로 여러 가지 단어를 붙였을 뿐이지, 발효나 부패는 똑같다고 할 수 있어요. 둘 다 곰팡이나 세균 등의 미생물이 살기 위해서 열심히 유기물을 분해하는 활동일 뿐이랍니다.
알콜발효 C6H12O6+2ADP+2Pi(인산) → 2C2H5OH+2CO2+2ATP
유기호흡
자, 드디어 우리가 매일매일 하고 있는 호흡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우리가 호흡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산소가 필요하기 때문에 유기호흡(산소호흡)이라고 부릅니다.
유기호흡은 간단하게 3단계로 나눌 수 있어요. 우선 1단계에서는 젖산발효나 알코올발효처럼 포도당이 피루브산으로 분해되요. 2단계는 굉장히 복잡한 반응인데, 쉽게 말하면 원을 그리는 것처럼 시작과 끝이 이어지는 회로로 이루어져 있어요. 이 단계에서는 여러 종류의 탈수소효소가 작용하여 많은 수소를 빼앗아 갑니다(이 반응을 TCA회로라고 부릅니다).
3단계는 이 수소를 사용하여 에너지를 잔뜩 뽑아내는 과정으로, 최종적으로 수소와 산소가 결합하여 물이 됩니다.
ATP의 정체
이렇게 여러 가지 호흡으로 생긴 에너지는 어떤 형태로 축적되는 것일까요? 앞에서도 한 번 이야기했지만, 생물은 몸속에서 에너지를 만들어 ATP라는 물질의 형태로 바꿔서 축적합니다.
ATP의 정식명칭은 ‘아데노신3인산(Adenosine Triphosphate의 약어)’ 이라고 합니다. 말 그대로 아데노신이라는 물질에 3개의 인산이 결합한 것인데, 아데노신은 아데닌에 D-리보오스라는 물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런 물질의 결합을 통해 ATP가 만들어지면서, 인산과 인산사이에 에너지를 가득 축적하기 때문에 이 결합을 ‘고에너지인산결합’이라고 부릅니다. 뒤집어 생각하면 아데노신과 인산의 결합을 끊으면 인산과 축적해 놓은 에너지를 꺼낼 수 있다는 말도 되지요. 만약 끝에 있는 인산을 하나 빼버리면 아데노신에 2개의 인산이 결합된 물질이 되겠지요? 이것을 아데노신2인산(ADP)이라고 부릅니다.
이와 같이 호흡으로 생긴 에너지를 사용하여 ADP에 인산 하나를 결합시켜 ATP를 만들면, 이 속에 더 많은 에너지를 축적할 수가 있답니다. 반대로 ATP에서 인산을 빼서 ADP로 만들면 축적된 에너지를 다시 꺼내 쓸 수 있는 거죠. 모든 생물은 ATP에서 꺼낸 에너지를 사용하여 근육을 움직이면서 살아갑니다.
호흡을 많이 해서 많은 에너지가 생기면 당연히 ATP가 많이 생깁니다. 포도당 1분자를 분해할 경우 젖산발효나 알코올발효(산소를 안 쓰는 무기호흡)를 통해서는 겨우 2개의 ATP밖에 만들 수 없지요. 그러나 똑같은 포도당 1분자를 유기호흡으로 분해할 경우에는 38개의 ATP를 만들 수가 있습니다. 산소를 사용하는 유기호흡이 얼마나 효율적인 반응인지를 잘 아는 것이 생활속의 지혜입니다.
'農 > 발효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좋은 효소만들기 실습1 (0) | 2012.04.27 |
---|---|
효소의 특성 (0) | 2012.03.07 |
효소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 (0) | 2012.02.26 |
자연이 주는 건강선물 (0) | 2012.02.15 |
생약초발효효소만들기1 (0) | 2012.0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