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農/비료이야기

무기질비료-1

농산물 생산 필수재 불구…‘안전하지 않다’ 오명 설움

[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화학비료’ 통칭 부정적 인식
무기질비료로 명칭 바꿔

토양 산성화 오해 있지만
산성토양 개량 효과 주목
음식의 육류 같은 역할
유기질비료와 균형 사용해야

 

올해도 무기질비료산업은 위기를 벗어나지 못했다. 수년째다. 무기질비료가격이 적정선에 미치지 못한데다 오해에서 비롯된 무기질비료의 부정적인 인식도 많기 때문이다. 농협을 통해 대부분이 납품되는 유통구조도 문제다. 무기질비료산업이 흔들리면 농업인들이 영농의 필수 농자재인 무기질비료는 물론, 경제성을 가진 고품질 비료를 사용하는데도 어려움을 겪을지 모른다. 국내 무기질비료산업에 활기를 넣어줘야 하는 이유다. 그래서 본보는 3회에 걸쳐 무기질비료산업 발전방안을 모색한다.

비료는 생산원료에 따라 천연광물 등을 가공해 질소(N)·인(P)·칼륨(K) 등의 무기물을 생성해서 만든 비료인 ‘무기질비료’와 가축분뇨 등을 부숙시켜 만든 비료인 ‘유기질비료’로 나뉜다. 특히 무기질비료는 작물 생육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비료의 3요소 ‘질소(N)·인(P)·칼륨(K)’을 함유하고 있어 농자재로서 필수다. 그만큼 우리나라 식량생산 기여도가 크다. 그럼에도, 안전하지 않다거나 토양을 산성화시킨다는 등 여러 오해로 거부감이 커졌고, 이는 무기질비료산업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때문에, 무기질비료의 인식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무기질비료의 주역할은=무기질비료는 비료의 3요소를 상당부분 갖고 있다. 질소는 전반적인 식물 생장을 지배하고, 인은 광합성을 토대로 세포분열을 촉진시키며, 칼륨(칼리)은 광합성에 필요한 물 공급과 함께 병해충 저항성을 높이고 작물 품질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작물의 상품성을 결정하는 다량요소로서, 무기질비료는 작물에 영양을 공급하는 임무를 띤다.

현해남 제주대 교수의 설명은 구체적이다. 현 교수는 “무기질비료는 질소, 인산, 칼리 외에 칼슘, 마그네슘, 황, 붕소 함량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면서 “칼슘은 과일 경도와 저장성을 높이고 고추 탄저병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고, 과일 당도를 높이려면 마그네슘을, 과일의 맛과 향, 색깔을 향상시키려면 황을, 과일의 크기와 모양을 좋게 하려면 붕소가 있는 비료를 사용해야 한다”고 무기질비료의 역할에 힘을 줬다.

무기질비료는 단위부피당 양분함유량이 30~50%로 높고, 물에 쉽게 용해돼 속효성으로 흡수되며, 유기질비료 10포대(포대당 20㎏)에 들어있는 질소성분 분량이 요소비료 한 포대에 해당할 정도로 경제성이 높다는 등이 무기질비료의 특징으로 꼽힌다.

이처럼 무기질비료가 식물양분을 직접 공급, 생육을 왕성하게 해주는 만큼 식량자급률 확보에도 도움을 줬고,  또 줄 수 있다는 평가다. 한국비료협회는 “인구의 기하급수적인 증가로 식량증산을 위한 비료가 필요했고, 환경을 고려한 적정시비로 생산량을 높이는데 무기질비료가 사용됐다”고 말했다. 이상은 한경대 교수도 “무기질비료는 경제적이고 시비효과가 뚜렷해 우리나라와 같이 식량자급률이 낮은 국가에서는 농산물 생산에 있어서 대안이 없는 필수재인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무기질비료를 둘러싼 오해들=이런 무기질비료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못하다. 무기질비료산업이 위기를 겪는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대부분 ‘오해’에서 비롯한 것들이다. 특히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이 많다. 무기질비료 원료는 모두 자연에서 얻는다. 질소와 수소를 고온·고압에서 결합시켜 제조한 암모니아에 이산화탄소를 반응시키면 질소비료의 주성분인 요소가 생성된다. 인산비료는 인산염 광물을 함유하고 있는 인광석을, 칼륨비료는 암염지대의 칼리염화물 광석을 각각 원료로 하고 있다. 비료 3요소의 안전성을 담보하는 근거다.

 

이처럼 안전한 화합물임에도, 무기질비료가 화학비료로 통칭되고 있는 점도 좋지 못한 인상을 준다는 진단이다. 무기물의 화학적 가공을 통해 생산된 비료라서 ‘화학’이 이름에 더해진 것인데도 단순히 ‘화학=독성’이란 등식이 무기질비료에도 적용되고 있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비료협회는 2012년 6월부터 화학비료를 무기질비료로 명칭을 바꿔 사용 중이고, 정부에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또 하나의 오해가 토양의 ‘산성화’다. 무기질비료에는 황, 질소, 칼륨 등 산성성분과 석회, 고토, 인 등 알칼리 성분이 함께 섞여 있으며, 농촌진흥청 시험결과 무기질비료를 사용한 논이 비료를 주지 않은 토양에 비해 pH가 0.6~0.9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무기질비료를 적정 사용하면 산성토양을 개량하는 효과가 있다는 방증이다.

 

무기질비료와 유기질비료간 관계설정도 중요하다. 유기질비료는 토양 물리성을 개선하고 미생물을 활성화시킨다. 작물에 영양을 공급하는 무기질비료와 다른 영역이다. 무기질비료와 유기질비료의 역할에 차이가 있다는 의미이고, 두 비료는 상호보완 관계라는 것.

현해남 교수는 “무기질비료는 질소, 인산, 칼리 등 영양에 초점을 맞춘 비료로 음식에 비유하면 영양분이 많은 고기와 같으며, 유기질비료는 식물양분보다는 토양환경을 좋게 하는 역할로 음식의 채소와 같이 위와 장을 건강하게 한다”면서 “모든 나라의 비료 정책은 두 비료를 균형있게 사용하는 정책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작물 생육을 위해선 무기질비료 적정 시비가 전제돼 한다. 식물에게 필요한 영양분을 적절한 양과 알맞은 시기에 사용하면 좋은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비료협회는 “국립농업과학원에서는 비료 수준별 작물 재배시험을 통해서 일정 수량을 생산하는데 평균적으로 필요한 비료 표준사용량을 설정했다”며 “가장 수량과 생육이 양호한 비료 사용량을 찾아 시비할 것”을 당부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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