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강이 살아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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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이라는 이름이 부끄러운 곳 파푸아뉴기니
대지를 품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
어머니의 강이 살아있는 곳 - 그 아득한 성자들의 고향이 그리워진다.
삶이 고달프다고 생각하는 것은 문명의 잣대에 기댔을 때이다. 그들은 전혀 고달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의 해맑은 눈망울이 말해준다. 그것은 아직 더 꿈꾸고 더욱 그리워 할 수 있는 작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물이 물질 그대로 있으면 한갓 쓰레기에 불과하지만 영적인 힘을 부여하면 그때부터 부족의 모든 힘이 그곳으로 부터 나온다고 믿는 곳.
-2009년 6월 8일 일기 중에서
겨울 방학의 시작 속에 외교부부 공공협력사업 일환으로「파푸아뉴기니 관계용 워터펌프 사업 작목 선정 지원」을 수행하기 위하여 파푸아뉴기니 현장을 방문 현장 조사 및 지원사업을 수행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저탄소 작물의 재배와 국민건강을 위한 작물자원의 확보는 우리사회의 미래와 직결되어 있다. 파푸아 뉴기니는 우리나라의 해외 식량 기지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는 토지와 식량자원 및 신자원식물을 가지고 있다. 파푸아 뉴기니의 파푸아뉴기니 관계용 워터펌프 사업의 주 작목 선정 지원 전문가로 참석, 남태평양의 무궁한 식량자원과 농촌환경을 접목시키는 패키지 개발을 하여 만성적인 이 지역의 빈곤을 벗어나게 해주고자 하는 것이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는 열대정글은 그야말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거대한 생명체 그 자체이다. 정글사이로 드문드문 보이는 원주민 마을사이로 화전을 위하여 불을 질러 커다란 연기가 정글 여기저기에서 수없이 피어오르고 있다. 그리고 도착한 현지에서 검은 피부, 심한 곱슬머리, 다 떨어진 옷차림, 누런 치아, 커다란 눈 등과 마주하게 된다.
그 해에는 마을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바나나 보트를 타고 강을 건너야 했다. 보트를 기다리던 중 강나루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이때 확 밀려오는 열대지방의 열기와 함께 경악했던 모습이 있었다. 배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입술 주위에 온통 핏물이 흐르고 있었다. 치아와 혓바닥은 물론이고 길거리 담벼락과 드럼통을 반 잘라놓은 쓰레기통까지 온통 피투성이었다.
‘이 나라가 원래 식인풍습이 있었다더니 아직도? 설마 벌건 대낮에?’
그러나 나중에 알고 보니 그건 피가 아니라 betel nut(뉴기니 언어로 ‘부아이’ 우리 말로는 ‘빈랑나무 열매’)이었다. 이 부아이는
파푸아뉴기니만이 아니라 열대지방 사람들이 주로 먹는 환각성 열매다. 열매만 씹다 뱉으면 핏빛은 아닌데 ‘라임’이라고 하는 하얀 가루와 같이 씹으면 핏빛으로 변한다. 부아이를 너도 나도 우물거리다가 찌꺼기만 뱉아버리는 것이었다.
그 때 그 여인을 보지 않았다면 정말 오랫동안 경악했을 것이다. 핏빛 입술의 한 여인이 아기를 품에 안고 있었다. 얼굴은 핏빛이지만 눈빛은 그 누구보다 따스한 얼굴로 기다림에 지친 아이를 달래고 있었다. 사랑이 가득한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안심했다.
파푸아뉴기니 강가에서는 많은 어머니를 만났다. 빨래를 하는 어머니, 아이와 함께 목욕을 하는 어머니, 물장구치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어머니, 마실 물을 길러 나온 어머니, 또한 마치 먹물을 뒤집어쓰거나 검은 페인트통에 들어가 목욕한 것처럼 칠흑의 피부색을 지닌 어머니, 웃으면 하얀 치아와 눈의 흰자위가 극도로 대비되어 묘한 느낌이 드는 어머니도 만났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이목구비가 뚜렷해서 용모가 수려하고 체격도 훌륭한 경우가 많았다.
어머니 품 같은 강줄기가 특히 인상적인 파푸아뉴기나아에서 만난 따스한 어머니들의 마음. 이제, 지구상의 어느 곳도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느 곳이건 어머니의 땅이기 때문이다. 지상에 흐르는 모든 강가에는 어머니의 사랑과 땀과 눈물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 또 하나의 어머니의 땅으로 돌아 갈 3 학년생들을 생각한다. 그 습작을 시작하는 1 학년생을 생각한다. 그림을 그려 보았던 귀농귀촌대학생들, 더 큰 그림을 그리는 최고농업경영자생들, 어머니의 땅을 갈고 있는 우리 졸업생과 마이스터대학생들이 남태평양 별빛에 오버랩된다. 먼 그대 어머니의 땅이여, 당신이 지금 어디에 있든 사랑하리라. 그리고 기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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