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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우시인시선

어느 날, 그 떨림

 

 



어느 날, 그 떨림

                             우은숙



숨겨둔 암호처럼 시퍼렇게 날선 시간

온통 못자국만 가득한 하늘 쳐다보다

다 접고, 미술관 한켠에 발걸음을 멈춘다 


애써 참던 울음보 터질 듯한 바로 그때

내 눈을 가득채운 섬광 같은 그림 한 점

고흐의 <감자 먹는 사람들> 꽃잎 되어 날아든다


떨리는 눈꺼풀 거둬 햇빛에 내다 걸고

떨리는 실핏줄 둥근 테를 두를 무렵

한순간 어둠 속 하루 환하게 일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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