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폭염 폭설 '지구의 환경'
금강일보 2012. 4. 14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급격한 기후변화로 지구촌이 한파와 폭설, 집중호우, 가뭄 등 이상기후에 신음하고 있다. 이 같은 이상기후는 더 자주, 더 강하게 나타나면서 사회·경제적으로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거의 매년 이상기온 현상이 나타나고 이에 따라 우리 사회는 심각한 인적·물적 피해를 경험하고 있다. 특히 최근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고 있는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는 도시화·산업화·정보화로 복잡해진 사회 환경에 점차 심각한 영향을 주는 새로운 국가적 재난 유형으로 발전하고 있고 국민생활과 산업전반에 걸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금강일보는 올 한 해 기후변화 이슈를 중심으로 달라지는 생활환경을 소개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
2010∼2011년 겨울, 우리나라는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최악의 추위를 경험했다.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지는 한파(寒波)가 39일간이나 지속됐다. 지난해 1월 한 달 내내 전국이 영하권이었다. 1973년 기상관측 이후 가장 추웠던 겨울로 기록됐다. 북쪽의 차가운 공기가 우리나라 남부지방까지 내려가면서 1월 3일 하루 포항엔 28.7㎝의 눈이 내려 최고기록을 경신했고 2월 중순 동해안지역에 내린 폭설은 대부분 지방의 적설량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
지난해 나타난 최악의 한파는 역설적으로 지구가 예년보다 더 뜨거워진 탓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겨울 북극의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10도 이상 높았다. 일반적으로 북극 주변으론 제트기류가 회전하면서 북극의 찬공기를 가둬두는데 북극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찬공기가 밀려 제트기류가 느슨해졌고 그 결과 북쪽의 찬공기가 예년보다 더 밑으로 내려와 한반도 전역이 영향권에 들었다.
이 같은 기상이변은 겨울철에만 나타나는 게 아니다. 봄철엔 황사가 더 자주 발생하고 여름철엔 장마전선이 크게 활성화 되면서 비오는 날이 더 많아지고 한 번 내리면 퍼붓는 집중호우가 더 빈번해지고 있다. 가을엔 이상고온 현상까지 나타나 지난해의 경우 9월 중순까지 폭염이 이어졌고 11월엔 ‘지금까지 가장 더웠던 11월’로 기록됐다. 특히 지난해 9월 늦더위가 이어지면서 냉방을 위한 전력사용량이 일시에 급증해 ‘전국적인 순환정전’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빚기도 했다.
지속적인 산업화로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연료 사용이 해마다 증가하고 이에 따라 탄소배출량이 늘면서 지구 대기가 자꾸 온실 속에 갇히는 형국이 가속화된데 따른 것이다.
◆대자연의 경고
지난해 나타난 기상이변은 국민 생활과 산업 전 분야에 막대한 피해를 몰고 왔다. 자연의 경고인 셈이다. 겨울철 이상한파와 폭설로 540억 원 규모의 농·축산 시설이 파괴됐고 햇빛을 받지 못한 작물은 고사했다. 도로는 물론 공항이 마비되고 철도에선 각종 동파 사고가 발생했다. 피해 규모를 경제적으로 환산하면 2조 5000억 원에 이른다고 국토해양부는 발표했다. 표고재배사와 약용식물 재배지 등 임산물도 한파·폭설의 피해를 빗겨가지 못했고 양식장이 얼어붙어 동사하는 어류도 속출했다.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도 한파·폭설 못지않게 컸다.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지역의 범위가 광범위하게 나타나면서 농·림·수산물 피해는 물론이고 서울 도심까지 마비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특히 산림 분야에서 가장 심각한 피해가 나타났다. 서울 우면산 산사태는 산림훼손이 가져올 수 있는 피해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게 해 준 사례로 기록됐다. 강원지역 산사태 등을 포함해 지난해 산사태로 51명이 희생됐고 1000억 원대의 재산 피해를 몰고 왔다.
◆2050년 대한민국
국립기상연구소는 탄소 배출 감축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2050년 우리나라 기온은 평년보다 3.2도(1.8∼3.7도) 상승하고 강수량은 16% 증가하는 한편 전 해상의 해수면은 평균 27㎝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현재보다 고온 현상은 2∼6배, 호우일수는 60%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평균 기온이 상승한다는 건 우리나라 기후가 완전히 바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부 내륙을 제외한 우리나라 모든 지역이 아열대 기후구(월평균기온 10도 이상인 달이 8개월 이상이고 최한월 평균기온이 18도 이하일 때를 기준으로)에 포함된다. 소나무 등 온대성 식생대는 경기북부와 강원 일부로 한정되고 동백나무 등 난대수종이 서울까지 북상할 수 있다. 꿀벌의 개체 감소로 식물번식에 부정적인 영향이 커지고 들신선나비 등 북방계 곤충이 꽃매미 등 남방계 외래 곤충으로 대체돼 이에 따른 피해도 예상된다. 해양에선 지구 온난화로 제주 산호군락지 백화 피해가 두드러지고 수온상승으로 꽃게, 참조기, 갈치 등의 어종이 북상할 것으로 보인다.
여름이 19일 이상 길어져 5개월 이상 지속되고 폭염은 현재보다 3배, 열대야는 6배 이상 더 많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겨울은 짧아지겠지만 추위의 강도는 더 심할 수 있다. 냉방일수와 난방일수가 늘면 그만큼 에너지 소비도 증가하는 만큼 에너지안보에 심각한 타격을 미칠 수도 있다.
해수면이 상승하면 연안지역 범람 피해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2020년엔 여의도 면적의 7.7배인 65㎢ 지역이, 2050년엔 150㎢ 지역이 범람 피해를 입고 해안 모래사장의 32%가 사라질 전망이다.
40년 뒤 대한민국은 ··· 여름, 6개월 ··· 우기로 도심 전체가 '물바다'
거대한 산호숲 사이로 범돔 무리가 떼 지어 몰려든다. 무장한 쏠베감펭이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청줄돔과 아홉동가리도 지나다닌다. 1월 제주도 바다의 모습이다. 이곳에선 이미 겨울을 잊은 지 오래다. 2050년 대전. 40년 전인 2012년만 해도 추위에 벌벌 떨었지만 1월인데도 추위가 그리 느껴지지 않는다. 초봄 같은 날씨다. 한 달 만 더 있으면 꽃 피는 봄이 온다. 충남의 한 농작물 재배농가에선 겨울에도 연료를 떼지 않고 농작물을 재배했다. 남해안지역에선 제주도에서나 볼 수 있었던 선인장 모양 나무에 열린 불그스름한 열매, 동남아가 주산지인 용과가 재배된다.
봄을 느끼자마자 여름이 찾아왔다. 기온이 40도에 육박한다. 동남아 같은 찜통더위가 이어진다. 열대아 때문에 잠 못 이루는 밤이 더 많아졌다. 5∼6개월 간 여름이 이어지는 동안 대략 30일 정도는 이렇게 밤잠을 설쳤다. 찌는 듯 한 더위로 올해 600여 명이 우리나라에서 목숨을 잃었다는 뉴스가 나온다. 아직 초여름인데 우기가 시작됐다. 비가 억수로 많이 내린다. 쏟아졌다 하면 폭우다. 비가 내리는 날엔 밖에 나갈 수가 없다. 도심 전체가 물난리다. 예전엔 수도권과 해안지역이 주로 홍수 피해를 입었지만 요즘엔 극히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전국이 홍수 위험지역이다. 당연히 전력도 끊겨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도심 외곽에선 어김없이 산사태가 발생해 이 지역 교통도 끊겼다.
이 같은 생활상은 정부가 현재 추세(온실가스 배출 저감 없이 지속)가 이어질 경우를 가정해 40년 뒤 기후변화 모습을 예측한 모델이다. 최대한 적극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면 이 같은 생활상의 도래 속도를 두 배 가까이 늦출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전혀 새로운 세상을 경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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