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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농업과과학

신맛 나는 귤, 삼키면 알칼리성으로 바뀌어요

신맛 나는 귤, 삼키면 알칼리성으로 바뀌어요

 입력 : 2015.01.13 03:05


 

 

 

 

신 음식은 대개 산성 물질이지만 체내서 분해되며 성질 변하기도… 채소는 알칼리성, 육류는 산성이죠
특정 성질 식품만 많이 먹어도 우리 몸은 일정한 pH 유지한대요

"아이 셔~ 그래도 계속 손이 가요."

겨울철 과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뭘까요? 바로 귤이에요. 껍질을 벗겨 한입에 쏙 넣고 씹으면 새콤달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지지요. 신맛은 미각세포를 자극하고 입안에 침을 돌게 해 식욕을 돋우기 때문에 신맛이 나는 음식은 단 음식보다 쉽게 질리지 않아요.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 과일을 함께 먹으면 느끼함이 사라지는 것도 이 때문이에요. 귤처럼 신맛을 내는 음식에는 구연산, 사과산, 초산 등의 물질이 들었는데, 이런 물질은 '산(acid)' 성분을 가졌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신맛이 나는 귤은 산성 식품이 아닌 알칼리성 식품이랍니다. 왜 그럴까요?

◇3가지 성질로 구분할 수 있는 물질

산성, 중성, 염기성은 물질이 가진 성질 중 하나예요. 보통 산성 물질은 신맛을 내고, 염기성 물질은 쓴맛을 내는 경우가 많지요. 염기성은 '알칼리성'이라는 용어와 같은 의미로 쓰이는데, 정확히는 염기성 물질 중 물에 잘 녹는 물질을 알칼리성 물질이라고 해요.

 


 

 

 
옛날 사람들은 신맛과 쓴맛이 매우 자극적이기 때문에 음식 속에 작은 바늘 같은 것이 들어 있어서 혀를 찌른다고 생각했대요. 그러다 화학이 발전하면서 음식 속의 어떤 성분이 물에 녹으면 수소이온(H+)이나 수산화 이온(OH-)을 내놓으면서 성질이 바뀐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요. 그래서 용액의 산성 또는 염기성 정도는 pH(수소이온농도)란 단위를 사용해 나타내요. 기온이 O℃를 기준으로 영상과 영하를 나누듯, 산성과 염기성도 pH 7.0을 기준으로 그보다 수치가 낮으면 산성, 높으면 염기성으로 구분하지요.

우리 주변에서 산성을 띤 물질을 찾아볼까요? 레몬, 식초, 김치, 요구르트 등 신맛을 내는 물질이 바로 산성 물질이에요. 그렇다면 신맛을 내는 귤도 당연히 산성 물질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아요. 어떤 물질이 산성이라도 식품이 될 때는 알칼리성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우리는 어떤 음식을 먹을 때, 맛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그 음식이 몸에 좋은지 해로운지를 먼저 생각해요. 음식은 우리가 성장하고 원활한 활동을 하는 데 꼭 필요한 에너지원이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우리가 음식을 섭취하면, 음식이 그 모습 그대로 몸에 흡수되는 것이 아니라 소화 과정을 거쳐 영양소 형태로 분해돼요. 그래서 식품은 산성 물질이라도 우리 몸속에서 분해되고 나서 염기성 물질로 변한다면 염기성 식품으로 분류된답니다. 다시 말해 제품 그대로 보자면 산성이지만, 식품으로서는 알칼리성일 수 있다는 뜻이에요. 우리가 즐겨 마시는 이온음료도 리트머스 종이로 실험하면 산성 물질로 표시되지만, TV 광고 등에서는 '알칼리성 이온음료'라고 홍보하지요. 이온음료는 우리 몸속에서 금속이온을 많이 남기는데, 금속이온이 약알칼리성을 나타내기 때문이에요. 알칼리성 식품에는 귤, 딸기, 바나나, 미역, 송이버섯, 시금치 등 과일·채소류가 많고, 산성 식품에는 닭고기, 쇠고기, 돼지고기, 오징어, 연어 등 육류와 생선류가 많아요.

◇혈액, 몸속에서 일정한 농도 유지

 

 



우리 몸속 혈액의 pH는 7.4 정도예요. 그래서 약알칼리성 상태에서 몸속의 다양한 화학반응이 원활하게 진행되지요. 만약 혈액의 pH가 6.8~7.8을 벗어나면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어요. 그럼 고기류만 많이 먹거나 과일류만 많이 먹으면 혈액의 pH가 변해 위험할까요? 그렇지 않아요. 만약 혈액의 pH가 먹는 음식에 따라 쉽게 변한다면, 산성 식품과 염기성 식품에 대해 미리 알고 계획적으로 음식을 먹은 사람 말고는 다들 몸에 큰 문제가 생겼을 거예요. 하지만 놀랍게도 사람의 혈액은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적인 '완충액'이에요. 외부의 물질과 쉽게 반응하지 않으며, 산성이나 염기성 물질이 들어오더라도 늘 일정한 pH를 유지하지요.

실제로 염산은 아주 강한 산성 물질인데, 같은 양의 물과 혈액에 염산을 섞으면 물은 pH가 7.0에서 2.0으로 변하지만, 혈액의 pH는 겨우 0.2 정도만 변한다고 해요. 음식 섭취로는 혈액의 pH를 쉽게 바꿀 수 없다는 뜻이에요. 우리 몸은 스스로 알맞은 pH를 유지하니까요.

여러분 중에도 부모님께 '편식하지 마라'는 꾸중을 듣는 친구가 있을 거예요. 한 가지 음식만 먹는 '편식'은 가장 나쁜 식습관이랍니다. 우리 몸에는 다양한 영양소가 필요한데, 음식마다 가진 영양소가 달라서 편식하면 특정 영양소는 과다하게, 다른 영양소는 부족하게 되어 불균형이 일어나거든요. 산성·알칼리성 식품도 마찬가지예요. 산성 식품과 알칼리성 식품을 함께 먹었을 때 소화가 잘 되고 다양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게 됩니다. 여러분도 골고루 먹는 식습관을 길러 올해는 더욱 건강해지길 바라요.


[관련 교과]
5학년 2학기 '용해와 용액' 6학년 1학기 '산과 염기'


[함께 생각해봐요]

손에 더러운 것이 묻었을 때, 우리는 비누로 더러움을 씻어내요. 비누에는 어떤 특징이 있어서 더러움을 쉽게 씻어내는 것일까요?

해설: 우리 피부에서 분비되는 땀이나 피지에는 지방과 단백질 성분이 많아요. 그런데 비누는 물과 기름을 잘 섞이게 하고 단백질을 녹이는 성질이 있지요. 단백질을 녹이는 것은 염기성 물질의 특징이기도 해요. 그래서 비누를 만들 때는 기름과 수산화나트륨이라는 염기성 물질을 섞어 만들어요. 욕실이나 변기를 세척하는 세척액도 염기성인 암모니아를 이용하지요.

조영선 과학 학습 도서 저자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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