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敎/한국농수산대

전주캠퍼스 설경

한국농수산대학 설경

 

   

어느 머언 곳의 그리운 소식이기에 /  이 한밤 소리 없이 흩날리느뇨. 

치마 끝에 호롱불 여위어 가며 / 서글픈 옛 자췬 양 흰 눈이 내려

  하이얀 입김 절로 가슴에 메어 /  마음 허공에 등불을 켜고

내 홀로 밤 깊어 뜰에 내리면

 

머언 곳에 여인의 옷 벗는 소리 / 희미한 눈발

이는 어느 잃어진 추억의 조각이기에 /  싸늘한 추회(追懷) 이리 가쁘게 설레이느뇨.

 

한줄기 빛도 향기도 없이 / 호올로 차단한 의상을 하고

흰 눈은 내려 내려서 쌓여 / 내 슬픔 그 위에 고이 서리다.     김광균, <설야>

 

전주 이전 후 교정에 첫 눈이 내린다. 눈내리는 캠퍼스 사이로  ‘그리운’, ‘서글픈’, ‘잃어진 추억’, ‘싸늘한 추회’ 그리고  머언 곳에 여인의 옷 벗는 소리가 찾아 온다. 먼 곳에서 여인의 옷 벗는 소리가  소리 없음’, ‘고요함’으로 살아 있는 캠퍼스를 만든. 실제로 눈은 소리 없이 내릴 뿐 아니라 눈 내리는 밤은 평소보다 더 고요하기까지 하다. 이는 과학적으로도 설명이 가능하다. 눈의 입자가 육각형 흡음 구조라서 밤에 눈이 쌓이면 주위가 고요해진다고 한다. 무심코 강의실 창밖을 보다가 소리 없이 내리는 첫 눈을 본다. 소리 없이 흩날리는 눈이었다. 머언 곳에 여인의 옷 벗는 소리 처럼 아늑한 옛날의 기억 속으로 다가 선교정에 다시금 정을 주고 사랑을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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