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敎/생명과얼굴들

가을이 가는 풍경

가을이 가는 풍경

 

 

가을이 깊어지면, 나는 매일 같이 뜰의 낙엽을 긁어 모으지 않으면 안된다. 날마다 하는 일이지만 낙엽은 어느덧 떨어져 또다시 쌓이는 것이다. 낙엽이란 참으로 이세상 사람보다 많은가 보다. 벚나무 아래에 긁어 모은 낙엽의 산더미를 모으고 불을 붙이면 속의 것부터 푸슥 푸슥 타기 시작해서 라는 연기가 피어 오르고, 바람이나 없는 날이면 그 연기가 얕게 드리워서 어느덧 뜰 안에 가득히 담겨진다.낙엽타는 냄새 같이 좋은 것이 있을까. 갓 볶아낸 커피냄새가 난다.

잘 익은 개암 냄새가 난다. 갈퀴를 손에 들고는 어느때까지 든지 연기 속에 우뚝 서서 타서 흩어지는 낙엽의 산더미를 바라보며, 향기로운 냄새를 맡고 있노라면, 별일간 맹열한 생활의 의욕을 느끼게 된다. 연기는 몸에 배어 어느 곁엔지 옷자락과 손등에서도 냄새가 난다.     - 이효석의<낙엽을 태우면서>

 

오랜 일상으로부터 올아온 당신의 피곤한 심성을 위해 익어가는 가을 속으로 침잠해 봅니다. 겨울을 재촉하는 찬비가 내리는 만추는 어디에고 자신의 채취를 G선상의 아리아처럼 흘리고 있습니다. 덩치 큰 나무의 무성한 잎사귀들은 마음 병아악화 되었는지 무척이나 수척해졌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는 깊어가는 하늘로부터 떨어져 내리는 푸른 물방울의 변신인듯한 바람이 불고있습니다. 침전되었던 모든 감상적인 것들이 일어나고 가을은 하얀 손수건 내밀어 우리의 시야를 청정하게 닦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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