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我/농업기사철

홍화씨 생산 연간 1억 수입

홍화씨 생산 연간 1억 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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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시 인지면에서 홍화 농사를 짓는 이윤기씨(59)는 컴퓨터를 켜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오늘은 주문이 얼마나 들어왔을까 설레는 마음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요. 많게는 하루 수십건이 넘게 주문이 밀려 있거든요.” 전자상거래를 시작한 뒤로 ‘컴퓨터 박사’가 다 됐다는 이씨는 홍화와 관련된 자료며 사진 등을 홈페이지에 올리느라 하루 종일 분주하게 움직인다. 콩이며 마늘, 표고농사를 짓던 이씨가 홍화와 인연을 맺은 건 2000년 초반의 일이다.

“힘은 좀 들더라도 새로운 작목에 도전해 생산부터 판로까지 직접 개척해 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여성에게 좋은 농산물이라면 승산이 있겠다 싶었죠.” 그때 발견한 것이 홍화였다. 당시 관절염 약으로 쓰이던 홍화씨는 값이 좋아 1㎏당 8만원을 훌쩍 넘었다. 다행히 첫해 농사는 풍작을 거뒀지만, 판로가 문제였다. 고심 끝에 이씨는 친지 등에게 ‘한번 먹어 보라’며 강권하다시피 맡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반응은 뜨거웠다. 마침 홍화씨가 뼈 질환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찾는 이들이 늘었다. 이씨는 안정적인 판로 확보를 위해 시농업기술센터의 도움을 받아 홈페이지 제작에 나섰다. 판매에 자신이 붙자 이번에는 홍화씨를 이용한 기능성식품 제조에 눈을 돌렸다. 홍화씨의 소화·흡수를 돕기 위해 환이나 분말·차 등 가공식품을 개발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힌 것. 그러는 사이 660㎡(200평)로 시작한 농사규모는 올해 8,250㎡(2,500평)로 크게 늘었다. 이곳에서 이씨는 3.3㎡(1평)당 700~800g의 홍화씨를 생산해 씨와 분말, 환 등을 판매하고 있다. 단골만 2,000여명이 넘어 “한해 수입이 1억원은 족히 된다”는 그의 말이 과장은 아닌 듯싶다.

‘잇꽃’으로도 불리는 홍화는 이집트가 원산지로 특히 씨에 칼슘과 칼륨, 마그네슘이 많이 들어 있어 골다공증이나 골절상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배법이 간단하고, 가뭄에 강한 것이 강점. 중부지방의 경우 7월 중순경, 장마가 시작되기 직전에 수확한다. 다만 줄기에 가시가 많고, 기계 작업이 어려워 일일이 사람 손을 빌려 수확을 해야 하는 게 문제다. 수확 시기가 복(伏)날과 겹치면서 뜨거운 햇빛 아래서 일해야 하는 탓에 일손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씨는 “홍화 재배가 늘지 않는 것도 수확할 때 어려움이 크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홍화는 재배법이 까다롭지 않은 데다, 뼈 질환에 효능이 있어 새로운 작목을 찾는 농업인들에겐 한번 도전해 볼 만한 작물”이라고 말했다.

서산=백연선 기자 white@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