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삼연구자협의회 소식지
2014 Vol.3 Autumn
푸른 하늘, 넓은 교정, 싱그러운 젊음...
대학캠퍼스는 생각만으로도 젊음과 낭만을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아직까지도 이런 아날로그적 감성을 되살아나게 하는 건 무엇 때문일까? 다가올 불확실한 미래에 고민이 많은 시기지만, 그래도 학창시절이 가장 행복하다고 하는 모든 사람들의 공통점 때문일 것이다. 여름 기운이 가득한 8월의 교정, 한국농수산대학 특용작물학과 장광진 교수를 찾았다. 부드러운 미소와 온화한 목소리로 풀어내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1997년 문을 연 한국농수산대학은 ‘미래 한국 농업을 이끌어 갈 새로운 인재를 키운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각 나라들과의 FTA, 기후 변화 등 대내외적으로 힘들고 어려운 농업부분에서 그 돌파구를 찾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안은 결국 ‘사람’, 즉 전문 농업 인력을 육성해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이곳에서는 기존 농과대학과는 차별화된 실습위주의 교육으로 농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자신만의 꿈을 가지고 도전할 수 있게 한다.
특히, 인삼은 다른 작목과 달리 6년이라는 긴 시간을 기다림으로 견뎌야(?) 하기에 젊은 농부들에게는 또 하나의 어려움이 부가되고 있다. 학교(이론)와 현장의 괴리감을 최소화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특용작물과 장광진 교수(이하 장교수)는 현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학생들과 같이 찾아가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또한, 인삼마이스터대학과 최고농업경영자과정 인삼약초 주임교수로서 현장 경험과 교육생간에 상호 교류가 상생효과로 발전하고 있어 감사하고 있었습니다.
실험실의 데이터보다는 현장의 데이터가 더 중요하다
한국농수산대학의 가장 큰 특징은 현장 중심의 교육을 한다는 것이다. 3년의 대학과정 중 1학년과 3학년은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2학년은 1년간 자기가 전공한 분야를 전국에 있는 현장 농장에서 실습한다. 이러한 교육 방식은 우리나라는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커리큘럼이다.
장교수 또한 학생들에게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실험실에서 얻어지는 정확한 수치의 데이터보다는 스스로 궁금증을 가지고 접근해서 얻는 현장의 데이터가 중요하다고 한다. 비록 현장의 데이터가 완벽하지 않을 지라도 수많은 변수를 통해 얻어지는 현장의 데이터는 학생 개개인에게 또 다른 동기를 부여하기 때문이란다. 농수산대학의 특성상 교수의 역할은 폭넓은 전공지식을 전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장에 바로 접근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것이 가장 큰 임무라고 한다. 왜냐하면 일반대학처럼 졸업 후‘취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졸업 후 바로 자기만의 ‘사업’이 시작되는 것이라서 그런 부담에 항상 어깨가 무겁다고 전한다.
농업은 기다림, 마음의 밭을 가는(耕) 것이 기본
장교수는 3년간의 교육과정과 1년의 심화과정 속에 전문농업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사경(四耕)의 단계로 나누고 있다.
1. 심경(心耕) : 전문농업인이 되기 위한 마음자세를 만들고 기다림을 배우는 단계로 자신의 목표와 꿈을 세우는 단계
2. 토경(土耕) : 영농의 기본인 밭을 만들기 위한 기초지식을 배우는 단계
3. 작경(作耕) : 자신이 재배할 작목을 선택하고, 그에 대해 탐구하는 단계
4. 매경(賣耕) : 재배한 작물을 어떻게 소비자에게 판매할 것인지 가공, 유통에 대해 연구하는 단계
이제 농업은 단순히 작물을 심고 길러서 수익을 내는 1차 산업이 아니라 가공과 유통까지 아우르는 6차 산업의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기본이 충실하게 다져져 있지 않으면 전문농업경영인으로 성장하기 힘들다. 졸업 후 바로 영농현장에 뛰어들어야 하는 학생들에게는 장교수가 말하는 이러한 체계적인 과정들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첫 해에 성공하게 만들고 싶다
현재 농촌인구 고령화의 심각성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경영주 1/3이 65세 이상으로 노인층이 많은데, 그 안에서 변화를 찾고 새로운 기술이나 경영방법의 도입을 기대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수십 년 넘게 해온 나름대로의 방식이 있는데 바뀌기를 기대하는 것이 무리일 수 있다. 한국농수산대학 졸업생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 중에 하나가 ‘세대 간의 갈등’인데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젊은 사람들의 눈으로 들여다보면 새롭게 시도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은데, 아버지 세대에서 보면 무모한 시도나, 모험쯤으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 설령 그러한 시도가 받아들여져 첫해에 성공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실패하면 세대 간의 골이 깊어져 최악의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이런 사례들은 장교수의 교육 방식에 변화를 가져오게 했고, ‘첫해에 성공하게 만드는 것’이 교육 목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처음 농업을 시작한 3~4년간은 기술과 이론을 현장에 접목시킨다는 생각으로 장기적인 안목을 가져야한다고 조언했다.
그리고 농업은 시간을 가지고 기다리는 노력이 필요한데 주변에서 들려오는 ‘농업의 허수’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허수에 좌절하거나 포기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이때 중요한 것이 농수산대학 졸업생들과의 끈끈한 네트워크라고 한다. 서로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과의 정보 공유와 의견 교환은 단순한 공감대 형성을 떠나 그 이상의 큰 힘을 발휘한다고 한다. ‘시간을 가지고 기다릴 줄 아는 농업인’이 되는 것이 농업경영주로 성공할 수 있는 기본자세라고 하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세상에 필요 없는 사람은 없다. 모두 다 나름대로 쓰임새가 있다. 리더는 그 사람만의 쓸모를 최대한 살려주는 사람이다. 1%의 가능성이 있다면 그 1%를 완벽하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 야신(野神)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이 ‘리더는 사람을 버리지 않는다.’에서 한 말이다. 사람을 제대로 키우고 더 나아가 그 사람이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일이 제일 중요하다고 장교수는 다시 한번 강조한다.
한국농수산대학에서는 현재 전액 국비로 지원하는 2015년도 신입생들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인삼약초 농업인인들의 깊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모집요강은 학교 홈페이지(https://www.af.ac.kr)에 자세하게 안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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