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農/생리이야기

작물도 생체시계를 갖고있다

작물도 생체시계를 갖고있다

 

 

 

 

 

24시간 주기, 밤과 낮길이 정확하게 감지

 

작물은 살아있는 물질이다. 그러므로 작물은 때가되면 죽는다. 바로 이 죽는다는 점이 우리가 재배하는 작물의 특징이다. 만일 재배 작물이 영원히 산다면 그것은 벌써 생물이 아니라는 말이 된다. 그러면 생물이란 무엇일까?

따지고 보면 지구라는 우주공간에서 시간과 함께 존재하는 생물체라는 뜻이다. 이 말에서 시간이란 무엇일까? 시간은 우리가 과거 현재 미래로 연속하여 흐르는 시간 속에 살면서도 잘 알 수 없는 현상이다. 시간이 있는 것만은 사실이나 자연과학에서는 측정할 수 있어야 관찰현상으로 인정한다. 그래서 인간사회에서 중요한 과학의 문제는 시간을 보다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시계의 개발이었다. 우리는 보다 정확한 현재의 공간에 존재하기 위해 보다 정확한 시계를 가지고 과거를 돌이켜보며 미래를 설계한다.

 

다른 생물들도 시간을 측정할 수 있는 시계를 가지고 있을까? 대답은 간단하다. 시계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더욱 재미있는 것은 이들이 시계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도 시간을 인식한다는 현상이다. 다시 말해 생물체 자체가 시간을 인식한다는 것이다.

시계가 없을 때 사람들은 태양의 위치를 보고 먼동이 트면 새벽, 해가 머리 위에 뜨면 정오, 해가 서산에 기울면 저녁이라고 알았다. 해가 지고 땅거미가 내리면 밤, 하늘에 달이 뜨지 않으면 그믐, 만월이면 보름이라고 날짜도 달을 보고 알았다. 또한 생물의 행동을 보고도 시간을 짐작했다나팔꽃이 피면 아침, 분꽃이 피면 오후 곁두리 때라는 것을 알았다. 식물이 시간을 인식한다는 것은 식물체내에 시간을 측정하는 시계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것을 생체시계라고 한다

 

식물의 생체시계는 잎에 있다

 

식물의 잎은 낮에는 거의 수평상태이고 밤에는 수직에 가까운 상태로 위치가 달라진다. 이러한 사실은 기원전 4백년 알렉산더 대왕시대의 역사가인 안드로 스틀로네스(Andro-stlones)에 의해 관찰되었다. 프랑스의 천문학자인 드 마랭(De Marain)1792년 잎운동의 일주기리듬과 명암주기와의 관계를 밝히기 위해 미모사를 재료로 하여 조사했다. 이 문제에 관해서는 다윈도 관심을 가지고 연구한 바 있다.

1875년부터 1915년에 이르기까지 페퍼(Pfeffer)는 강낭콩을 실험재료로 하여 연구했다. 실험을 통하여 강낭콩은 밤 10시에 잠을 자기 시작하여 아침 6시에 일어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도꼬마리는 밤 9시에 잠을 자기 시작하여 낮 2시가 되면 잠을 깬다. 분명히 도꼬마리나 강낭콩은 생체시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이 식물들이 가지고 있는 시계는 사람이 만든 시계와 일주기가 같을까? 1920년 독일의 스토펠(Stoppel)은 페퍼의 실험을 계속한 결과 이 시간이 거의 정확하게 24시간임을 발견했다. 그는 생체시계가 이렇게 정확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여 환경의 어떤 요인이 어떤 계획에 의해 날마다 바르게 교정을 하여 생체시계를 작동시킬 것으로 생각했다. 바로 그 요인이 적색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1959년 미국의 할버그(Hallberg)는 개략적인 24시간의 주기를 개일리듬(circadian rhythm)이라고 명명했다. 식물은 생체시계를 이용하여 정확히 밤과 낮의 길이도 인식할 수 있다. , 시금치, 무궁화 등은 1년 중 낮이 긴 여름에 꽃이 핀다. 도꼬마리, , 코스모스, 국화 등은 낮이 짧은 가을에 꽃이 핀다. 전자를 장일식물이라 하고, 후자를 단일식물이라고 한다.

장일식물은 하루 일조시간이 14시간 이상이 되면 꽃눈이 나오는 종류이고 단일식물은 하루의 일조시간이 14시간보다 적어야 꽃이 피는 종류다.

식물이 생체시계를 가지고 있다는 게 분명해지자 그것이 어느 부위에 있는지가 관심사가 되었다. 인간의 마음이 인체 어디에 있는지 관심거리가 된 것과 마찬가지다.

매일 14시간 이상 명조전에서 기른 도꼬마리를 위로부터 3번째 잎만을 단일 처리한 결과 꽃눈이 형성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것은 잎의 세포에 생체시계가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생체시계가 세포 속에 있다면 세포의 세포질에 있는 것인지 핵에 있는 것인지가 문제가 된다.

사갓말(Acetabularia) 10cm 정도의 단세포로 된 녹조류로 광합성능에 있어서 분명한 개일리듬을 나타낸다. 사갓말이 성숙하여 굽이 긴 술잔과 같은 형태를 가진 사갓을 만들기 전에 줄기와 핵이 있는 기부로 나누어 줄기에서 발생하는 산소를 광과 온도가 일정한 조건에서 4주간 조사하였다.

관찰 결과 광합성으로 발생하는 산소의 리듬성은 핵을 가지고 있을 때와 같게 나타났다. 이 사실은 생체시계는 세포질에 있다는 추정을 가능하게 한다. 이상에서 식물의 경우 생체시계는 잎과 같이 광을 인식하고 흡수하여 광합성을 하는 기관의 세포질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다

 

' > 생리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ATP 이야기  (0) 2012.03.07
과일 당도 높이는 법  (0) 2011.09.14
유기물의 의미를 이해하자  (0) 2011.08.28
봄날의 생명 창조  (0) 2011.04.23
아질산과 니트로소아민  (0) 2011.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