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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재배법을 통해 고품질 장뇌 생산에 도전하고 있는 임한표씨. | | “장뇌 생존율 30%까지 끌어올려” “농업의 무한한 가능성을 직접 확인코자 귀농했습니다.” 지방사무관으로 출발해 13년 동안 경기도청에서 근무하다가 고급공무원의 안정된 길을 마다하고 2000년 2월 귀농한 임한표씨(56·충북 단양군 영춘면 의풍리).
그는 농업이 우리의 희망임을 입증하기 위해 충북과 경북·강원도가 만나는 소백산 자락의 깊은 산속 4만여㎡(1만2,000여평)에서 11년째 최고급 장뇌 생산에 몰두하고 있다.
귀농 후 지금껏 장뇌와 씨름해 온 임씨는 “지난 시간은 힘들었지만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산삼에 버금가는 고품질 장뇌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그는 혁신적인 재배법을 연구해 왔다.
특히 파종 후 7년근 이상으로 자라는 장뇌 비율이 3%에도 못 미치는데다 들쥐와 두더지로부터 피해를 막고, 뿌리가 붉게 변하는 문제를 극복하는 일이 큰 과제였다.
그래서 고안한 것이 ‘장뇌 상자재배법’이었다. 이는 가로 52㎝, 세로 37㎝, 높이 32㎝의 과일 수확상자에 재배지에서 채취한 흙을 3분의 1 정도 채우고 장뇌 묘삼이나 종자를 심어 3분의 2까지 흙을 채운 다음 편평하게 고른 산지의 경사면에 상자를 놓은 뒤 뒤쪽은 완전히 흙으로 덮고, 앞쪽은 반쯤 덮어 6~7년근까지 기르는 것이다. 이후 나머지 상자 부분을 흙으로 완전히 채우고 덮으면 10~11년까지도 재배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로써 임씨는 “장뇌의 생존율을 30%까지 끌어올리고 뿌리의 변색과 들쥐·두더지 피해도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재배법을 단양군농업기술센터에 제안, 현장 적용이 가능한 아이디어로 채택돼 올해로 4년째 실증시험을 하고 있다.
그는 또 국토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산지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머위·두릅·오가피·쑥·칡 등 100여가지 임산물에 장뇌를 넣어 산야초 효소도 개발하고 있다.
임씨는 “최근 경제위기 등으로 고급 장뇌의 수요가 줄어 수익은 예상에 못 미치지만, 가치 있는 제2의 삶을 살기 위해 농촌에 열정을 바칠 것”이라며 강한 확신을 보였다.
단양=김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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