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 박양수기자 | 입력 2015.09.22. 15:11

백수오 年 국내생산량 68t 수입량 3배… 안전성 대두 60작목 중 25개만 품종개발 "표준품종 개발 시급" 목소리

건강에 대한 관심 고조로 기능성 식품의 수요가 늘면서 약용작물 재배가 급증하고 있지만, 정작 우량 종자 보급률은 18.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현재 재배되는 60여 작목 중에서 25 작목만 품종 개발이 이뤄졌고, 대다수 종묘·종자를 외국에서 수입하는 바람에 '제2의 가짜 백수오' 사태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윤명희(새누리당)의원이 22일 농촌진흥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매년 막대한 양의 약용작물 종자·종묘가 수입되고 있어 '종자 주권'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최근 문제가 됐던 백수오의 경우 연간 생산량은 68t이지만 수입량은 이의 거의 3배에 달하는 168t이나 됐다. 이런 상황은 일부 작목을 제외하곤 감초(생산량 372t·수입량 725t), 백출(154t·694t), 갈근(칡, 10t·335t), 우슬(소무릎, 79t· 258t), 결명자(27t·131t) 등 대다수 약용작물도 마찬가지였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도라지, 황기, 더덕 등은 전체 종자 중 수입 종자가 차지하는 점유율이 40∼50%나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06∼2010년에 주로 수입된 바 있는 산수유는 최근 조성된 농장 종자·종묘의 60%가량을 수입산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농진청에 따르면 한약재는 기원이 중요하며, 종(種)이 다르면 다른 자원으로 판단한다. 따라서 가짜 백수오 유통 사례에서처럼 불명확한 종자를 통한 한약재 생산은 생산농가와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무엇보다 재래종에만 의존하는 약용작물 생산은 품질 저하와 함께 소비자 불신을 초래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국내 약용작물 시장은 2004년 4051억 원에서 10년 만인 2014년에 1조 3289억원으로 3.3배 규모로 커졌다. 특히 약용작물을 이용한 신약 개발은 더욱 활발해 오는 2020년이면 세계 제약시장 규모가 1조3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윤 의원은 "한약재에 대한 품질과 신뢰도 향상을 위해 약용작물의 표준 품종 개발·보급이 시급하지만, 한약의 국제적 표준화가 되지 않아 이에 따른 안전성 문제가 대두하고 있다"며 "인력과 예산을 추가 확보해 약용작물 표준품종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명자 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