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와 암모니아
중앙일보 입력 2021.11.08
현대사회를 떠받치고 있지만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도 많다. 음지에서 일하며 양지를 지향하는 그들. 그 대표적인 게 요소와 암모니아다. 비료 원료 등으로 쓰이는 요소는 1773년 처음 발견됐다. 1828년 요소 인공 합성에 성공했는데, 무기 화합물로부터 유기 화합물을 합성한 최초 사례로 기록됐다.
요소는 무색무취 결정성 물질로 물에 잘 녹는다. 포유류·양서류는 체내에 쌓인 요소를 배출한다. 인간의 소변은 95%가 물이다. 나머지 5%는 요소와 염화칼륨·황산이온·인산이온 등이 차지한다.
요소와 암모니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은 몸속에서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돼 에너지를 공급한다. 이 과정에서 질소는 암모니아가 된다. 지린내를 풍기는 암모니아는 그 냄새처럼 위험한 독성물질이다. 간은 암모니아를 독성이 약한 요소로 바꿔 잠시 저장한다. 오르니틴 회로 등을 활용해 이산화탄소와 암모니아를 결합해 요소를 만든다. 간에서 만든 요소는 혈액을 따라 신장으로 운반되고 방광에 저장됐다가 소변과 함께 배출된다. 인간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 몸속에서 요소를 생산하고 있다.
요소는 비료를 만드는 필수 물질이다. 작물 생장에는 탄소·수소 등 16종의 원소가 꼭 필요한데 질소와 인산, 칼륨은 농지에 부족하기 쉬워 비료의 3요소로 불린다. 질소와 탄소, 산소가 적절하게 조합된 요소는 비료 생산에 꼭 필요하다. 이런 요소는 석탄에서 추출한 암모니아로 대량 생산한다. 수소 원자 3개와 질소 원자 1개로 이뤄진 암모니아는 수소를 뽑아낼 수 있어 수소사회를 이끌 물질로 조명받고 있다.
요소와 암모니아가 이렇게나 주목받은 적이 있었나 싶다. 중국이 요소 수출을 막자 시중 요소수 가격은 휘발유를 뛰어넘어 유기농 올리브오일과 맞먹을 정도로 올랐다. 지난달부터 요소수 품귀가 이어지며 웃돈을 줘도 구할 수 없다. 소변을 통해 전 국민이 배출하는 요소량이 적지 않지만 이를 곧바로 요소수로 만들 수는 없다. 비료 및 산업용 요소도 마찬가지다. 요소수는 순수한 물에 정제한 요소를 섞어 만든다. 이 과정에서 여러 차례 필터를 통과시켜 불순물을 거른다. 이렇게 만든 요소수는 질소산화물을 질소와 수증기로 분해한다. 음지에서 일하는 그들의 노고를 미처 몰랐다.
강기헌 산업1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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