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눈 전정의 과학
디지털농업
빈약한 꽃눈을 큰 과실로 만드는 사과 전정
수확기 이후, 대략 3개월 만에 사와다 씨의 <후지>사과 과수원 을 방문했다. 2월 5일, 사와다 씨 의 <후지>나무는 지난겨울 내린 폭설에 1m나 묻혀 있었다.
그동안 사와다 씨는 1월 7일에 아오모리현 사과협 회가 주최한‘신년 전정회’에서 농부 1300명에게 전정 기술을 공개한 것을 비롯해 여러 곳에서 강습을 해왔 다. 그런 사와다 씨에게 금년의 사과 꽃눈에 대해 물었 더니 평년보다 빈약한 눈이 많다고 한다. 그렇지만 큰 걱정은 아니라고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작년 사과의 꽃눈이 분화하는 7월부터 8월까지 너 무 더워서 꽃눈의 성장이 억제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 렇지만 아직 늦지 않습니다. 빈약한 눈이라도, 전정기 술을 통해 큰 과실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사와다 씨는 정말 전정의 달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의 방법이라면, 잎을 떼고 안 떼고는 상관없이 알이 커지고 빛깔도 좋아진다. 가만히 있어도 맛있어진다 고도 한다. 그래서 그의 전정 방법을 좀 더 상세히 들 어보았다. 와다 씨의 전정은 양지와 음지를 불문하고 꽃눈 을 크게 자라게 해준다. 음지에서 아래로 처진 나뭇가 지는 양분의 흐름이 나쁠 수밖에 없다. 꽃눈도 그만큼 빈약할 수밖에 없는데, 사와다 씨의 과수원은 그렇지 않다. 전정의 힘이 정말 대단함을 느낄 수 있다.
사와다 씨는 꽃눈을 살피는 것이 전정의 시작이라 고 한다. 볕만 고려해 가지를 잘라버리면 좋은 꽃눈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설명한다. 사와다 씨는‘좋은 꽃눈’을 판별하는 데도 독특한 시각을 가지고 있다. 크기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재작 년과 작년 사과가 달렸던 자리에서 조그맣게 뻗은 곁 가지에 붙은 꽃눈을 살펴보라고 권한다. 이런 꽃눈은 지난 한 해 쉬는 동안 양분을 저장해두어서 올해는 좋 은 결실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올해 열렸던 곳에 붙은 꽃눈은‘나쁜 꽃눈’으로 분류한다. 과실 키우기와 꽃눈 만들기라는 두 가지 일을 함께하면서 올해 열렸던 곳에 붙은 꽃눈 은 빈약한 상태가 된다. 사와다 씨는 이 같은 빈약한 눈은 전정으로 잘라내 일부러 한 해를 쉬게 한다. 러나 올해는 그 빈약한 눈도 사용해야 할 정도로 꽃눈이 부족하다. 이때의 방법은 가지의 양분의 흐름 이 좋아지도록 힘써야 한다. 아래로 처진 가지를 옆으 로 세워주는 작업이 그중 한 방법이다.
좋은 꽃눈 = 1년을 휴식한 꽃눈
지난해 결실자리에서 그 전 해에 간신히 뻗어 나온 곁 가지에 붙은 꽃눈. 한 해 쉬는 사이 잎의 양분이 저장 되어 좋은 사과가 기대된다. 결실한 자리를 잘라버리는 사람도 있지만, 그대로 두는 것이 좋다. 이 부분은 풍부 한 양분으로 원숭이가 즐겨 먹을 정도다.
나쁜 꽃눈 = 올해 결실자리에 붙은 꽃눈 올해 과실이 열렸던 곳에서 뻗은 곁가지에 붙은 꽃눈 은 과실 성장에 양분을 써버린 다음에 붙은 꽃눈이기 때문에 빈약하다. 좋은 사과가 되기 힘들기 때문에 전 정으로 꽃눈만을 떨어뜨리고, 남은 곁가지는 예비가지 로 남긴다. 1년 쉬게 하면 다음해 여기에 큰 꽃눈이 열 리기 쉽다. 이렇게 예비가지를 만들어두면 해걸이도 사 라진다.
주지를 한 자루씩 잘라주었다
전정 후 늘어진 가지가 약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위로 뻗은 가 지는 끝쪽만 남기고 잘랐다. 끝부분의 위로 뻗은 가지는 영 양분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늘어진 가지는 영양분의 흐름을 좋게 하기 위해 옆으로 받쳐두었다.
좋은 결과지는 꽃이 피지 않는 발육지로 만든다
둘 다 작년에 뻗은 주지 또는 결과모지 끝의 발육가지이다. 가지 끝은 과실을 달지 않기 때 문에 꽃을 따는 것이 보통이지만 처음부터 꽃 을 피우지 않는 발육지도 있다. 눈이 부푼 왼 쪽 가지는 꽃을 피우지만 오른쪽 가지는 잎만 열린다. 그래서 왼쪽 가지는 쓸데없는 꽃이 피 지 않도록 눈을 잘라내고 오른쪽과 같은 가지 를 남긴다. 이렇게 만든 ?매가지에는 나뭇잎 이 많아지고 꽉 찬 꽃눈이 만들어진다.
아래로 늘어진 가지의 양분 흐름을 좋게 하는 전정 가지가 많을수록 양분의 흐름이 정체되는데, 그 결과 가지만 굵어지고, 결과지로 사용이 어렵게 된다. 아래쪽 가지(A, B)를 비롯 해 빈약한 눈(C, D, E)을 잘라낸다. 마디를 남기고 자르면 거기에서 눈이 생겨나 결실지가 만들어진다. 앞쪽의 잎눈만 붙은 가지 는(F, G)는 양분을 앞쪽으로 보내주는 역할을 위해 남긴다. 올해 결실은 2~3개로 하고, 내년에 좋은 열매가 많이 열리도록 한다.
도장지를 이용한 감나무 전정, 2010년 흉년에도 큰 수입
과수재배 40년 경력 후쿠오카의 이케지리 씨는 감나무 재배에서 도장지를 적극 이용하고 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도장지를 방해가 되는 것으로만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수 관 내부에 농약을 뿌리기가 어려워 온실가루 깍지벌레 가 발생하기 쉽기 때문에 도장지를 자르는 것이 좋다 고 생각해 기계적으로 먼저 잘라버리는 사람들이 많은 데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도장지를 잘라내면 줄기에서 반경 2m 정도가 텅 비 어 열매를 맺는 부분이 주지와 아주지의 끝부분에 그 친다. 이케지리 씨는 이렇게 하면 충분한 수량을 확보 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대신 도장지를 적극 이용하면 수확량을 3배 이상으로 늘리는 놀라운 결과 가 생겨난다는 것이다.
이케지리 씨는 도장지 활용으로 감 수확이 늘면서 고가장비인 고소 작업차를 구입했다. 과거에는 상상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도장지를 이용한 감 재배의 또 다른 특징은 약전정 이다. 도장지와 측지 모두 솎아내기만 하고 특별한 일 이 없는 한 자름 전정을 하지 않는다. 과거 꽃눈솎기를 할 때 혼자서 2주 정도 걸리던 것에 비하면 시간이 훨 씬 많이 걸린다는 단점이 생겨나기도 했다.
지난해 봄 서리 피해, 개화기 저온에 의한 수분 부 족 등으로 대흉작이 발생했다. 이때 자름을 기본으로 하는 관행 전정은 비료를 많이 줘서 수세가 지나치게 세져 버린다든가 6월에 비가 많아서 자연낙과가 생기 는 경우가 자주 발생했다. 그렇지만 이케지리 씨의 감 과수원은 여전히 많은 수확을 올렸다. 도장지 이용기 술과 함께 비료를 적게 사용한 덕분이다.
도장지는 주지와 아주지 위에 80~100㎝ 간격으로 남긴다. 도장지에 붙은 열매가지는 약 30㎝이기 때문 에 양쪽에서 뻗어도 서로 겹치지 않는다. 또한 사진의 곁가지(도장지)는 3년간 열매를 맺었기 때문에, 솎음 전정을 해서 다른 도장지와 바꿀 예정이다.
전정 후의 모습. 도장지에서 2년째 가지 중 끝쪽의 가지는 반드시 남겨둔다(자름 전정을 하면 잘린 가지 밑의 가지만 수세가 세져서 열매를 맺기 어렵다). 그 외의 2년째 가지는 볕이 잘 들어올 수 있도록 사진처 럼 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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