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ions & Development
Vol. 11 봄호 2013
미국의 인삼과 블루베리 농가를 가다
미국 특작농업의 현장에서
지난해 말 우리 대학 특작과 학생들과 한국 농업 · 농촌의 활로를 찾기 위한 미국 대륙횡단 연수를 실시했다. 미래 농사꾼 CEO가 되기 위한 목표로 입학한 이들에게 미국농업과 특작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한 초석의 걸음이었다. 최대의 농산물 수출국 미국 농업과 소비자를 알지 못하면 우리 농업의 아픔을 딛고 미래로 나아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농업은 한 세기를 지나며 농장, 농가, 농촌의 많은 변화를 겪었다. 지금의 미국농업은 대규모 전문농장, 고생산성 기계화 농장, 500만대의 트랙터, 기술혁신과 시장 다변화로 대변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농업 생산물은 엄청난 증가를 보이며 세계의 농산물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이제 미국 내에서도 새로운 농산물 소비 패턴이 만들어 지고 있다. 웰빙 열풍과 함께 건강식품에 대한 인기가 상승되고 있다. 또한 최근 강남스타일과 K-Pop 등 한류 열풍과 맞물려 한식뿐만 아니라 한국 특산품에 대한 현지 관심도 높아지고 있었다.
특히, 세계의 건강특산물인 인삼의 미국 현지의 재배 현장을 견학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 일이다. 이는 미국과 경합을 해야 할 우리로서는 빼놓을 수 없는 코스 중의 하나이다. 아울러 국내에서 건강작물로 각광받고 있는 블루베리의 원산지 농장과 시장을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코스라 생각했다.
미국 인삼농업 특화단지
미국에서 인삼(人蔘)을 가장 많이 재배하고 있는 곳은 위스콘신(Wisconsin) 주(州)이다. 화기삼이라 불리는 미국인삼(Panax Quinquefolium)은 한국에서 재배하는 고려인삼(Panax ginseng)과 속간에 차이가 있으나 인삼의 모양은 거의 같다.
미국 중서부의 위스콘신주는 미국 인삼 재배 70%를 점하며 중심지로 군림하고 있다. 위스콘신주에서 재배되는 인삼의 효력이 다른 미국산보다 뛰어나다는 한약 마니아(Herbal medicine buffs)들의 평가에 힘입어 이곳 농민들은 인삼재배로 큰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지붕 개폐식 토양관리, 기계화된 미국인삼 재배포장
그러나 중국과 캐나다산 인삼 재배업자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타 지역 상품을 위스콘신주에서 재배된 인삼인 것처럼 공식인증을 도용하여 판매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위스콘신주의 인삼재배 산업이 타격을 받고 있다. 우리가 우려하고 있는 외국산 인삼이 한국산 인삼으로 둔갑하는 문제점을 미국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위스콘신주 인삼위원회(The Ginseung Board of Wisconsin)는 미국의 차이나타운을 기습 방문해 중국산 인삼이 위스콘신산으로 둔갑해 판매되는 경우를 적발해내고 있다.
Hsu's Ginseng Enterprises, Inc(T6819 County Hwy W P.O. Box 509 Wausau)는 1974년에 설립되었으며 인삼농장의 규모는 1,000에이커에 이른다. 위스콘신주의 기후와 토양 덕택에 이곳에서 재배된 인삼은 최상급으로 평가되고 있다. 매년 백 만 파운드의 인삼을 생산하여 주로 건강보조제, 허브류, 드링크류, 차류, 화장품, 스킨캐어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그 외에도 각종 약재와 무공해 퇴비 등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미국인삼인 화기삼 제품
이곳에서 재배된 인삼은 다이어트, 당뇨병, 불면증, 소화불량에도 좋은 효능을 보이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삼의 효력이 월등하다는 것은 미국 내에서도 정설처럼 알려져 있었다. 단, ‘고려인삼 먹으면 열 오른다’는 오해가 미국인들이 한국인삼을 멀리하는 큰 이유이다.
고려삼의 승열작용 오해 풀다
이제 한국인삼에 꼬리표처럼 붙어 다녔던 승열작용에 대한 오해가 국제 공동연구결과로 해결돼 수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중국과의 국제공동연구 결과를 통해 승열작용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고 있다.
즉, 체온과 열이 오를 때 나타나는 증상을 점수로 환산한 결과, 고려인삼과 서양삼 처리구간에 유의적인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고려인삼의 부작용으로 인식되고 있는 승열작용에 대한 오해는 근거 없는 것으로 규명되었다.
식품으로서의 안전성도 입증되어 대미 수출에도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 인삼공사의 미국 수출은 지난해 1,000만 달러를 넘어서 2002년 23만 달러에 비해 무려 40배가량 증가했다. 해외로 수출되는 국내 인삼제품 중에서 일본, 홍콩, 대만, 중국시장이 컸으나 앞으로 미국시장의 증대가 예상되고 있다.
미국 불루베리 농장지대
미국은 블루베리 산업의 종주국이다. 블루베리는 진달래과 식물이다. 전 세계적으로 400여 종이 분포되어 자생하고 있는 식물이다. 미국은 자생하고 있는 블루베리는 100여 년 전부터 상업화하기 시작하여 전 세계 블루베리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강국이다.
미국은 광활한 토지에 대규모로 블루베리 농원을 조성하여 재배하고 있다. 블루베리는 과수치고는 재배상의 관리가 까다롭지 않아 수확 기간 외에는 큰 일손이 필요로 하지 않는다. 미국의 대규모 면적의 농원에서는 주로 멕시칸들이 수확하거나, 기계수확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코스모 블루베리 농장(3211 Nesco Road. Hammonton, NJ 08037-3605)은 교포 이대현씨가 운영하고 있다. 코스모팜은 블루베리를 미국 뉴저지 해몬튼에 1,000ha의 블루베리농장을 30년 이상 재배해 왔고 2011년부터 노스캐롤라이나에 100ha를 식재하는 미국 내에서도 대규모의 농원이다.
뉴저지 해몬톤 불루베리농장 토양측정 연수
미국의 블루베리 재배면적은 현재는 약 30,000ha 정도로 추정된다. 미국은 블루베리 수출에도 적극적이다. 미국의 블루베리 협회는 조직적으로 국제적인 영업망을 가지고 있다, 미국의 블루베리협회에는 미국의 블루베리 생산자뿐만 아니라, 외국의 블루베리 생산자와 생산자 조합이 가입되어 있다. 그 이유는 전 세계 블루베리 시장을 주도하는 미국의 유통망을 활용하면 블루베리의 수출이 쉽게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산 블루베리 생과실이 지난해 처음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항공편으로 수입되었다. 지금까지 냉동·건조 제품으로만 수입되던 블루베리가 이제 생과실로도 수입되면서, 국내 블루베리 농가들이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한 때이다.
블루베리는 열매가 작고 매우 많이 달려 수확하는데 노동력이 많이 든다. 미국은 나무 크기를 낮추고 나무 안쪽에는 가급적 열매를 맺지 않도록 가지치기를 하여 기계화하고 있다. 수확의 기계화는 인건비는 절약하나 품질이 현저하게 저하되는 단점이 있다. FTA 이후 국내 재배상황이 어려워도 고품질 안전성 불루베리는 승산이 있고 우리가 나아갈 길임을 인식하게 한다.
미국의 힘은 지역농업의 과학화
미국농업의 힘은 역시 과학농업에서 찾을 수 있다. 거의 모든 미국인삼재배 포장의 토양산도(pH)는 5.0~5.5, 블루베리 농장의 토양산도도 4.3~4.5로 정확했다. 유기물 함량 5~15%의 물빠짐이 좋은 모래참흙에 블루베리가 심겨진 것을 보고 너무 놀랐다. 또한 산성 토양에서는 붕소 성분 유실이 심해 수시로 보충해 주며 질소비료는 유안(황산암모늄)을 선택하고 있었다. 초산태 비료나 요소비료를 주면 산소부족과 산도 상승으로 생육이 불량해지기 때문이다.
백 년 전인 1913년에 설립된 위스컨신대학 토양연구실(University or Wisconsin Madison- Soil Testing Laboratories)은 농민과 밀착하여 지역의 과학영농 산실이 되고 있다. 1966년부터는 토양 분석뿐만 아니라 식물 분석 및 각종 사료 및 작물 분석 등을 제공하고 있다. 위스컨신에 있는 농장, 주택, 농사법인에게 다양한 정보와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C/N율 분석을 통해서 문제가 되고 있는 유기퇴비에 대한 과학적 판정은 농민과 소비자에게 믿음을 주고 있다.
미국 위스컨시주 위스컨신대학 토양연구실 토양검증
에필로그
어느 TV 방송에서 ‘미국 농부 조엘의 혁명’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한 적이 있다. 조엘은 미국이 주목하고 있는 과학적이고 생산적인 농장인 폴리페이스 의 농장주이다. 농업에 대한 남다른 철학을 실천하고 일에 열정이 넘치는 조엘은 “머리 좋은 젊은이들이 공기, 땅, 물을 책임지도록 하자.”고 주장한다.
우리나라도 젊은 농부에게 더 큰 관심이 필요하다. 특히, 건강시대를 선도하는 특용작물 분야는 더욱 체계적인 접근으로 세계시장을 두드릴 때이다. 이번 미국 농장 방문에서도 번득이는 젊음의 지혜와 눈빛을 보았다. 우리 젊은 농부들이 농업의 과학화로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설 날을 기대해 본다.
한국농수산대학 특용작물학과 교수 장광진
☎: 031-229-5011, chang@af.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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