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그머니
우은숙
이런 게 보통사람 사는 모습 아닐까
지하철에 희고 부신 아가씨의 다리를
중년의 신사가 슬쩍, 안 본 듯 쳐다보는
언뜻언뜻 보이는 목련송이 같은 가슴
한 손에 고리잡고 한 손에 신문 쥔 남자
여자의 가슴팍을 살짝, 넘겨다 보고 마는
그러다 지하에서 지상으로 확! 하고
뻥튀기 하듯이 튕겨져 나오면
눈동자 다들 슬그머니 제 자리로 옮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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