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남해마늘연구소에서 열린 남해농업인리더교육 `아베 세이코 박사 초청강연`에는 200여명의 농업인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특히 참석한 농업인들은 아베 세이코 박사의 강연 도중 20여 차례나 질의하며 그의 강연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이 날 아베 세이코 박사가 무슨 내용으로 강연을 했는지, 그날 배포된 강연 자료와 강의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한다. <편집자 주>
▲ 아베 세이코 박사는 남해농업인리더교육을 통해 "미숙유기물 사용이 작물의 생육을 나쁘게 한다"며 미숙유기물을 토양에 쓰지 말 것을 강조했다.
마늘농사의 핵심은 `황`
마늘농사에는 유황이 중요하다. 유황이 부족하면 마늘에 검은 반점이 생긴다. 비료를 잘 써야 되는데 유안, 황산가리, 황산마그네슘 등 S자가 들어있는 비료를 써야 된다. 한국의 토양분석을 해보면 대부분 황이 부족했다. 단백질은 황이 포함되지 않으면 만들어지지 않는다. 토양검사를 해보고 질소가 많다고 나오면 대신 유안을 쓰면 작물이 건강하게 자란다.
1ha당(300평) 황 성분이 8~10㎏가 필요하다. 부족하면 좋은 마늘, 좋은 시금치를 생산하기 어렵다. 정확한 토양검사를 통해 부족한 황 성분을 보충해야 한다. 마늘도 정확한 필요성분을 주게 되면 최상의 상품을 생산할 수 있다.
인근 사천의 문 아무개씨 포장의 토양검정을 해 봤는데, 이미 모든 성분이 포화상태였다. 그래서 기계를 이용해 40cm이상을 파 뒤집고 3년 동안 아무 것도 넣지 않고 물만 주고 농사를 지었는데 잘 됐다. 정확한 토양검정을 통해 부족한 성분만 보충해 농사를 짓는 것이 중요하다.
미숙유기물 사용 말아야
미숙유기물을 토양에 사용할 경우, 이를 분해하기 위해 다량의 산소를 필요로 한다. 또 미숙유기물을 분해하기 위해 토양미생물이 활발하게 활동하기 때문에 토양속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5% 이상이 되고 산소가 부족한 상태가 된다. 이렇게 되면 뿌리의 활성이 떨어지고 양·수분의 흡수가 생각보다 잘 되지 않아 작물의 생육이 나쁘게 된다.
또한 토양의 염류 농도가 높은 경우는 보통의 경우보다 더 높은 뿌리의 활성이 요구된다. 뿌리의 활성이 낮으면 양·수분의 흡수가 생각보다 좋지 않게 돼 토양에서의 삼투압으로 뿌리 압력에 의해 뿌리로부터 수분을 빼앗겨 뿌리 썩음을 일으켜 고사한다.
비닐멀칭의 문제
비닐 등으로 전체 면적을 멀칭하게 되면 관수에 의해 일어나는 토양에 공기가 들어가는 현상이 없어지고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져 산소가 부족한 상태가 된다. 이런 경우도 뿌리 활성이 낮아져 뿌리가 썩는 현상이 일어난다. 멀칭은 보온과 보습, 잡초 억제 역할을 하므로 사용이 불가피하다면 멀칭 전에 비닐에 송곳 이나 드릴 등을 이용해 작은 구멍을 내어 쓰면 멀칭으로 인한 산소부족 현상을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다.
시금치 농사 잘 되려면
현재 남해에서 하는 것처럼 마른 논이나 밭을 경운한 후 파종하고 물을 주면 안 된다. 시금치는 본엽이 2.5매가 될 때까지 물을 주면 안 된다.
먼저 로터리로 밭을 경운한다. 그 다음에 물이 고이는 곳은 이랑을 만들고 고이지 않는 곳은 평평하게 한다. 그 다음 이랑을 만든 곳은 충분하게 물을 준다. 관수한 후 7일 정도 지나 파종을 한다. 파종한 후 살짝 물을 준다.
그 다음 떡잎이 나온다. 이때 뿌리는 30cm정도 자란다. 그 다음 떡잎이 2.5매 나왔을 때 물을 듬뿍 준다. 그 다음부터는 물을 주지 않는다. 지금 남해에서 하는 것처럼 마른 포장에 물을 주고 파종을 하게 되면 좋은 수확을 할 수 없다. 뿌리가 썩기 때문이다.
지금 이 시기에 이렇게 시금치 파종을 하면 18~20일 정도면 수확할 수 있다. 물론 10월에 파종하면 35일 정도 걸린다. 일본에서는 이렇게 해 1년에 한 포장에서 8회 정도 수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