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국농업대학이 보여주는 우리 농업의 희망 | |
입력: 2007년 10월 30일 17:52:18/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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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는 ‘농업은 힘들고 돈 안되고 미래가 없다’는 자조적인 인식이 확산되었다. 농사 짓는 일 자체가 힘든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농업을 생업으로 하는 경우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교육시키며, 안정적인 노후를 보내는 일 어느 것 하나도 만족스럽게 꾸려가기 어려운 경제적 현실 탓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다 날로 거세지는 시장개방의 파고를 생각하면 우리 농업의 미래는 어둡게만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도 우리 농업에 희망을 걸고 땅을 일구는 인재들이 있다. 농업진흥청 산하 3년제 국립대학인 한국농업대학의 졸업생이 그 주인공이다. 이 대학 졸업생 농가의 평균 소득이 6880만원에 이른다는 통계가 어제 보도됐다. 우리나라 전체 농가 평균 소득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대기업 간부 못지 않은 소득도 소득이지만 졸업생 10명 가운데 6명꼴로 부모와 같이 영농에 종사하고 있다는 사실이 반갑다.
한국농업대학은 올해로 10년째 해마다 200명 안팎의 신입생을 뽑아 전액 국비로 영농교육을 실시해오고 있다. 지금까지 배출한 1635명의 졸업생 가운데 약 90%가 농사를 짓거나 축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이처럼 높은 정착률은 기본적으로 농업에 승부를 걸어보겠다는 굳은 의지의 인재들을 뽑아 고급 영농기술로 무장시킨 실습위주 교육의 결과로 봐야 할 것이다. 한국농업대학이 ‘농민 사관학교’로 불리는 이유다.
농민의 수는 계속 줄고 농촌의 살림은 쪼그라드는데 농업관련 공무원·교수·연구원·농협 직원 등 ‘농업으로 먹고 사는 농민 아닌 사람들’은 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농민이 이들의 그늘에 가려 마치 이들이 우리 농업의 주인인 것 같은 착각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한국농업대학 학생들처럼 농업에 인생을 건 사람들에게 양질의 투자가 이뤄질 때 농업의 미래에 희망이 있다. 우리 농업이 이들의 어깨에 얹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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