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我/농업기사철

골칫거리 두더지 음파로 쫓아

‘풍차’ 돌아가는 소리로 두더지 쫓아

 

 

 

 

 

 포토뉴스

 
 두더지가 친환경농산물 재배농가에 큰 피해(본지 3월26일자 4면 보도)를 주고 있는 것은 일본에서도 우리 농가의 상황과 비슷한 듯하다. 일본의 한 인터넷 블로그에 두더지 퇴치에 유용한 ‘두더지 풍차’ 만드는 방법이 소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페트병을 이용해 바람개비 모양으로 만들어 두더지 피해가 있거나 예상되는 친환경재배단지에 설치하면, 두더지가 페트병 풍차 돌아가는 소리에 겁을 먹고 도망간다는 것이다. 청각이 예민한 두더지의 습성을 활용한 퇴치법으로 보인다. 페트병을 이용한 풍차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1. 준비물은 페트병(6각면체)과 펜치·가위·칼·송곳·철사옷걸이

 2. 송곳으로 페트병 뚜껑과 바닥을 뚫는다.

 3. 페트병 몸통의 6개 면을 날개로 사용할 수 있도록 굴곡에 따라 잘라 구부린다.

 4. 철사옷걸이를 잘라 구부려 페트병을 관통하는 축으로 사용한다. 옷걸이 끝은 빠지지 않도록 한번 더 구부린다.

 5. 두더지 풍차를 들판이나 하우스 안 지주에 걸어 둔다.


이 풍차를 사용하면서 소리와 진동을 크게 하고 싶으면 페트병 뚜껑과 바닥 구멍을 늘리거나 ‘Δ’ 모양 등으로 하면 된다. 이때 페트병을 큰 것으로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두더지 풍차 만드는 법을 소개한 블로거는 ‘민가 근처에 설치할 경우 소음으로 이웃에 폐를 끼치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골칫거리 두더지 음파로 쫓아

 

 

포토뉴스

 

“저 따라 한번 해 보소. 두더지가 싹 사라집니더.” 환경시설채소 재배농가들이 두더지 피해를 보고 있다는 기사(본지 3월26일자 4면 보도)가 나가자 한 농업인이 직접 고안한 두더지 퇴치법을 공유하고 싶다며 본지에 전화를 했다. ‘<농민신문>을 통해 발명품을 처음 공개한다’는 이는 경남 거창군 주상면 보해산 자락에서 매실 농사를 짓는 이천기(52). 고 보니 그는 본지 지난해 8월12일자 ‘나의 영농 비법’ 코너에 ‘고추 탄저병 예방법’을 공개해 농가들로부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선도농가다.

“7년 전 귀향하면서 유기농업을 시작했는데 두더지가 많았어요. 퇴치법을 고민하던 중 어릴 적 어른들이 두더지를 잡던 방법이 생각났습니다.” 더지가 다니는 길 양쪽에 막대를 꽂고 땅을 두드려 두더지가 튀어나오게 하던 옛 방법을 통해 그는 이 동물이 파장이나 진동에 민감하다는 것을 알았다. 이에 착안한 것이 음파를 밭 전체에 흘려보내는 방법이다.

그가 고안한 두더지 퇴치기는 지름 11㎝, 길이 150㎝의 PVC관 양쪽 끝에 관 크기에 맞는 스피커를 끼운 것이다. 소리증폭기 역할을 하는 PVC관은 길수록 좋다. 그리고 스피커에 라디오선을 연결하고, 양쪽 끝부분은 흙이나 습기가 닿지 않도록 비닐로 덮개를 씌운다. 이 장치를 농장 한가운데 10~15㎝ 깊이로 묻고 FM 라디오 방송을 흘려보내면 끝난다.

 

이 한개의 장치에서 나오는 음파로 660~990㎡(200~300평) 규모의 밭을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 이씨의 설명이다. “두더지는 시각이 퇴화한 대신 청각이 매우 발달했습니다. 웬만한 소리에도 두려움을 느끼고 아주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두더지에게 들려주는 소리는 노래나 악기 연주, 사람 멘트 등 여러가지 소리가 뒤섞인 라디오 방송이 가장 좋다고 한다. 특히 24시간 쉬지 않고 다양한 소리가 흘러나오는 FM 방송은 두더지를 쫓기에 그만이라고. 이씨는 “외부 소음이 차단된 시설하우스에서는 효과가 더 좋다”며 “라디오 음악은 작물 생장을 돕는 ‘그린농법’ 역할까지 하기 때문에 일석이조”라고 강조했다.

이씨가 창안한 두더지 퇴치기의 설비비용은 스피커, PVC관, 전선, 기타 부속장비 합해 모두 1만5,000원 선. 설치방법도 간단해 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다.  영농현장에서 깨친 아이디어를 주위 농가들과 나누는 게 큰 보람”이라는 이씨는 두더지 퇴치기 만드는 법을 자신의 블로그 ‘유기농세상(blog.daum.net/dajon)’에 상세히 올려놓았다. 전화상담을 원할 경우 블로그 댓글란을 통해 문의해야 한다.

거창=이승환 기자 lsh@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