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기름은 바로 한국 스타일~
또 지방산의 45%에 달하는 리놀레산(오메가-6)은 남성호르몬 분비를 활발하게 하고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작용을 한다. 또 참깨의 리그난 성분은 참기름을 상온에 보관해도 산패되거나 변성되는 것을 막아준다. 참기름은 여러가지 필수 아미노산을 포함하고 있는 단백질은 물론, 비타민E의 함량도 높다. 그 자체로 완벽한 영양의 조화를 갖춘 것이다. 그러다 보니 합당한 평가를 받은 듯했다. 참기름은 보통 음식의 풍미를 더해주는 것으로 마지막 단계에서 양념으로 사용하면 좋다.
그런데 들기름이 은상을 받은 것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보통 깻잎을 생산하고자 재배하는 들깨에서 채취하는 들기름은 한국·일본·중국 등 동아시아권에서 주로 먹는다. 사실 알고 보면 우리나라에서 대부분 생산되고 활용된다. 그래서 우리나라 고유의 기름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놀랍게도 들기름의 지방산은 알파-리놀렌산(오메가-3)이 60%를 차지한다. 여기에다 리놀레산(오메가-6)이 14%, 올레산(오메가-9) 20% 등으로 구성돼 있다. 사람에게 유익한 성분인 오메가-3·6·9 성분이 모두 포함된 데다 비율도 이상적이다. 들기름에 다량 함유된 오메가-3는 항암효과는 물론, 동맥경화와 고혈압 예방·치료에다 칼슘·철분도 풍부해 성장기의 어린이나 노인들에게도 좋다. 다만 들기름은 상온에서 보관하면 산화되기 쉬운 게 단점이다. 나물을 볶거나 무칠 때, 샐러드드레싱과 찌개를 만들 때 맛과 영양을 높이는 용도로 활용한다.
특히 건강을 위해서는 오메가-3와 오메가-6의 비율이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오메가-3가 풍부한 들기름과 오메가-6가 많은 참기름을 50대 50, 30대 70 등의 비율로 섞어 활용하면 기름의 고유기능을 살리면서도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취재를 하면서 우연히 프랑스에서 열린 ‘세계의 기름 콩쿠르’에 출품된 참기름·들기름을 제조하는 업체 관계자를 만났다. 그는 우리의 참기름과 들기름은 먹거리 한류를 이끌어 갈 소중한 자원이라는 강한 신념을 갖고 있었다.
◇도움말= 최춘언 전 한국식품과학회 회장, 최은옥 인하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정훈백 ㈜두바이오 대표 ◇참고도서=<기름의 올바른 선택법과 섭취방법>(오쿠야마 하루미 외 2인, 신일북스)
김기홍 기자 sigmaxp@nongmin.com
요리에 기름을 사용하는 것이 건강의 적인 양 생각되는 요즘. 그렇다고 전혀 기름을 사용하지 않은 음식을 먹는 게 어디 그리 쉬운가. 게다가 모든 기름이 다 똑같지는 않다. 건강에 도움되는 기름도 있다는 것. 구하기가 쉽지 않고 가격이 비싼 게 흠이라면 흠이다. 민간요법으로, 요리연구가만의 비법으로 사용되는 이색 기름을 모았다.
◆녹차씨기름=차나무 씨를 압착해 얻는다. 카테킨·사포닌 같은 노화 예방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건강 식용유로 인기가 높다. 물처럼 맑고 냄새도 거의 없어서 요리하면 느끼하지 않고 깔끔하다. 항산화물질인 토코페롤과 스쿠알렌이 다량 함유돼 있다. 특히 스쿠알렌을 2.37% 함유하고 있는데, 이는 올리브유가 함유한 양보다 10배 이상 많은 것이다. 스쿠알렌은 피부 산소공급, 항산화작용, 피부 탄력 유지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이 밖에 진통작용과 살균 작용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녹차씨기름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억제하고 장기적으로는 체력을 향상시킨다고도 한다. 올리브유와 성분 조성이 비슷해 고급 샐러드유나 드레싱오일로 활용할 수 있다. 나물을 무치거나 샐러드드레싱을 만들 때 요긴하다.
◆고추씨기름=고추씨로 만든 기름으로 고추기름과 다르다. 고추기름은 마른 고추를 기름에 볶아서 만든다. 고추씨기름은 느끼하지 않은 매운맛이 특징이다. 고추의 매운맛을 내는 성분인 캅사이신이 지방을 태우고 신진대사율을 높인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 캅사이신은 고추씨에 가장 많이 들어 있다. 찌개류나 볶음 국수를 만들 때 활용하면 칼칼하면서도 톡 쏘는 듯한 매운맛을 낼 수 있다.
◆산초기름=산초는 예로부터 소염, 식욕증진, 냉증완화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산초의 겉껍질은 분말로 해 추어탕과 같은 음식의 양념으로 활용하고 속에 든 열매를 압착해 기름을 짠다. 산초기름에는 올레인산과 리놀산 같은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돼 있다. 민간요법으로는 산초기름이 소화기 계통 질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장병, 기관지 천식에 좋으며 특히 소화기암 환자는 하루에 두번, 식사 후 작은 한숟갈을 복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산초 열매는 냄새가 독특하지만 산초기름은 박하향 비슷한 향이 난다. 한번 입맛을 들이면 중독성이 있다. 스님들은 사찰 음식에 주로 활용한다. 부침이나 볶음 요리에 활용하면 향과 맛이 좋아 산초기름으로 부친 두부부침을 선보이는 식당도 인기다. 들기름과 함께 요리에 활용해도 그만이다.
◆홍화씨기름=홍화는 노란색과 붉은색이 우러나는 잇꽃을 한방에서 부르는 이름이다. 본래 꽃을 염료로만 이용했지만 홍화씨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약용으로 재배한 지 오래다. 홍화는 약성이 따뜻해 피를 맑게 해준다.
홍화씨는 골절과 골수염·골다공증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나타낸다. 홍화씨로부터 추출한 기름은 불포화지방산이 76%나 함유돼 있어 고혈압과 동맥경화의 원인이 되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크게 낮춘다고 알려져 있다. 통증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홍화씨유는 참기름 못지않게 식용유로서의 가치도 높다. 샐러드드레싱은 물론, 튀김, 각종 부침, 볶음에 두루 사용할 수 있다.
◆호두기름=부드럽고 담백하며 고소한 호두 맛이 난다. 동맥경화 예방, 관절기능 강화, 자양강장, 천식 완화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신약본초>에 따르면 호두기름은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비타민A와 E·칼슘·인·철분·섬유질 등 몸에 좋은 영양소를 다량 함유해 건강에 좋다. 기관지·폐가 좋지 않아 감기에 잘 걸리거나 천식으로 말미암은 기침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호두 기름은 면역력 강화에 특히 효과가 있다. 풍습성 관절이나 노화로 오는 관절에도 도움이 된다. 호두가 뇌에 좋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호두기름은 두뇌 활동에 효과를 나타내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작용을 해 볶음밥 등에 활용해 청소년들에게 자주 먹이면 좋다. 갱년기 여성에게도 권할 만하다. 그냥 먹기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하루에 밥숟갈로 한숟갈씩 먹으면 효과가 있다. 고소한 맛이 있어 샐러드나 무침 요리에 활용하면 좋다. 상온에 두면 산화하기 쉬우므로 반드시 냉장고에 보관한다.
◇도움말=허은선<지리산약초학교 교장>, 김종철<하동녹차연구소 책임연구원>, 배성문<경남도농업기술원 농업연구사>
[기름]기름 보관법
참기름 병에 굵은 소금 넣으면 더 고소하고 신선, 들기름은 산패 빨라 냉장고에 넣어 1개월내 사용
참기름은 밀봉해 햇빛에 노출되지 않으며 바람이 잘 통하고 습기가 적은 곳, 온도 변화가 없는 곳에 보관한다. 입구가 좁고 색깔이 짙은 병에 여러 개로 나눠 밀봉한 뒤 냉장 보관해도 괜찮다. 참기름을 냉장 보관하면 응고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나 사용 전에 상온에 꺼내 놓으면 원래의 상태로 돌아간다.
상온에서 보관하려면 소금 항아리에 참기름 병을 묻어 놓아도 좋고, 참기름 병에 굵은 소금 한스푼을 넣어 놓으면 소금은 참기름에 녹지 않기 때문에 맛이 짜지거나 변하지 않으면서 참기름 특유의 고소한 향과 맛을 신선하게 오래 보관할 수 있다.
들기름은 참기름에 비해 산패가 더 빠르므로 냉장고에 보관하되 1개월 이내에 사용하도록 한다. 1개월이 지나면 오메가-3 지방산인 알파-리놀렌산의 산패가 시작되므로 냉장고에 보관해 놓고 개봉하지 않았더라도 3개월 이상 된 것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상온에 보관할 때는 소금 항아리에 넣어두고, 들기름과 참기름을 8대 2 비율로 섞어 주거나 마른고추와 함께 넣어 보관하면 좀 더 오래 보관할 수 있다.
김윤석 기자 trueys@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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