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農/토양이야기

토양 속 철의 순환

                            토양 속 철의 순환


 약수터의 `약수(藥水)'에는 분명히 철분(Fe)이 들었다. 약수가 흘러간 자리가 불그스레한 것은 철(鐵)이 산화(酸化)된 산화철 때문이다.


사람 몸에는 붉은 것이 없던가? 있다. 바로 피다. 피가 붉은 것은 아닌 철분 때문이다. 그런데 포유류의(만) 적혈구(붉은피톨)에는 유독 핵이 없다. 말해서 무핵세포(無核細胞)다. 골수(큰 뼈의 속)에서 만들어질 때는 핵이 있었으나 성숙하면 없어지고, 그 자리에 헤모글로빈(hemoglobin)이 들어차게 된다. 헤모글로빈은 무엇인가? 헴(hem)이란 물질과 글로빈(globin)이라는 단백질이 결합한 것이다. 바로 이 헴에 철이 들었다.

적혈구가 하는 일은 산소와 일부 이산화탄소를 운반하는 것이다. 그런데 실은 적혈구에 들어있는 헴, 또 그 속에 들어있는 철이 산소를 운반한다. 철이 산소와 결합하면 산화철(酸化鐵)이 되면서 아주 붉은 색을 띠게 되니 이것이 바로 피가 붉은 까닭이다.

소나 돼지고기, 즉 육류의 살이 붉다. 근육에 헤모글로빈과 유사한 미오글로빈(myoglobin)이라는 물질이 들어있어 그렇다. 미오글로빈에도 철이 들었다. 미오글로빈은 헤모글로빈보다 산소와 결합력이 더 강한 물질로 역시 붉다. 

 

토양에서 규산과 알루미늄을 빼면 대략 10%정도가 남는다. 이 10%중에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철(Fe)이다.  토양 중에서 철분의 행동을 알게  면 논 토양에서 토양의 양분공급을 알 수 있고, 밭 토양에서는 작물이 자라지 못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산소가 부족할 때 황이 낀다. 산소가 부족하면 칼륨이 흡수가 안 되면서 그 자리에 철분이 붙기 때문이다. 황이 낀 자리를 분석해 보면 전부 철분으로 나타났다. 이 황을 알아 낸 것은 과학적으로 접근하였기 때문이다.


철이 녹아 나오는 양은

  철이 토양에 많이 있어도 용액으로 녹아 나오는 것은 산화환원전위와 pH 등 토양 환경에 따라 결정된다. 일반적인 토양의 pH 범위에서 산화환원전위에 따라 철이 녹아 나오는 정도는 산화상태의 경우 기기로 검출이 안될 정도로 아주 적게 녹아 나오지만 환원상태의 경우 수천 ppm이상 아주 많이 녹아 나올 수 있다. 또한 pH가 낮을수록 철은 더 많이 녹아 나온다. 산화상태에서 pH가 높으면 철의 결핍이 일어날 정도로 거의 녹아 나오지 않는다.


탄산철의 해리와 특이산성토

  CO2의하여 고정된 탄산철(중탄산철 포함)이 강산에 의하여 pH가 아주 낮아지면 탄산철의 탄산이 이산화탄소로 되어 가스상태로 날아가고 철은 용액에 녹는다. pH를 아주 낮출 수 있는 강산은 염산과 황산 그리고 질산이 있는데 토양에서 염산이 많이 있으면 간척초기와 같이 처음부터 작물재배가 힘들고 질산은 논 토양 조건에서 탈질되기 때문에 대부분 황산이 그 역할을 담당한다. 황이 환원되어 있을 때는 금속과 결합을 하여 침전이 되어 있지만 산화가 되면 황산이 된다. 그래서 황산에 의하여 철분과 탄산의 결합이 깨어지면 철분과 황산이 아주 높은 농도로 녹아 나와서 벼가 죽게 되는데 이를 특이산성토라 부르고 있다.


영양진단과 철

  밭에서 이상증상을 보이는 대부분의 작물은 망간의 농도가 높고 고사지경에 이른 작물은 철의 농도가 높은 특징이 있다. 지금까지 토양의 산화환원전위에 따라 망간과 철이 녹아 나오는 양상을 알아보았는데 환원상태에서 많이 녹아 나오는 것을 알았다. 이 말을 다른 관점에서 보면 망간과 철의 흡수가 많은 것은 작물의 뿌리가 호흡을 잘 할 수 없는 환원상태라는 말과 같다. 뿌리가 호흡을 잘 할 수 없으므로 작물이 이상증상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이와 같이 작물의 영양진단은 토양의 상태와 무관하지 않은 결과이므로 “토작”은 토양의 산화환원전위를 잘 이용해야 한다.


밭토양관리와 철

  밭작물은 환원상태가 되면 나쁜 영향을 받는다. 철은 환원상태를 알려주려고 색상이 회색으로 변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유용한 정보가 된다. 예를 들면, 작물을 관리할 때 빨간색을 띤 산화상태의 토양에서는 양분과 수분의 공급에 관리를 집중하여야 하지만 회색을 띤 환원상태의 토양에서는 산소공급에 최우선적으로 신경을 써야한다. 회색으로 변한 토양에 미숙퇴비나 토양미생물제 등을 넣고 곧바로 작물을 재배하는 것은 숨은 쉴 수 없지만 양분이 많으니까 잘 자라달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독약이지만 남들이 좋다니까 먹으면 건강해 질 것이다“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