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農/발효이야기

음용식초의 개발과 시장

음용식초의 개발과 시장

 

1300억 매출규모에 52% 성장률
 

 

   
 

 

 

식초는 특유의 향을 지닌 신맛의 액체로 술에서 탄생한 발효식품이자 조미료다. 조미료로서 식초의 역사는 소금 다음으로 오래 됐을 것으로 추정되며, 음료로서도 오랜 역사를 가진 식품이다. 식초는 알코올을 먹고 사는 초산균에 의해 생성되기 때문에 술의 역사와 비슷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식초는 술에서 만들어지는 특성 때문에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명주는 그 나라의 대표식초를 탄생시킨 모태가 된다. 좋은 식초를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재료를 엄선하고 정갈한 마음으로 술을 빚어 발효시킨 후 숙성까지 충분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제대로 된 식초를 만들려면 원료인 씻은 쌀을 불려 놓았다가 쪄서 고두밥을 만든다. 고두밥에 담금수를 붓고 누룩을 넣어 25℃에서 7일 동안 발효시켜 막걸리를 만든다. 막걸리가 다 익으면 체에 걸러 도수를 확인하고 6% 내외 정도면 식초를 만들 항아리에 옮겨 담아 초산균을 첨가한다. 이때 첨가하는 초산균은 종초(種酢), 즉 씨식초라 하여 별도로 준비한 초산균주를 뜻하지만, 옛날에는 이전에 담가 두었던 맛좋은 식초를 첨가해 식초를 만들었다.
20~30℃에서 45일 정도 발효시킨 후 적당하게 발효가 됐으면 이를 여과해 최종적으로 식초 항아리에 담아 일정기간 숙성을 시켜야 제대로 된 식초로 탄생된다. 숙성기간은 보통 2~3개월 정도가 필요하며, 숙성기간 중 초산 특유의 자극성 냄새가 줄어들고 재료 특유의 향과 식초의 맛이 부드러워진다.


발효식초는 조미료로서 요리에 이용된다. 요리에 이용되는 발효식초는 원료에 따라 동양에서 많이 이용하는 곡물식초와 서양에서 주로 이용하는 과실식초, 그리고 주정식초로 구분되며 각각 독특한 향미를 지니고 있다.
최근들어 사람들의 기호에 맞춰 고추, 흑미, 허브, 매실, 바나나 등의 식초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식초의 신맛은 입맛을 돋워주어 영양불균형과 탈수를 예방해 주기 때문에 여름철 요리에 많이 이용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차가운 음식에 식초를 넣는 경우가 많으며 냉국, 냉면, 생채, 겨자채, 초질임 등이 대표적인 식초를 이용한 요리다.
고기, 가금류, 해산물, 채소에 발라주는 용도로 사용되는 식초 소스나 드레싱은 지역의 특성에 따라 이용방법이 발달했다. 중국요리에 많이 쓰는 간장·식초소스는 2~3차 소스의 재료가 되기도 하고, 전채요리와 고기요리 등에도 많이 이용된다.
어패류를 활용한 음식이 많은 제주도나 일본 등 해안지방에는 신선도나 위생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식초소스가 발달됐다. 서양에서는 식초와 샐러드기름을 기본으로 하고, 그 외에 소금, 파프리카, 후추 등의 조미료들을 섞어 샐러드드레싱으로 이용하고 있다.

 

 
   
 

중국·미국·일본은 음용(飮用)식초에 관한 오래된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다.
특히 미국의 대표식초인 사과식초는 산뜻한 맛을 강점으로 해 드레싱뿐만 아니라 드링크로도 널리 이용되고 있다.
이 같이 전통에 머무르던 음용식초는 최근 신맛과 칼로리를 줄이고, 다양한 과일성분으로 풍미를 높이면서 산업화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음용식초 시장은 2002년 30억 원에서 2011년 1천300억 원 규모로 연평균 52%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대상, 샘표, CJ 등 3개사의 음용식초 시장점유율이 90%이상을 보이는 가운데 웅진, 사조해표 등도 가세해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대상 청정원의 ‘마시는 홍초’는 홍보모델로 걸그룹 ‘카라’를 내세워 2011년 일본시장의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과 우리나라의 경우, 남성보다는 여성, 특히 건강과 다이어트 등에 대한 관심이 높은 20~40대에서 음용식초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소비자들은 건강(24%), 피로회복(21%), 미용(13%), 영양밸런스(11%), 다이어트(10%)의 순으로 식초를 마시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피로회복(19.6%), 다이어트(19.6%), 변비개선(18.3%), 유연성 개선(15.5%), 식중독 예방(8.2%)의 순으로 음용식초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수천 년을 이어온 발효음식문화에도 불구하고 일제시대 자가양조 금지로 전통식초가 사라졌지만, 최근 이를 복원하려는 움직임이 부상되고 있다.


현재 한국의 음용식초 개발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대표주자는 천연식초학교를 운영하는 ‘구관모식초’의 구관모 대표인데, 그는 식초의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 그는 1994년 국내 최초로 송엽, 다슬기, 유정란, 오디, 해삼 식초를 제조했고, 3년 이상 숙성된 흑초만을 고집하는 옹고집 명인이다. 그는 전통식초와 관련된 4권의 서적을 낸 식초전문가이기도 하다.
‘초산정’의 한상준 대표는 100% 유기농 원료만을 엄선해 누룩을 직접 띄우고 2개월간 발효, 1년 이상 땅속 숙성을 거친 식초를 탄생시키고 있다. 그의 대표상품은 오곡미초에 속리산에서 방사로 키운 오계(烏鷄)의 알, 우두산에서 나는 벌꿀을 넣어 ‘초밀란’이라는 최고의 보양식을 개발했다.

‘한애가’의 정옥란 대표는 전통기법을 살려 인삼마늘 식초, 고구마 식초, 사자발쑥 식초 등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달인이다. 그녀는 곡물로 숙성 발효시킨 원균에 우리 땅에서 나는 한약재, 은행, 6년근 강화인삼을 넣는 프리미엄급 식초를 생산하고 있다. 정 대표는 이 식초를 제조하기 위해 강화도 마니산에서 나는 암반수만을 이용하는 등 원료 선정에 철저한 장인정신을 발휘하고 있다.

 

<도움말=농촌진흥청 농식품자원부 발효식품과 여수환 대표>

 

 

 

 

 

 

식품으로서의 ‘발효액’
품질안정성 확보가 우선

 
▲ 농촌진흥청 박혜영 박사
인터넷에 ‘발효액’을 검색하면 연관검색어로 발효액 만들기, em발효액, 그리고 발효액 앞에 붙는 수식어로 도라지, 민들레, 포도, 쑥 등 우리가 아는 식물들이 줄을 선다. 이를 보면 발효액은 쉽게 만들 수 있으며, 다양한 원료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흔히 기능성을 기대하며 발효액의 원료로 약용·자생식물 등을 많이 이용한다. 그러나 발효액은 음료 또는 조미료 형태인 식품으로서의 섭취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약(藥)과는 확실히 구별돼야 한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공개되는 ‘식품회수/판매중지’ 정보를 살펴보면 발효액 관련 제품의 경우, 식품의 원료로 이용될 수 없는 원료를 사용해 제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일반 가공품으로 허가를 받기 위해서, 혹은 상품화 계획이 없다고 하더라도 원료에서 유래될 수 있는 기타 유해성분 때문에 제한하는 식품원료를 준수해야 한다.
발효액의 안전을 위해 철저히 관리돼야 할 다른 한 가지는 바로 미생물이다. 살균된 원료를 이용해 종균에 의한 발효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발효액 제조과정 중에 원료나 환경으로부터 다양한 미생물의 접근이 이뤄진다. 우리 실생활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곰팡이가 바로 그것인데, 안전 불감증으로 이를 쉽게 무시하는 경향이 많다. 곰팡이라고 다 유해한 것은 아니지만, 특히 아플라톡신(aflatoxin)은 곰팡이가 사라져도 발효액에 남아서 사람에게 강한 발암성과 변이원성을 주기 때문에 매우 치명적이다. 이에 대한 우려로 발효액이 과거 건강기능식품의 ‘식물추출물발효’ 식품유형일 때, 총아플라톡신, 페오포르비드, 카드뮴에 대한 제한규격을 신설한 바 있다. 물론 현재 발효액의 신고대상이 되는 식품유형 규격에 이러한 항목이 포함돼 있지 않지만, 식품 안전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항상 관리 항목에 이러한 위해 요소를 포함시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발효액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상반된 두 가지 견해를 갖는다. 발효액에 대한 믿음이 넘쳐서 대체 의약품으로까지 생각하는가 하면, 또 한편으로는 전혀 입을 대지 않는 소비자들도 있다. 따라서 발효액이 다른 발효식품과 동일하게 하나의 식품유형으로 인정을 받고 소비자에게 더 가까이 다가서기 위해서는 먼저 믿음과 신뢰뿐만 아니라 품질의 안전성이 확보돼야 한다. 쉽게 놓치기 쉬운 곳에서 건강이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에 발효액을 담은 날부터 발효액에 항상 관심과 관리, 애정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
최근 농촌현장을 방문하게 되면 발효액에 대한 열기가 가득하다. 대부분 주 생산 작목은 아니지만 스스로 건강을 위해 시작했거나, 부가소득을 위해서, 귀농한 사람들이 많이 담는다. 이들은 교육현장에서 마지막에 같은 공감대를 형성한다. 품질향상을 위한 기술과 함께 안전한 먹거리로 건강을 꿈꿀 수 있는 발효액을 만들어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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