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農/텃밭이야기

친환경농업 기술적 대담

친환경농업 기술적 공감

 

 

 

엄기철 : 외국에서도 환경농업의 기본전제 조건은 토양유실방지이다. 토양유실방지의 기반이 조성된 후 투입자재에 대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토양유실의 경우 특히 밭의 경우에는 경사지가 대부분이므로 더욱 토양유실의 문제가 크다. 유실된 표토가 하류로 내려가서 수질을 오염시킨다.

조한규 : 우리나라 토양학자와 비료학자들은 더욱 가까워 져야 한다. 비료학자의 경우 성분을 투입하여 작물을 기르는 것이고 토양학자의 경우 토양의 보전과 토양능력을 배양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경우 서로 각각으로 연구하는 것 같다. 유기적인 통합이 없는 각자의 연구에 의한 발표로 인해 농민들은 당황하고 있다. 현장에서 느끼는 표토유실문제 중 가장 심각한 문제는 비료이다. 불량유기질 비료는 비료가 아니라 좀 더 심각하게 말한다면 토양악화라고 말하고 싶다. 단순히 톱밥을 유기물에 버무려 유기질비료라고 투입하고 있다, 그런데 톱밥을 분해시키는 성분 즉 미생물이 필요한데 톱밥을 분해시키는 미생물은 일반미생물이 아니라 버섯균이다. 계분, 우분, 돈분 등을 톱밥과 함께 넣을 경우 심각한 경우 톱밥성분만 남게 된다. 분석을 하게 되면 유기질 함량이 몇 %라는 것이 나올지 모르지만 내용은 토양을 들뜨게 만들어 토양유실이 더욱 많아지게 된다. 일꾼들인 미생물이 잘 생활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준다면 떼알구조를 만들어 표토유실이 심각하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벌거벗어진 토양을 덮을 수 있는 초생재배와 같은 것이 필요하다.

 

이경모 : 초생재배는 유실을 막고 미생물을 길러주는 것인가.

조한규 : 환경농업을 해 나가는 차원에서 제일 중요한 토양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엄기철 : 전적으로 동감한다. 고랭지의 경우 유실로 인해 농사가 지어지지 않는 관계로 유기질 비료로 10∼15cm 정도 복토해 버리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불과 40∼50일 채소농사를 지은 후 다음 작기에 또 10∼15cm 유기질 덩어리로 복토해 버리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근본적으로 생각할 때 농약, 비료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투입된 자재로 봐야만 한다. 물 또한 자재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모든 자재들의 적절한 투입을 생각해야지 어느 특정성분만 넣고 유기농업이라 할 수 없다.

조한규 : 강원도 태백, 정성에 무사마귀병이 많이 발생한다. 그 이유는 유기질비료의 과다시용에 있다. 그것을 다시 말하면 흙도 위장이 있는 것인데, 토양이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유기물을 투입해야지 너무 많은 양을 투입할 경우 사람으로 보면 배탈, 설사가 난 것이다. 즉 유기질 비료라고 해서 다다익선은 아니다. 유기농업은 단순한 자재투입이 아니라 환경과 작물과 사람이 유기적으로 조화가 이루어 졌을 때 유기농업이다.

 

이경모 : 유기질 비료의 투입이 다다익선은 아니라는 말씀을 했는데, 그렇다면 어떻게 투입해야지만 적절한 투입량이 되는 것인지?

엄기철 : 토양에 들어가는 유기물과 성분은 다른 개념이라는 것에서 접근을 해야한다. 미생물의 에너지원은 유기물인데 이러한 유기물을 섭취한 미생물에서 내어놓는 여러성분들은 토양의 입단화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나 현재는 고농도의 유기물을 투입함으로써 비료의 대체물질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즉 토양을 살리기 위해서는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인 요인이 있다. 기본적으로 물리적, 생물학적인 요인 때문에 유기물을 투입하게 되는데, 지금은 화학적인 성분을 대체하는 고농도의 유기물을 투입하면서 유기물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고 있다.

조한규 : 일반적으로 유기질이 많이 들어 있으면 좋은 땅이라고 생각하고 토양속에 항상 영양분은 많이 있어야 한다는 지력주의적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사람의 예를 들어 영양분이 소화되어 배가 고파야 식욕이 생기듯이 어느 시기에는 유기질 함량이 줄어드는 것이 정상인데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항상 유기질 함량이 같은 것이 타당한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소화가 덜 되어 배탈이 난 것인데 이러한 토양을 질이 좋은 토양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유기질은 미생물의 식량인데 다양한 유기질을 활용할 수 있는 미생물들을 다양하게 해줘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엄기철 : 또 하나는 일꾼 즉 미생물도 많아야 하지만 일꾼들이 일을 잘 하게 해 줘야한다. 유기물이 많이 투입되면 질소질 비료를 더 주어야 한다. 미생물 활동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C/N율이다. 즉 에너지원과 양분이 균형이 맞아주어야 하는데 유기물은 탄소(C)원이므로 그 양의 투입이 많아짐에 따라서 더 많은 질소(N)원이 들어가야 한다. 그러므로 농민들도 유기물이 많이 들어가는 것이 다다익선이라는 생각은 빨리 바꿔야 한다.

 

이경모 : 투입하는 유기물과 미생물이 다양화되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그러면 투입되는 미생물도 다양화되어야 한다는 것인지.

조한규 :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유기질 즉 그 지역의 기후와 풍토에 맞는 것으로 그 지역자재를 투입하자는 것이다. 미생물의 경우에 있어서도 수입미생물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일정한 환경에서 배양된 미생물로 공업미생물, 2차 산업적 미생물이다. 그런데 이것은 변화무쌍한 자연환경에 투입했을 경우 효과를 나타낼 수 있겠냐는 것이다. 즉 일본의 미생물, 프랑스의 미생물이 한국적 환경에 적응된다는 것은 어려운 이야기이다.

엄기철 : 친환경농업에서 중요한 것은 토양유실 문제이고 두 번째로 물문제에 대해서도 생각 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물 부족 국가이다. 강우량은 세계 국가평균보다 1.3배 높지만, 1인당 쓸 수 있는 물의 양은 평균에서 11%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반면 실제 1인당 사용량은 세계 2위이다. 물 부족 뿐만아니라 수질오염에서도 화학적 성분만을 생각할 것이 아니다. 물의 총량이 많을 경우 일부 오염원이 존재한다고 해서 오염이 아니다. 역으로 아무리 적은 오염원이 있다고 해도 물의 총량이 적을 경우 오염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오염상태유발을 방지하기 위해서 국가에서 흘려보내는 물을 하천유지 용수량이라고 하는데 국가 전체 물 소비량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공업용수, 생활용수의 경우 각각 10%, 20%이고 나머지 50%가 농업용수이다. 물 부족의 해결방안은 결국 농업용수의 절약과도 직결된다.

조한규 : 물 문제가 중요하게 부각되었는데, 이것을 모태의 양수에 비교하자면 정상적으로 건강한 모태의 양수와는 달리 비정상적인 양수에서 자란 아이는 소아성인병에 걸린다. 또한 토양중의 양수 즉 토양 수분이 있다. 토양중의 수분이 오염되지 않은 건강한 것이라면 작물은 병에 걸리지 않는다. 화학물질이 투여되어 수분이 오염되면 문제가 발생한다. 작물의 발육생장기간에서 필요한 토양수분은 대략 70∼80%가 되는데, 이러한 토양수분을 맑게 건강하게 해주어야 하는데 그렇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미생물이다. 따라서 토양속의 미생물을 다양화시키고 지렁이가 많으면 가뭄이 없고 지렁이의 배설물이 토양내 수분의 정화작용을 한다.

 

"물관리만 제대로 하면 농약과 비료를 50%까지 줄일 수 있다"

엄기철 : 한마디 덧붙이면 물관리만 제대로 된다면 즉 필요할 때 필요한 양만 준다면 물 절약은 물론 투입되는 농약과 비료의 양은 50%까지 줄일 수 있다. 즉 배수를 정확히 하고 관수 또한 적정관수가 되어야한다. 과습이 될 경우도 토양환경중에 산소가 부족하여 뿌리에서 흡수가 되지 않아서 말라 죽는 물부족에서 나타나는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경모 : 물관리에서 화학비료가 투입되어 토양수분이 오염되어 작물체에 문제가 생긴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가?

엄기철 : 화학비료를 준다는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다. 가령 질소질 비료가 부족하다면 질소질 비료만 조금 주면 되는 것인데, 질소-인산-가리의 복합비료를 넣음으로 인해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조한규 : 단비로서 적기에 적량만 주면 되는 것이다. 또한 비료라고 하지말고 성분이라 하는 것이 옳다. 복합비료라는 것은 필요이상의 성분이 투입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엄기철 : 퇴비와 유기질 비료의 문제도 동일선상에서 봐야한다.

조한규 : 우리나라 모든 토양이 다 같은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자기자신의 토양에 맞는 비료를 줄 수 있는 여건과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화학비료라고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진정한 유기농업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발상이다.

 

이경모 : 화학농약에 대해서는?

조한규 : 화학농약이라는 말 자체가 이상한 것이다. 살충제, 살균제, 제초제이지 어찌해서 농약인가? 약(藥)이란 말은 풀밭에서 뛰어 논다는 것으로 원래 좋은 말이지 2차대전이후 생겨난 살충제, 제초제와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 즉 약이라는 것은 고친다는 것인데 살충제, 살균제, 제초제는 죽인다는 의미가 약이라는 좋은 뜻의 글자로 최면을 걸어 놓은 것이다. 즉 죽인다는 측면에서 보면 예방차원이 아니다. 작물의 기력을 높여 병에 걸리지 않게 하는 것이 예방인데 원기가 예방을 하는 것이지 물질이 예방을 하는 것은 아니다. 병은 첫째로 걸리지 않게 하는 것이 우선이다. 병을 고치는 게 의사가 아니라 병이 나지 않게 하는 것이 진정한 의사이다. 지금의 농사방법은 농사방법대로 끌고 가면서 국제경쟁력에 맞는 생산비를 줄이면서도 작물의 근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한 쪽에서도 찾아줘야 한다.

 

이경모 : 병을 안 걸리게 해야만 되는데 만약 병에 걸렸다면 어떻게 해야하는 것인지?

엄기철 : 근본적으로 보면 치료보다는 예방이라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므로 투입물질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주변환경 관리를 잘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병에 걸리면 치료하는 것인데 치료에 있어서 농약의 사용은 한 작물이라도 더 건질려는 농민에 입장에서 보면 당연한 조치이다. 그러나 농약 또한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최소량을 사용해야만 한다. 또한 농약이라는 것은 취급에 조심을 해야 하는 물질이라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현재 농민은 너무 쉽게 농약을 접하는 것이 문제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농약도 의약분업처럼 근거에 맞는 처방서를 가지고 와야만 농약 사용이 가능한 체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조한규 : 농민들이 쉽게 읽을 수 있고 처방할 수 있는 농촌진흥청 차원의 매뉴얼이 필요하다.

"연작장애는 특정 미생물만 존재함으로써 토양이 제구실을 상실함으로 발생"

엄기철 : 또 하나 환경농업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부분이 윤작이다. 외국에서는 유기농업이라고 하지 않고 유기농법이라고 한다. 50년대 이미 있었든 용어로 윤작체계가 전제조건이 된 상태에서 행해지는 방법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윤작을 빼 놓은 채 유기물 투입을 유기농법이라 하는 경우가 많다. 윤작만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농작물 수급문제 뿐만 아니라 환경도 살리고 농업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염류장애, 연작장애 또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연작장애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미생물의 군집밀도가 감소하고 토양에 특정한 미생물만 존재함으로 인해 토양이 제구실을 하지 못해 나타나는 현상으로 윤작으로 이것을 극복할 수 있다.

"농과원과 현장농가의 재배실험포장은 다르다"

조한규 : 한가지 제안을 하자면 농진청에서 전부 다를 해결하려고 하지말고 자발적인 희망농가를 선정하여 농진청과 협조하여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

엄기철 : 농진청의 상당부분도 농가포장에서 직접 수행하고 있다. 돈이 되는 부분은 민간으로 이양하고 농업에는 필요하지만 민간에서 할 수 없는 부분을 수행하고 있다.

조한규 : 농업을 농업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토양을 토양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농업은 생명체를 생산하는 산업으로 봐야한다. 또한 토양은 건강을 지키는 모체로 봐야한다. 농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농사를 짓는 것은 예술이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해 줘야한다. 토양을 개량시키는 방향은 국민의 건강을 개선시켜야한다.

 

이경모 : 윤작이라는 말씀도 하셨는데, 윤작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잘 적용이 안되는 측면이 있는데 어떻게 적용시킬 것인가

엄기철 : 사실 윤작이라고 표현했지만 정확한 표현은 작부체계이다. 작부체계의 한 방법이 윤작이다.

조한규 : 우리나라는 계절적으로 겨울이 반이다. 겨울에 태양광선과 눈과 바람을 활용할 수 있는 작물을 활용해야 한다. 그래서 현재 시행하고 있는 것이 호밀재배이다. 호밀이 있는 땅은 서릿발이 서지 않는다. 이 말은 그만큼 지온도 올라갔다는 것이고 생명력이 있는 토양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름의 경우 쌀을 생산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초생재배로 벼를 심는 것을 권하고 싶다. 자연적인 계절을 무시한 하우스재배는 반친환경적이다.

이경모 : 계절적인 의미로 호밀. 밀, 벼 등의 재배를 말씀하셨는데 윤작이라는 것이 쉰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데 작물을 심을 경우 토양이 일을 한다는 것으로 생각되기 쉬운데 어떤 개념이 틀린지?

조한규 : 그것은 개념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의 경우에도 먹지 않고 쉬지는 않는다. 쉬는 기간동안 약탈적인 경작이 아닌 힘을 불어넣어 주는 경작을 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벼를 재배하는 논에는 연작장애가 없다. 왜냐하면 물을 넣어주고 벼 포기를 넣어주기 때문이다. 특히 여름에 작부체계로 벼를 심을 경우 벌거벗은 상태가 아닌 서늘한 옷을 입혀 놓은 상태가 되므로 미생물의 생육 또한 왕성해진다. 즉 진정한 작부체계는 생명체를 가지고 토양을 가꾸자는 것이다.

 

"겨울철 맥류생산 농가 보조해야"

 

엄기철 : 작부체계와 관련해서 호밀, 밀 등의 맥류와 콩과 같은 두과작물이 중요하다. 두과작물은 대기중에 있는 질소를 고정시켜 토양을 비옥하게 만든다고 해서 일명 녹비작물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겨울철 재배가 가능한 품목으로는 호밀을 비롯한 맥류밖에 없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푸른들 가꾸기 사업'은 굉장히 좋은 사업으로 확대시켜야 한다. 개인적으로 겨울철 맥류재배에 대해서 국가적인 보조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야말로 농업도 살리고 토양도 살리고 환경도 살리는 것이다. 정부에서 지원만 들어간다면 확대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경모 : 간작이나 혼작부문에 대해서도 언급해 달라?

엄기철 : 옥수수와 콩의 혼작의 경우 그 당시 옥수수에 필요한 질소성분의 공급이 다른 유기성분으로는 부족한 관계로 재배된 방식으로 작부체계 방식 또한 현실에 맞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

조한규 : 이전까지 흔히 농촌에서 행해졌던 간작과 혼작이 지금을 사라진 것은 농업을 경쟁산업으로 생각하여 전업농가 육성정책의 결과이다. 전업농 육성으로 단일 품목화 되어 간 것이다. 이러한 정책은 농가 소득의 향상을 꾀하려 했지만 결국은 장사꾼들의 수집능력만 높이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농업은 농민 스스로가 자급자족하는 형태의 농가를 육성해야 한다.

엄기철 : 작부체계는 식량의 수급측면에서도 생각되어져야 한다. 콩이나 맥류 같은 경우는 95%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콩이나 맥류의 자급도를 올리면 현재 과잉생산되고 있는 쌀의 수급조절문제의 해결 방안도 될 것이다. 논, 밭에서 쓸 수 있는 작부체계 11가지 정도를 작년말에 제시하였다.

조한규 : 전업농 육성에 따른 계절수입 연중지출에서 다양한 농가품목을 통한 연중수입· 연중지출로 전환되어야 한다. 농촌이 안정되고 나서야 환경농업이 가능하다. 농촌의 안정화란 것은 수입원의 다변화를 의미한다. 예를 들면 겨울철 가축재배도 작부체계의 한 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연중수입이 가능한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는 것이 국가기관에서 할 일이다. 농가의 자급자족 형태가 80%정도 되는 것이 우리나라 농업이 살 길이다.

엄기철 : 개념을 다시 한번 정리하면 유기농업이라는 것은 유기물의 자체순환이라 봐야한다. 경종이 축산으로 이어지는 진정한 유기농업이다. 작부체계도 추천하는 작물로는 콩, 맥류, 서류 옥수수 등이 있다. 작부체계라는 것은 작물재배 측면, 토양환경에 대한 측면, 식량수급의 측면, 자원순환의 측면 등을 종합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고려한 적절한 방법을 택하는 것이 진정한 작부체계이다.

 

이경모 : 기술적인 측면에서 오리농법, 쌀겨농법, 우렁이농법 등이 행해지고 있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엄기철 : '오리농법, 쌀겨농법, 우렁이농법이다'하는 것은 특수농법의 한 가지 방법으로 보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좋다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적용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곳도 있는 특수농법으로 포괄적인 접근을 막아야한다.

조한규 : 이러한 특수농법을 환경농법이라고 하지 말자는 것이다. 오리농법이 풀을 매는 대는 분명 효과가 있다. 그러나 익충, 해충, 미꾸라지, 벌레 등을 모두 잡아 먹을 경우 환경 파괴로 갈 수 있다. 또한 오리의 분뇨가 미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엄기철 : 환경농법이 되기 위해서는 광역적으로 적용되어야 하고 시기적으로 제한도 없어야 하며 법정 타당해야지만 권장을 할 수 있다.

조한규 : 발상의 전환, 의식의 전환은 지도층 뿐만아니라 농민들도 발상의 전환이 일어나야 한다. 농사짓는 것은 자기 농사를 짓는 것이므로 스스로 정보수집력을 높여야 한다. 예를 들어 자기 농토의 비료성분 투입에서 혼합은 스스로 할 수 있어야 한다.

 

엄기철 : BB비료와 관련해서 개인적으로 대단히 많은 건의를 했다. 시비처방서를 가지고 단비를 가지고 무게만 달아서 만들면 되는 것을 왜 농민을 바보로 만드냐는 것이다. BB비료는 빨리 시정되어야 할 사항이라고 지금도 주장하고 있다.

이경모 : 연작장애 문제에서 일부 언급이 되었는데, 단어의 의미를 정리한다는 입장에서 염류집적을 화학비료와 관련하여 말해 달라.

엄기철 : 염류집적의 문제는 여러 가지 요인으로 자재투입의 요인으로 화학비료의 과다시용 문제도 있지만 유기물의 과다시용 또한 염류집적을 일으킨다. 다양한 염류성분을 함유한 우분, 계분, 돈분 등의 유기질 비료만 들어가면 일부의 염류성분만이 흡수되고 나머지는 남아서 염류집적을 더 유발할 수 있다. 다른 이유로는 단일작물만 계속 재배할 경우 흡수되는 성분만 흡수되고 다른 성분은 계속 남게 되므로 염류집적의 문제를 유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시설재배지에서 잘 나타나는 염류집적은 물문제와 관련되어 있다. 염류장애는 대부분이 한발과 비슷한 양상을 나타낸다. 토양에 염류가 많으면 토양속 수분의 농가가 높아짐으로 작물이 수분을 흡수할 수 없게 된다.

조한규 : 염류집적은 결국 편안한 농사를 지을려고 하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미생물이 잘 살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토양에서는 연작장애가 거의 없다. 예를 들어 수박재배후 수박덩굴이나 볏짚을 넣어주면 좋다.

엄기철 : 목적부위를 제외하고 나머지 식물에서 발생하는 유체는 농토로 돌려주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교과서에도 나오는 것으로 기본을 지키는 농업이 친환경농업이다.

 

이경모 : 염류집적문제에 있어서 유기질 비료가 언급되었는데 유기질 비료에도 동물성이 있고 식물성이 있는데 차이점을 말해달라?

조한규 : 동물성, 식물성으로 나누어 생각할 것이 아니라 성분함량으로 생각되어야 할 문제이다. 우분과 계분의 경우 질소의 함량이 매우 많으므로 동량의 흙과 볏짚을 함께 넣으줌으로써 그들을 희석시킴과 동시에 분해를 잘 할 수 있는 미생물을 함께 넣어주는 효과를 가져온다.

엄기철 : 유기질 비료에 들어가 있는 성분은 매우 다양하다. 부숙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 법적으로 들어가서는 않될 성분이 함유되어 있는 등의 불량유기질 비료의 문제는 심각한 지경이다. 폐기물관리법에 의한 퇴비의 경우 공정관리만 통과하면 비료가 되므로 불량유기질 비료가 많이 생산된다.

조한규 : 유기질과 작물이 흡수할 수 있는 성분과는 다르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유기질은 좋은 것이다 하지만 불량제품이 만들어 질 경우 나쁘다는 것이다. 유기질비료 또한 앞에서 언급한 화학비료와 같이 각각의 자기 토양에 맞는 유기질 비료는 자기 스스로 생산 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경모 : 유기물은 부숙이 잘 되어야한다고 했는데 일각에서는 미생물의 먹이는 생유기물이므로 생유기물을 투여해야 풍부한 미생물상을 형성시킨다는 주장도 있다. 부숙이 잘된 유기물과 생유기물을 넣어주라는 말은 상반된 의미 같은데 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엄기철 : 농토에 유체를 그대로 보내지 못할 경우 퇴비를 사용하게 되는데 그러한 퇴비의 품질중의 하나가 부숙도라는 것이다. 퇴비라는 것을 생성분을 한번 부숙 시킨 것으로 이해해주어야 한다. 즉 이분법적으로 나눌 것이 아니라 퇴비가 들어가야 할 경우도 있고 유체가 들어가야 할 경우도 있다는 것으로 어느 것은 좋고 어느 것은 나쁜 것이 아니라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양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경모 : 여러 가지가 언급되었는데 이제 친환경자재쪽을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은데. 미생물, 유기질비료, 농약 등은 충분히 언급했고, 목초액과 천연물질을 대해서 말해달라.

엄기철 : 목초액이다, 천연물질이다 나누어서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 친환경자재 전체로 봐야 하는데, 친환경자재라는 용어조차 적합하지 않다. 어떤 것은 친환경이고 다른 것은 친환경자재가 아니라는 구별은 상당히 힘들다. 즉 적절히 사용하면 친환경 자재이고, 잘못 사용하면 친환경 자재가 되지 않는 것이다. 친환경농업에서 자재관리는 일부분일 뿐이다.

조한규 : 아무리 자재가 좋다고 하더라도 채산이 맞지 않으면 쓸 수 없는 것이다. 그 지역에 맞는 자재는 그 곳에 있다. 국제적인 농업으로 전환되고 있는 시점에서 국제적인 기준에 맞는 경제성 그리고 이 경제성에 타당한 재배방법, 재배방법에 부합되는 재료가 부합되었을 때 환경농업에 맞는 자재가 되는 것이다. 생육과정에 따라 영양분에 대한 필요량이 달라지므로 시기에 맞쳐 필요량을 투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육초기에 많은 양분을 주면 자체 뿌리활동이 약해진다.

 

이경모 : 자체적인 배양력 즉 자생력을 길러줘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장시간 긴 토론에 임해주셔서 감사하고 마지막으로 친환경농업에 대해서 정리한다면.

엄기철 : 환경농업이라면 목표도 생각해야 하고 방향도 생각해야 한다. 생산성 유지, 토양의 지속성 유지, 경제성 부합, 환경오염도 없어야 하며, 식품의 안전성 확보를 같이 해야 하는 것이 환경농업의 개념이다. 방향으로는 첫째 토양유실방지, 수자원관리 등의 농업생산 기반환경관리, 둘째로 농약, 비료, 유기물, 물 등의 자재관리, 셋째가 작부체계, 토양미생물 환경조성 등의 생명체관리이다. 이 세가지 모두가 전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환경농업의 큰 방향이다.

조한규 : 첫째 농업은 건강을 지키는 산업으로 절대로 농업은 개인사업이 아니다. 둘째 농업은 일이 많은 고통산업이라는 인식에서 예술이라는 것으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래야 만 농민의 자부심이 생긴다.

출처 : 월간 [농경과 원예] 2003년 03월호 128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