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敎/한국농수산대

춘계체육대회

땅을 디디고 흙을 춤추게 하라







         




        




         




        











과거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며 지나가며 오가며 들었던 기삿거리가 있었다. 그 기자가 전달 하고자 함은 이랬다. 첫째는 선진행정을 통한 예산 절감 이였고 둘째는 낙엽을 활용한 퇴비였다. 기사내용을 깊이 살펴보면 기존에 쓰였던 화학성 비료보다 낙엽을 활용한 퇴비가 토지를 더욱 비옥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병해충 예방에 뛰어난 효과를 냈다는 것이다. 그때는 그랬다. 그냥 지나쳐도 무방했던, 속해있던 회사와 연관된 어느 상장회사가 사채를 발행하고 증자를 했는지가 더 중요할 뿐이었다. 지금은 달랐다. 알아야만 했고 그 어떤 지식보다 미래의 나에게 도움임 될 것이기 때문이다.

 

농업인이라면 당연히 알아야 하지만 당연하기에 지나쳤던 부분 처음 농업에 도전하게 될 종사자가 가장 먼저 접해야 할 책을 선택했다.

 

흙 아는 만큼 베푼다.”

 

늘 책을 읽을 때는 말머리를 먼저 읽어본다. 이 저자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인가? 내가 원하는 것인가? 군대에서 전역 3개월 앞둔 병장 이였던 나는 소소한 일거리로 산에서 케온 난초를 내무반 후임들에게 잘 길러 하나하나씩 선물을 해주곤 했었다. 난초 꽃이 피는 계절이면 내무반에는 쾌쾌한 홀아비 냄새보다 아가씨 목덜미 냄새가 그윽하게 내려앉고는 했었다. 그 버릇이 쭉 이어져 집안 듬성듬성 곳곳 키우던 화분이 어느새 사십여 개가 되었고 불행하게도 죽어나간 화분도 그쯤 될 것이다. 매번 화원집 주인장들과 입담을 섞어 얻은 나의 흙 지식은 정말 보잘 것 없었다.

 

저자는 '농사의 고수는 물과 비료보다는, 바람으로 농사를 짓는다.'고 했다. 배수로를 깊게 파고, 흙의 영양소인 비료를 적절히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흙을 부드럽게 하여 흙 속의 공기소통이 원활해야만 뿌리가 숨을 쉬고, 영양소를 빨아올릴 수 있다고 했다. 이 말은 흙을 부드럽게 자주 갈아주고, 호미로 김 매주며, 퇴비 등을 넣어야 하며, 흙 속의 공기소통이 더 중요하다는 뜻을 의미한다. 공기소통이 잘 되려면 부속물과 같은 유기물을 많이 넣어야만 흙이 푸석거려서 습기가 머물고, 뿌리의 뻗음이 좋아져서 식물의 성장과 수확물의 맛이 좋다고 했다. 새겨들어야 할 농법이다.

 

나는 어땠던가? 분갈이랍시고 쑥쑥 자라라며 오롯이 퇴비로 가득 채워주고 뿌리가 잘 박히라며 흙을 꾹꾹 눌러 담았다. 참으로 우둔하고 어리석은 애정이었다. 그네들은 분갈이를 한답시고 다가오는 나를 얼마나 벌벌 떨며 지켜봤을지 짐작도 가지 않는다. 저녁식사 중 위 일화를 말씀드리며 그나마 밭에 심어있는 뽕나무들은 외조분 손이 닿아 다행이다 하고 말씀드리니 죽어나간 화분들의 복수를 대신 해주려는 사명감에 가득해 온 가족들이 힐난하며 웃기 바빴다. 흙 아는 만큼 베푼다. 저자의 의미를 곱씹으며 방안에서 싱그럽게 피어날 화분들을 기대해 본다.  -특용작물학과 이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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