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숙퇴비가 고품질 농산물을 만든다
고품질 마재배를 위한 트랜쳐경운,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완숙퇴비
지난해, 여주에서 10여만 평 농사를 지었던 산약작목반 회원들이 마 덩이뿌리의 썩음증상 발생으로 낭패를 보았다. 가장 큰 원인은 불량퇴비의 사용 때문이다. 장마기를 지나면서 미부숙된 퇴비가 토양 산소를 흡수하면서 토양속은 협기상태로 뿌리가 고사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잘못 선택한 불량퇴비 때문에 다시 일어날 수 없을 정도로 피해를 받은 것이다. 과거처럼 중금속이 함유된 불량퇴비는 많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최근 친환경농업의 장려와 함께 고개를 드는 불량퇴비는 바로 부숙이 되지 않은 미부숙 퇴비를 말한다. 농민이나 퇴비 공급기관이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완숙되지 않은 퇴비를 사용하면 정비불량으로 차 사고가 나는 것처럼 농사를 망칠 수 있다는 것이다.
옛부터 우리나라의 지역적 특성을 갖고 인삼을 재배하고 있는 충남 금산, 경기 강화, 포천, 충북 음성 등의 인삼 재배 농가에서는 초비 만들기가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 때문에 일부 농가에서는 유기물을 활용하려는 준비는 하지 않고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각종 가축분이나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발효 유기물을 구입하여 사용하여 왔다. 대부분의 경우 염기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가스의 발생이 일어나며 이러한 소재를 계속적으로 사용하다 보니 자연히 토양이 황폐화되고 우량 인삼 생산에 어려움을 격어 왔다.
미부숙 퇴비를 사용했을 때 가장 큰 위험은 암모니아 가스가 발생하는 것이다. 암모니아 가스는 식물에 청산가리와 같은 독가스이다. 잎에 닿으면 잎이 말라죽는다. 뿌리에 닿으면 뿌리가 죽는다. 부숙되지 않은 퇴비는 병원균의 온상이다. 퇴비는 부숙과정에서 온도가 70℃ 가까이 올라간다. 온도가 올라가면 퇴비 원료에 들어있던 병원균이 죽는다. 반대로 부숙되지 않은 퇴비는 병원균이 그대로 살아 있다가 옮겨가서 병을 일으킬 수 있다.
퇴비를 주는 것은 작물에 양분을 주기 위한 것이다. 부숙된 퇴비는 작물에 좋은 양분을 토양으로 내놓고 작물이 그 양분들을 흡수한다. 그러나 부숙되지 않은 퇴비는 오히려 토양에 있는 산소와 양분을 빨아들인다. 작물에 양분을 공급하기 위해 주는 퇴비가 작물이 흡수할 산소와 양분을 빼앗아 먹는 것이다.
지난해에 생산된 퇴비의 양은 300만t이 넘는다. 이 중에 200만t이 판매되었다면 20㎏ 기준으로 무려 1억만 포대가 농민이 사용한 것이다. 이 중에 어느 정도가 미부숙 퇴비인지는 구입시 냄새만 맡아 보아도 알 수있다. 부숙도를 측정하지 않고 농민에게 공급되는 유기질퇴비가 얼마나 많은가.
올해에 유기질비료를 포함하여 퇴비에 500억원대의 정부보조사업이 이루어진다고한다. 부숙이 잘 된 퇴비에 정부보조가 이루어진다면 좋은 일이다. 그러나 미부숙퇴비에 정부보조가 이루어진다면 불량품에 정부가 보조해주는 것이 된다.
모든 일은 문제가 생기기 이전에 대비를 해야 한다. 농민은 퇴비를 구입할 때 부숙이 되었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퇴비를 공급하는 업자나 농협도 완전히 부숙된 퇴비만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김치, 된장, 고추장은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발효식품이다. 잘 부숙된 퇴비는 작물이 좋아하는 발효식품이다. 그러나 부숙되지 않은 퇴비를 농사에 사용하는 것은 사람이 부패된 김치나 된장을 먹이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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