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敎/한국농수산대

여름과 가을 사이

긴 여름과 결실의 가을

 

 

긴 여름을 보내고 돌아와 훌적 변해버린 약초밭을 살피고 풀을 깍고 약재 창고를 정리하는 농부의 뒷모습에서 젊은 농심(農心)의 의지가 묻어납니다. 때늦은 가을장마를 겪어내며 기른 작물들이 걱정됩니다. 곧 펼쳐질 황금 수확을 예고하며 잘 자라고 있는 약초들에 예비 농부들의 수고가 알알이 맺힙니다. 누군가가 고독했던 한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Rilke, Reiner Maria, 1875-1926)의 <가을날>을 소리 높혀 암송을 시작했습니다.

 

주여 때가 왔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당신의 그림자를 태양 시계위에 던져 주시고, 들판에 바람을 풀어놓아 주소서./ 마지막 열매들이 탐스럽게 무르익도록 명해 주시고, 그들에게 이틀만 더 남국의 나날을 베풀어 주소서./  열매들이 무르익도록 재촉해 주시고,/ 무거운 포도송이에 마지막 감미로움이 깃들이게 해 주소서. / 지금 집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지을 수 없습니다./ 지금 홀로 있는 사람은 오래오래 그러할 것입니다./ 깨어서, 책을 읽고 길고 긴 편지를 쓰고,/ 나뭇잎이 굴러갈 대면, 불안스레 가로수길을 이리저리 소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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