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재를 이용한 병충해 방제법
병충해의 피해는, 단순하게 작물과 병해충과의 1대 1의 관계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작물-병충해-환경의 3각 관계로 결정된다. 예를 들어 습한 환경에서 생기는 곰팡이는 통풍이 잘되어 습도가 떨어질 때는 발생이 억제된다. 또한 병충해가 발생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거나 농약을 쓰지 않고 유인하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에 병충해가 접근하기 어려운 환경을 인위적으로 만드는 자재를 이용하거나 유인, 교란을 유도하여 병해충를 경감하는 도구를 소개한다.
안전농산물의 시대
한국농업대학 현장교수인 윤경환씨(충북 충주시 신니면 용원리 갭산농장, 실습생 특용작물학과 2년 김종두 ☏043-852-5123)는 좀나방, 명나방 등 각종 해충의 초동 방제에 주력하며 고품질의 유기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즉, 윤 현장교수는 나방을 잡아 알을 못 낳게 하면 유충 발생을 억제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나방 유인물질을 이용하여 생태농업을 하고 있다.
착안 동기는 우연히 당근을 수확한 후 상품성이 떨어진 당근을 쌓아둔 곳에서 나방이 당근즙을 빨아 먹는 법을 발견하고 수차례 시행착오 끝에 나방류가 좋아하는 당근을 재료로 나방유인 물질을 만들었다. 이것이 특수향이 가미된 일명 「캐럿트랩」이다. 이 트랩에 들어와 유인물질을 빨아 먹으면 날지 못한다. 설령 트랩에서 나왔다 해도 곧장 땅바닥에 떨어져 죽기 마련이다.
이와 같은 도구를 이용한 방제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적은 비용으로 농민들이 손쉽게 다룰 수 있는 성페로몬트랩을 통한 해충발생 예찰로 지금까지 농약방제에만 100% 의존하던 방식에서 이제는 농약을 50% 이하로 절감할 수 있다. 여기에 천적을 이용한 생물적 방제방식을 병행하므로서 완전한 무공해 농산물 생산이 가능한 시대에 접근해 있다.
우리 농산물이 수입농산물에 비해 확실하게 차별되어 소비자들로부터 주저없이 선택 될 수 있는 길은 무공해 농산물 생산뿐이다. 특히, 채소뿐만 아니라 약특작분야에서도 친환경생약재 생산을 위한 GAP(우수한약재생산관리지침)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병해충을 줄이는 일상관리
가능하면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재배해야 하지만, 실제로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채소를 재배하면 병충해 때문에 큰 피해를 볼 수 있다. 반대로 농약을 과신하여도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농약의 사용 유무를 떠나, 중요한 것은 병해충이 생기기 어려운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우선 일상관리의 기본은 다음과 같다.
☆건전한 모종과 씨앗을 사용한다. ☆작물에 맞는 토지와 시기를 선정한다. ☆알맞게 관리된 토양에 심는다. ☆씨뿌리기와 옮겨심기 할 때 비좁지 않게 적정 간격을 유지한다. ☆저항력 있는 대목에 접부친 모종이나 저항력 있는 품종을 이용한다. ☆이어짖기를 피하고 돌려짖기를 한다. ☆천적과 길항 미생물이 활동하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 ☆비료나 물 관리를 잘하고 해충을 잡고 병이 생긴 포기나 부위를 잘라 내어 처분한다. ☆재배지는 청결하게 한다. ☆농약 이외의 방제수단도 활용한다.
성페로몬을 이용한 나방류 해충방제
곤충은 개체간에 의사전달(통신)을 주로 빛, 소리, 화합물 등을 이용하여 한다. 이들 중에 냄새로 의사를 전달하는 신호물질을 통신화합물, 즉 페로몬(pheromone)이라 한다. 페로몬 이란 어원은 희랍어의 pherein (to carry : 운반하다)과 horman (to excite : 자극시키다)의 합성어로 「체외로 운반되어 자극하는 물질」을 뜻한다. 독일의 칼슨과 류셔에 의해 1959년에 명명되었다. 페로몬은 대부분 극소량이 분비되어 통신목적으로 이용되며 결국 감각기관을 통해 탐지되고 그 정보가 중추신경계로 전달되어 직접 행동에 영향을 준다. 이와 같이 페로몬은 곤충에서부터 인간에 이르기까지 행동양식에 영향을 주는 휘발성 화학물질이다. 호르몬이 신체대사에 기능하는 것이라면 페로몬은 같은 종끼리만 알 수 있는 물질로 개체끼리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도록 해주는 도구라 볼 수 있다.
페로몬의 종류
페로몬은 개체간에 나타나는 행동반응에 따라서 성페로몬, 집합페로몬, 경보페로몬, 길잡이페로몬, 분산페로몬, 계급분화페로몬 등으로 나뉜다. 이 중에 해충방제에는 성페르몬과 집합페르몬을 이용한 기술이 많이 발달되어 있다.
① 성페로몬
대부분의 곤충은 암컷과 수컷의 양성으로 되어 있으며 상대방의 위치를 서로 확인하며 짝짓기를 하게 된다. 같은 곤충 종간에 상대 性의 개체를 유인하기 위해 몸 외부로 분비하는 화학물질이다.
주로 나비목에서 많이 알려져 있고, 대개 암컷이 수컷을 유인하여 교미하는데 이용된다. 한 종의 성페로몬은 다른 종의 곤충에는 영향이 없다.
② 집합페로몬
개미, 흰개미, 꿀벌과 같은 사회성 곤충 및 나무좀에서 같이 먹이나 서식처를 발견했을 때 같은 종 내의 다른 개체들을 불러 모으기 위해 분비하는 물질이다.
페로몬의 이용법
한 작물에 한 종의 해충만이 가해하는 것이 아니고 여러 종이 가해하기 때문에 농약처럼 한 개의 페로몬으로 여러 종의 해충을 포획하면 훨씬 경제적이다. 또한 물질의 효과가 주, 부성분의 비율에 달려 있고 사용시기나 해충의 밀도에 따라 효과가 다르게 나타난다. 또한 많은 성분들이 불안전하고 빛이나 산소, 가수분해 등에 의해 짧은 시간에 분해된다는 점이다.
○ 바람속도가 느리면 페로몬 성분이 높게 나타난다. ○ 포장 중앙이 변두리보다 페로몬 성분이 높게 나타난다. ○ 담배거세미나방, 파밤나방, 배추좀나방, 뒷흰날개밤나방 등 나방류 해충을 대상으로 효과적이다.
○ 성페로몬의 유인거리
작물의 식생정도에 따라서 다르지만, 작물의 키가 작았을 때는 35%의 유인율을 보였으나 작물의 키가 높을수록 유인율이 떨어진다. 페로몬의 유인 적정거리 : 10 ~ 50m 정도로 나타났다.
○ 성페로몬 교체시기
페로몬 교체기간은 시기 및 종류에 따라 차이는 있겠으나 방제를 목적으로 대량유살이 목적일 경우는 30일 간격으로 교체함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
○ 트랩설치수
페로몬 트랩은 좁은 면적보다는 넓은 지역에 설치할 때 방제효과가 높다. 예찰에는 300평당 1개, 방제에는 60평당 1개 정도 설치한다. 트랩간격이 너무 가까우면 유인력에 상호영향을 미쳐 최소한 4 ~ 5m의 간격이 필요하다
○ 설치시기 및 위치
야외포장의 경우 최초 발생일보다 7 ~ 10일 전에 설치하며 설치장소는 뚝이나 골 등에 가능한 한 농작업에 지장이 없도록 배려한다. 밀폐된 공간으로 가온을 하는 하우스는 1년 내내 발생하므로 트랩을 그대로 두고 교체시기를 조절한다.
○ 트랩 높이
대부분의 경우 작물 높이보다 30 ~ 50cm 높은 위치에 설치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작물의 성장에 따라 번거롭게 이동시킬 수 없으므로 1.5 ~ 2.0m 높이에 설치하면 큰 문제가 없다.
페로몬 트랩 및 점착형 평판트랩 자재
그동안 외국제품에 의존해오던 해충 유인트랩기술이 (주) 그린아그로텍의 기술에 의해 전면 국산화되어 우리 나라 실정에 맞게 개발되어 성능, 가격 면에서 오히려 월등한 평가를 받고 있다.
● 점착형평판트랩 (sticky traps)
색깔에 의해 유인되고 무리해충인 온실가루이, 총채벌레류, 잎굴파리 등의 밀도를 낮추는데 사용된다. 진딧물류 가루이류, 볼록총채벌레는 황색에 잘 유인된다. 청색은 하와이총채벌레류나 오이총채벌레가 유인된다. 베란다 등에서 재배할 때 여러가지의 색을 칠한 점착트랩을 설치하여 두면 그들의 곤충을 유인할 수 있다.발생초기에 선택을 잘하게 되면 상당한 밀도를 줄일 수 있어 널리 사용되고 있다. 25 × 40(cm)규격이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설치면적은 1 ~ 2개/평당 정도로서 작물에 따라 규격을 달리 주문할 수 있다.
● 점착트랩
델타형트랩, 윙트랩이 있으며 한쪽 밑바닥을 끈끈이를 발라 페로몬에 유인된 나방이 들어와 붙게 하는 것으로 비교적 작은 나방을 포획할 때 좋다. 배추 좀나방이나 파리류에 많이 이용되고 있다.
델타형점착지규격은 164mm×180mm, 윙트랩점착지규격은 230mm×280mm로 해충 예찰시에는 300평에 1개 정도 설치한다.
● 대량포획용 funnel (깔대기)형 트랩
플라스틱 등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주로 담배거세미나방처럼 큰 나방류를 포획하는데 좋다, 설치가 용이하고 통이 커서 한달간 그대로 매달아 두어도 별 문제 없다.
60평당 1개를 설치하여 포획한다.
● 나무좀트랩
수세가 약한 과수목 (사과, 복숭아, 포도 등)을 가해하는 나무좀 (딱정벌레류)을 대량 포획할 수 있는 트랩으로 예찰용의 경우 1개/10a 정도 설치하고 방제용일 경우 100개/ha당 정도 설치해야 한다.
대부분 성페로몬 트랩은 수컷나방을 유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수컷의 밀도가 낮아졌다고 하여 반드시 다음 세대에 밀도가 감소한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또한 페로몬 트랩에 의한 대량유살이 약제 방제의 경우와 같은 방제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오산이며 천적을 사용하는 시설이나 하우스에 병용해서 사용할 수 있는 보조 수단으로 생각함이 타당하리라 믿는다.
병해충을 막는 기타 자재 이용
● 유황훈증기
유황은 오래전부터 흰가루병 방제용으로 널리 사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훈증제이다. 특히 값이 싸면서도 광범위한 살균력을 가지고 있고 인체에도 무해하다. 최근에 국내의 대학 연구결과에 유황이 훈증되면 유황의 입자가 식물의 표면을 코팅하여 얇은 막을 형성 병균의 침입을 막는 것으로 발표된바 있다.
그러나, 유황을 훈증시 작물별, 토양별, 비료, 영양제, 환기 등 요인으로 인해 다각도로 약해가 발생하고 있다. 같은 품종이라도 토양에 따라 약해의 정도가 매우 다르고 시설물의 구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 초기 적용 시 주의를 요한다.
● 은색바닥덮기
은색멀칭은 은백색 비닐멀칭이라고도 부르는 것으로 진딧물, 총채벌레류, 굴파리, 오이잎벌레 등의 해충을 방지할 수 있다.
이들 해충이 은백색의 광선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단, 묘종에 붙어있는 것에은 효과가 없다. 경엽의 생장에 따라 잎이 너무 무성해도 효과가 떨어진다.
● 자외선 차단 필름
비닐하우스나 비닐터널 등에 피해가 큰「회색곰팡이병」「검은 썩음병」등이나 총채벌레류, 진딧물류 굴파리류 등에는 자외선 제거 필름으로 방제 할 수 있다. 단, 소규모 하우스에는 환풍구 등으로부터 자외선이 안에 들어와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 방충망
모종을 기르는 밭 전체를 방충망, 망사, 피복자재 등으로 덮어서 날아오는 진딧물류, 가루이류, 총채벌레류와 나방의 기생 및 산란을 방지한다. 모종을 기를 때와 생육초기에 많이 사용한다. 안쪽에 있는 작물이 방충망에 닿으면 산란해 버린다. 또 망사 등위 틈이나 찢어진 곳이 있으면 그 사이로 해충이 침입하므로 터널모양으로 펼쳐서 틈이 없게 완전히 덮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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