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당도 높이는 법
한겨레 | 입력 2011.09.14 10:31
'추석' 하면 떠오르는 음식으로 송편이 있다. 하지만 추석 때 송편만큼이나 많이 먹는 것이 바로 사과, 배 등의 과일일 것이다. 차례상에도 올릴 만큼 추석에는 과일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올해 2011년은 비 온 날도 많고 물론 강우량도 많아서 과일의 맛이 떨어질 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과일의 알이 한창 굵어지는 6, 7월에 강우 일수가 예년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았기 때문이다. 이틀에 한번 꼴로 비가 내리면서 햇빛을 볼 수 있는 시간도 예년의 70%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과일의 당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강우뿐만이 아니다.
과일의 당도는 과일 맛을 결정하는 주요 인자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도가 높은 과일을 좋아한다. 과일의 당도는 100g당 과일 내 당 성분의 함량을 퍼센트(%)로 표시하거나 당도계로 측정한 값을 도(°Bx, Brix)로 표시한다.
과일의 당도를 좌우하는 요소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과일의 품종이다.
품종에 따라 당도 차이가 크다는 뜻이다. 과일이 성숙하는 시기에 따라 제철에 충분히 잘 익은 품종이라야 맛이 좋다. 둘째, 수확하기 2주일 전부터 3일 전 정도까지 햇빛이 좋으면 달고 맛있는 과일이 된다. 셋째, 토양 환경이 양호하고 잎이 병해충 피해를 받지 않아야 한다. 잎도 많이 달려야 하는데, 햇빛이 충분하다 해도 과일 한 개당 잎 수가 부족하면 당도가 높아질 수 없다. 당이 만들어지는 곳이 바로 잎이기 때문이다.
식물의 잎은 햇빛을 통한 광합성 작용으로 탄수화물을 만들어낸다.
과일의 당은 탄수화물 중에서도 용해성이 높은 형태로 잎에서 생겨나 과일로 전류된 것이다. 때문에 잎이 많을수록 당을 많이 합성할 수 있다. 잎에서 생성된 탄수화물은 과일뿐만 아니라 뿌리, 줄기 등 식물체의 모든 기관에 전해져 과일, 줄기, 뿌리, 잎 등의 생장에 이용된다.
잎에서 생산된 탄수화물은 주로 자당이나 소르비톨 형태로 과일로 전해지며 이 당은 과일을 비대하게 하는 데 이용된다. 과일이 성숙함에 따라 과일 세포 안에 있는 액포에 당이 축적되면서 과일의 당도가 높아진다.
강우가 많은 장마기에 과일의 당도가 낮은 이유는 강우량이 많아서라기보다는 비 오는 시기에 일조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조량이 부족하면 식물의 잎에서 광합성 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나지 않으며 이에 따라 탄수화물이 적게 생산되기 때문에 과일의 당도가 낮아진다. 실제로 밤에 비가 오고 낮에는 햇빛이 충분한 기상 상황에서는 과일의 당도가 떨어지지 않고 높게 유지된다.
장마기 이후에 햇빛이 충분하면 과일 당도는 곧 회복된다.
구름이 많이 끼지 않는 청명한 날씨면 충분하다. 과일 종류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복숭아와 같은 과일은 수확 전 짧게는 3∼5일간 햇빛을 충분히 쬐기만 해도 당도가 많이 올라간다. 사과나 배는 수확 전 2주일 정도 햇빛을 충분히 쬐면 당도가 높아진다. 포도의 경우도 2주 가까이 필요한데, 당도를 높이는 것과 더불어 착색이 충분히 이뤄지기 위해선 일조량이 더 필요할 수 있다. 늦가을에 수확하는 과일의 경우 여름철 강우 일수가 많아 일조량이 부족하면 과일 크기가 작아진다.
그렇다면 과일의 당도는 자연적인 햇빛에 의존하는 방법밖에 없을까? 농가에서는 과일의 당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행하고 있다. 배의 경우 나무에 햇빛이 잘 들도록 겹쳐진 가지를 솎아낸다. 사과는 나무 밑에 반사 필름을 깔아 햇빛을 반사시켜서 부족할 수 있는 광량을 보충해주고 있다. 감귤의 경우 나무 아래를 다공질필름으로 덮는다. 이는 빗물이 땅속으로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해 당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포도는 송이 당 충분한 잎 수를 확보하기 위해 잎이 충분하지 않은 곳의 송이를 솎아낸다.
우리나라의 추석은 9월 상순부터 10월 상순까지의 시기에 해당하는데 올해 추석은 9월 12일로 이른 추석에 속한다. 예년에 비해 한두 주 앞당겨져 생산 농가에서는 추석에 소비자들에게 맛있는 과일을 공급하기 위해 이른 추석까지 충분히 잘 익은 품종을 주로 출하할 예정이다. 과종별로 품종을 보면 사과는 조생종인 선홍과 홍로 등이 있고 배는 원황, 황금배, 화산이 있다. 복숭아는 장호원 황도, 포도는 캠벨얼리, MBA, 거봉 등이 있다.
8월 상순까지는 잦은 강우로 과일의 크기를 키우기 어려웠지만 추석 이전까지 날씨에 따라 얼마든지 당도가 높고 맛있는 과일을 생산할 수 있다.
다행히 8월 중순 이후부터 9월 초까지 맑은 날이 지속돼 당도가 충분히 높고 맛있는 과일들을 만날 수 있겠다. 사과나 포도는 색이 충분히 드러난 것이, 배 역시 색이 잘 나고 투명한 듯한 발색일 경우 비교적 당도가 높다.
최근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당도측정계로 당도를 확인하거나 시식을 한 뒤 과일을 구입하게 하는 경우도 있지만 우선적으로는 생산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하지만 생산자가 당도 높은 과일을 수확하기 위해서는 과학자들의 도움도 필요하다. 당도가 충분히 높은 과일을 수확하기 위해 다양한 과학적인 방법들이 개발되고 있으니, 기상 상태에 구애받지 않고 사시사철 맛있는 과일을 먹을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다. 글 : 황해성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작물부 과수과장
과일의 당도는 과일 맛을 결정하는 주요 인자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도가 높은 과일을 좋아한다. 과일의 당도는 100g당 과일 내 당 성분의 함량을 퍼센트(%)로 표시하거나 당도계로 측정한 값을 도(°Bx, Brix)로 표시한다.
과일의 당도를 좌우하는 요소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과일의 품종이다.
품종에 따라 당도 차이가 크다는 뜻이다. 과일이 성숙하는 시기에 따라 제철에 충분히 잘 익은 품종이라야 맛이 좋다. 둘째, 수확하기 2주일 전부터 3일 전 정도까지 햇빛이 좋으면 달고 맛있는 과일이 된다. 셋째, 토양 환경이 양호하고 잎이 병해충 피해를 받지 않아야 한다. 잎도 많이 달려야 하는데, 햇빛이 충분하다 해도 과일 한 개당 잎 수가 부족하면 당도가 높아질 수 없다. 당이 만들어지는 곳이 바로 잎이기 때문이다.
식물의 잎은 햇빛을 통한 광합성 작용으로 탄수화물을 만들어낸다.
과일의 당은 탄수화물 중에서도 용해성이 높은 형태로 잎에서 생겨나 과일로 전류된 것이다. 때문에 잎이 많을수록 당을 많이 합성할 수 있다. 잎에서 생성된 탄수화물은 과일뿐만 아니라 뿌리, 줄기 등 식물체의 모든 기관에 전해져 과일, 줄기, 뿌리, 잎 등의 생장에 이용된다.
탄수화물 중에서 물에 쉽게 녹는 형태로는 자당, 과당, 포도당, 젖당, 소르비톨 등이 있다. 이들이 과일의 단맛을 좌우한다.
잎에서 생산된 탄수화물은 주로 자당이나 소르비톨 형태로 과일로 전해지며 이 당은 과일을 비대하게 하는 데 이용된다. 과일이 성숙함에 따라 과일 세포 안에 있는 액포에 당이 축적되면서 과일의 당도가 높아진다.
강우가 많은 장마기에 과일의 당도가 낮은 이유는 강우량이 많아서라기보다는 비 오는 시기에 일조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조량이 부족하면 식물의 잎에서 광합성 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나지 않으며 이에 따라 탄수화물이 적게 생산되기 때문에 과일의 당도가 낮아진다. 실제로 밤에 비가 오고 낮에는 햇빛이 충분한 기상 상황에서는 과일의 당도가 떨어지지 않고 높게 유지된다.
장마기 이후에 햇빛이 충분하면 과일 당도는 곧 회복된다.
구름이 많이 끼지 않는 청명한 날씨면 충분하다. 과일 종류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복숭아와 같은 과일은 수확 전 짧게는 3∼5일간 햇빛을 충분히 쬐기만 해도 당도가 많이 올라간다. 사과나 배는 수확 전 2주일 정도 햇빛을 충분히 쬐면 당도가 높아진다. 포도의 경우도 2주 가까이 필요한데, 당도를 높이는 것과 더불어 착색이 충분히 이뤄지기 위해선 일조량이 더 필요할 수 있다. 늦가을에 수확하는 과일의 경우 여름철 강우 일수가 많아 일조량이 부족하면 과일 크기가 작아진다.
그렇다면 과일의 당도는 자연적인 햇빛에 의존하는 방법밖에 없을까? 농가에서는 과일의 당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행하고 있다. 배의 경우 나무에 햇빛이 잘 들도록 겹쳐진 가지를 솎아낸다. 사과는 나무 밑에 반사 필름을 깔아 햇빛을 반사시켜서 부족할 수 있는 광량을 보충해주고 있다. 감귤의 경우 나무 아래를 다공질필름으로 덮는다. 이는 빗물이 땅속으로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해 당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포도는 송이 당 충분한 잎 수를 확보하기 위해 잎이 충분하지 않은 곳의 송이를 솎아낸다.
우리나라의 추석은 9월 상순부터 10월 상순까지의 시기에 해당하는데 올해 추석은 9월 12일로 이른 추석에 속한다. 예년에 비해 한두 주 앞당겨져 생산 농가에서는 추석에 소비자들에게 맛있는 과일을 공급하기 위해 이른 추석까지 충분히 잘 익은 품종을 주로 출하할 예정이다. 과종별로 품종을 보면 사과는 조생종인 선홍과 홍로 등이 있고 배는 원황, 황금배, 화산이 있다. 복숭아는 장호원 황도, 포도는 캠벨얼리, MBA, 거봉 등이 있다.
8월 상순까지는 잦은 강우로 과일의 크기를 키우기 어려웠지만 추석 이전까지 날씨에 따라 얼마든지 당도가 높고 맛있는 과일을 생산할 수 있다.
다행히 8월 중순 이후부터 9월 초까지 맑은 날이 지속돼 당도가 충분히 높고 맛있는 과일들을 만날 수 있겠다. 사과나 포도는 색이 충분히 드러난 것이, 배 역시 색이 잘 나고 투명한 듯한 발색일 경우 비교적 당도가 높다.
최근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당도측정계로 당도를 확인하거나 시식을 한 뒤 과일을 구입하게 하는 경우도 있지만 우선적으로는 생산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하지만 생산자가 당도 높은 과일을 수확하기 위해서는 과학자들의 도움도 필요하다. 당도가 충분히 높은 과일을 수확하기 위해 다양한 과학적인 방법들이 개발되고 있으니, 기상 상태에 구애받지 않고 사시사철 맛있는 과일을 먹을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다. 글 : 황해성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작물부 과수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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