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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농업과문화

24절기와 농업

 

24절기와 농업

 

 

 

 

 

계 절
절 기
특 징
음 력


입춘(立春)
우수(雨水)
봄의 문턱
봄비가 내림

정월
경칩(驚蟄)
춘분(春分)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깸
낮이 길어지기 시작함

이월
청명(淸明)
곡우(穀雨)
봄 농사의 준비
농삿비가 내림

삼월
여름

입하(立夏)
소만(小滿)
여름의 문턱
본격적인 농사의 시작

사월
망종(芒種)
하지(夏至)
씨뿌리기
낮이 연중 가장 긺

오월
소서(小署)
대서(大暑)
여름 더위 한 차례
여름 큰 더위

유월
가을

입추(立秋)
처서(處暑)
가을의 문턱
더위가 가샘

칠월
백로(白露)
추분(秋分)
맑은 이슬이 내림
밤이 길어지기 시작함

팔월
한로(寒露)
상강(霜降)
찬 이슬이 내리기 시작함
서리가 내리기 시작함

구월
겨울

입동(立冬)
소설(小雪)
겨울의 문턱
겨울 강설한 차례

시월
대설(大雪)
동지(冬至)
겨울 큰 눈이 옴
밤이 연중 가장 긺

동지
소한(小寒)
대한(大寒)
겨울 추위 한 차례
겨울 큰 추위

섣달

 

24절기의 이름은 중국 주나라 때 화북 지방의 기상 상태에 맞춰 붙인 이름이다. 그러므로 천문학적으로는 태양의 황경이 0°인 날을 춘분으로 하여 15°이동했을 때를 청명 등으로 구분한다. 15°간격으로 24절기를 나눈 것이다. 따라서 90°인 날이 하지, 180°인 날이 추분, 270°인 날이 동지이다. 입춘(立春)에서 곡우(穀雨) 사이를 봄, 입하(立夏)에서 대서(大暑) 사이를 여름, 입추(立秋)에서 상강(霜降) 사이를 가을, 입동(立冬)에서 대한(大寒) 사이를 겨울이라 하여 4계절의 기본으로 삼았다.

서양에는 7일을 주기로 생활했으나 중국과 우리나라는 24절기를 이용해 15일을 주기로 생활했다. 이는 해를 기준으로 하기 보다는 달을 기준으로 하면 어김없이 15일 주기로 변화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해와 달의 순기가 1년을 기준으로 서로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생활 속에서 느끼는 하루하루의 편리성은 달을 기준 삼는 것이 좋지만 양력으로 짜 맞추어진 절기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계절과 다르다. 달이 지구를 1번 공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9.5일이고, 12번이면 354일이 된다. 하지만 지구가 해를 공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65일로 11일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24절기의 배치는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누고 각 계절을 다시 6등분하여 양력 기준으로 한 달에 두 개의 절기를 배치하도록 구성된다. 즉, 태양의 움직임에 따른 일조량, 강수량, 기온 등을 보고 농사를 짓는데, 순태음력(純太陰曆)은 앞서 말한 대로 불편함이 있다. 태양의 운행, 즉 지구가 태양의 둘레를 도는 길인 황도(黃道)를 따라 15°씩 돌 때마다 황하 유역의 기상과 동식물의 변화 등을 나타명칭을 붙인 것으로 봄은 입춘(立春), 우수(雨水), 경칩(驚蟄), 춘분(春分), 청명(淸明), 곡우(穀雨)이고 여름은 입하(立夏), 소만(小滿), 망종(芒種), 하지(夏至), 소서(小暑), 대서(大暑)이다. 그리고 가을은 입추(立秋), 처서(處暑), 백로(白露), 추분(秋分), 한로(寒露), 상강(霜降)이며 겨울은 입동(立冬), 소설(小雪), 대설(大雪), 동지(冬至), 소한(小寒), 대한(大寒)이다.

 

 

24절기의 유래 인간이 월력(月曆)을 만든 가장 큰 이유는 계절의 변화를 기록하기 위해서입니다. 농경사회에서는 계절의 변화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데 농사를 짓기위해 씨를 뿌리고 추수를 하기에 가장 좋은 날씨를 알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음력의 24절기도 이런 바탕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24절기는 봄·여름·가을·겨울 4계절에 각각 여섯개 씩 자리잡고 있으며, 각각의 절기는 앞뒤 절기와 유기적인 연관성을 가지며 1년을 이룹니다. 24절기는 태양의 운동에 근거한 것으로 춘분점(春分點, 태양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향해 적도를 통과하는 점)으로부터 태양이 움직이는 길인 황도를 따라 동쪽으로 15˚ 간격으로 나누어 24점을 정하였을 때, 태양이 각 점을 지나는 시기를 말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천구상에서 태양의 위치와 황도가 0˚ 일 때 춘분, 15˚ 일 때 청명, ....., 300˚ 일 때 대한으로 정한 것입니다.(24 × 15 = 360) 

  

 

[조선 시대의 천문도 황도남북항성도(黃道南北恒星圖)]

 

 

절기는 음력을 쓰는 농경사회에서 양력과 관계없이 만들었지만, 태양의 운동을 바탕으로 한 탓에 결과적으로 양력의 날짜와 일치하게 됩니다. 달력을 보면 24절기는 양력으로 매월 4∼8일 사이와 19∼23일 사이에 옵니다. 이처럼 절기와 절기 사이는 대부분 15일이며, 경우에 따라 14일이나 16일이 되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지구의 공전 궤도가 타원형이어서 태양을 15° 도는데 걸리는 시간이 똑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24절기의 유래와 세시풍속 

 

입춘에서 곡우까지  주로 봄철에 해당되는데, 입춘·우수·경칩·춘분·청명·한식·곡우 등의 절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농경사회에서는 농사일을 준비하고 씨를 뿌리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식목일은 신라가 당나라의 세력을 몰아내고, 삼국통일을 완수한 677년(문무왕 17년) 2월 25일에 그 기원을 두고 있습니다. 또한 조선 성종이 세자와 문무백관을 거느리고 동대문 밖의 선농단에 나아가 제사를 지내고 왕실의 의례나 제례에 드는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임금이 농사를 짓던 토지를 직접 논갈이를 한 날인 1343년(성종 24년) 3월 10일에 해당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1. 봄을 부르는 - 입춘
입춘은 연초에 있는 경우가 많으나 때로는 섣달에 들어있는 수도 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입춘을 중요시 않지만, 문화권이 같은 한국·중국·일본·베트남에서는 이 날을 기쁜 날로 정하여 여러 가지 민속행사를 치룹니다. 입춘 날부터 봄이라고는 하지만 추위는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옛날 중국에서는 입춘 추위 속에 움트는 봄의 소리를 다음 세 가지의 움직임으로 설명했습니다. 첫째 동풍이 붙어 언 땅을 녹이고, 둘째 동면하던 벌레가 움직이기 시작하며, 셋째 물고기가 얼음 밑을 돌아다닌다고 했습니다.  우리 세시풍속에서 입춘은 농사준비를 시작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입춘을 기준으로 88일째 되는 날은 밭에 씨를 뿌리고, 210일째에는 농작물과 태풍 피해에 대비했습니다.

 

2. 꽃샘추위 속에 봄비가 내리고 - 우수 
입춘과 경칩 사이에 있으며 입춘 15일 후인 음력 2월 19일 또는 20일이 우수입니다. 흔히 양력 3월에 꽃샘추위라 하여 매서운 추위가 잠시 기승을 부리지만 이맘때면 날씨가 많이 풀리고 봄 기운이 돋고 초목의 싹이 틉니다. 예로부터 '입춘이 지나면 동해동풍에 차가운 북풍이 걷히고 동풍이 불면서 얼었던 강물이 녹기 시작한다'고 했습니다. 더불어 '우수·경칩이면 대동강 물도 풀린다.'고도 했습니다. 이처럼 우수가 되면 눈이 비로 바뀌면서 얼었던 땅이 녹고 따듯한 봄비가 내립니다. 농부들은 논밭에 있는 병충해 예방을 위해 논·밭두렁 태우기를 하는 등 본격적인 영농준비를 했습니다.

 

3. 동물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 경칩 
우수와 춘분 사이에 들어 있으며 태양의 황경이 345°에 해당될 때 입니다.  음력으로는 2월중에, 양력으로는 3월 5일 가량 됩니다.
경칩은 글자 그대로 땅속에서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꿈틀거리는 것을 나타냅니다. 개구리들은 짝짓기철인 봄을 맞아 물이 괸 곳에 알을 까놓는데, 그 알을 먹으면 허리 아픈데 좋을 뿐 아니라 몸을 보(補)한다고 해서 경칩일에 개구리알을 먹는 풍습이 전해 오고 있습니다. 경칩에는 흙일을 하면 탈이 없다고 해서 벽에 흙을 바르거나 담을 쌓기도 합니다. 

 

4. 낮과 밤이 같은 날 - 춘분 
태양의 중심이 춘분점에 있을 때이며 음력 2월 또는 양력 3월 21일 경입니다. 태양은 적도 위를 똑바로 비추고 지구의 낮과 밤의 길이는 같습니다.
춘분점은 태양이 남쪽에서 북쪽을 향하여 적도를 통과하는 점입니다.  춘분을 전후하여 철 이른 화초는 파종을 하며 아울러 화단의 흙을 일구어 얼마 남지 않은 식목일에 씨 뿌릴 준비를 합니다. 춘분에 즈음하여 농가에서는 농사 준비에 바쁩니다. 특히 농사의 시작인 첫 논·밭갈이를 엄숙하게 잘 해야만 한해 동안 걱정없이 풍족하게 지낼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5. 봄일을 시작하는 인화의 날 - 청명 
청명은 한식 하루 전날이거나 한식과 같은 날이 됩니다. 대부분의 농가에서는 청명을 기해 봄일을 시작하므로 이 날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청명은 글자 그대로 날씨가 맑고 밝은 날이라는 뜻인데, 청명 무렵이 되면 하늘이 차츰 맑고 밝아집니다.  농가에서는 봄 준비와 씨앗 뿌리기, 나무심기와 논밭 갈아붙이기 및 농기구의 손질을 시작합니다. 이때부터 가을 추수 때 까지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합니다. 이 날은 식목일과 겹치는 것이 보통인데, 날이 풀리고 화창하여 1년 중 식목에 가장 적당한 시기이기 때문에 식목일을 청명과 같은 날로 잡은 듯 합니다.

 

6. 볍씨를 담그는 - 곡우 
곡우는 청명과 입하 사이에 있습니다. 음력으로는 3월, 양력으로는 4월 20일경이 되며 그때부터 본격적인 농경을 합니다. 곡우 때쯤이면 봄비가 잘 내리고 백곡이 윤택하여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자가 마른다.' 즉, 그 해 농사를 망친다는 말이 있습니다. 옛날에는 곡우 무렵이면 농가에서는 못자리를 하기 위해 볍씨를 담갔는데, 이 때 볍씨를 담가 두었던 가마니는 솔가지로 덮어두며 밖에서 부정한 일을 당했거나 부정한 것을 본 사람은 집 앞에 와서 불을 놓아 악귀를 몰아낸 다음에 집안에 들어오고, 들어와서도 볍씨를 보지 않았다고 합니다. 만일 부정한 사람이 볍씨를 보게 되면 싹이 잘 트지 않고 농사를 망치는 것으로 믿었습니다.

 

입하에서 대서까지 
과거 농경사회에서는 들에서 땀 흘려 일하는 계절로 입하·소만·망종·하지·소서·대서 등의 절기가 있습니다. 과거 농경사회에서는 농사일을 준비하고 씨를 뿌리는 계절이었는데 이를 나타내는 날도 있었습니다.
 
7. 초여름은 시작되고 - 입하 
곡우와 소만 사이에 들어 있으며 음력으로는 4월, 양력으로는 대개 5월 6일 전후입니다. 태양의 황경이 45°에 이르렀을 때입니다. 이맘때면 곡우에 마련한 못자리도 자리를 잡아 농사일이 더 바빠집니다.
여름이 다가올 것을 알리는 입하는 신록을 재촉하는 절기입니다. 그래서 입하가 되면 농작물도 자라지만 아울러 해충도 많아지고 잡초까지 자라서 이것들을 없애는 작업도 많이 합니다.  

 

8. 1년중 가장 바쁜 절기 - 소만  
입하와 망종 사이에 들며 음력 4월, 양력 5월 21일 경 입니다. 이 때부터 여름 기분이 나기 시작하며 식물이 빠르게 성장합니다. 소만 무렵 때는 모내기 준비에 바빠집니다. 이른 모내기·가을보리 먼저 베기 작업에, 여러 가지 밭농사의 김매기가 줄을 잇습니다. 모판을 만들면 모내기까지 모의 성장기간이 옛날에는 45~50일이 걸렸으나 지금의 비닐 모판에서는 40일 이내에 충분히 자라기 때문에 소만에 모내기가 시작되어 1년 중 가장 바쁜 계절로 접어들게 됩니다. 

 

9. 보리는 거두고, 모는 심고 - 망종 
소만과 하지 사이에 들며 음력으로는 4~5월경이고, 양력으로는 6월 6~7일경 입니다. 망종이란 벼·보리 등 수염이 있는 곡식들의 종자를 뿌려야 할 적당한 시기를 말합니다. 이 시기는 모내기와 보리 베기에 알맞은 때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보리는 익어서 먹게 되고, 볏모는 자라서 심게 되니 망종이오'라는 말이 있습니다. '보리는 망종 전에 베라'는 속담이 있듯이 망종까지는 모두 베어야 논에 벼도 심고 밭갈이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망종을 넘기면 바람에 쓰러지는 수가 많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망종보기'라 해서 망종이 일찍 들고 늦게 들음에 따라 그 해 농사의 풍흉을 점쳤습니다.  음력 4월내에 망종이 들면 보리농사가 잘 되어 빨리 거두어들일 수 있으나 5월에 망종이 들면 그 해 보리농사가 늦게 되어 망종 내에도 보리 수확을 할 수 없게 된다고 합니다.

 

10. 1년 중 낮이 가장 긴 날 - 하지 
망종과 소서 사이에 들며, 음력으로 5월, 양력으로 6월 21일 경 입니다. 북반구는 낮이 가장 길며, 정오의 태양 높이도 가장 높고, 일사 시간과 일사량도 가장 많은 날입니다. 북극지방에서는 하루 종일 해가 지지 않으며, 남극에서는 수평선 위에 해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동지에 가장 길었던 밤 시간이 조금씩 짧아지는 반면, 낮 시간은 14시간 35분으로 1년 중 가장 깁니다.
남부지방의 농촌에서는 단오를 전후하여 시작된 모내기가 하지 이전이면 끝나고 장마가 시작됩니다.

 

11. 본격적인 무더위와 장마 시작 - 소서 하지와 대서 사이에 있으며 음력 6월, 양력 7월 7일이나 8월경 입니다.
이 시기는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계절이며, 장마전선이라는 불연속전선이 한반도의 허리를 가로질러 장기간 머물러 습도가 높아지고 많은 비가 내리는 장마철이기도 합니다.소서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므로 온갖 과일과 채소가 더욱 풍성해지고 밀과 보리를 먹을 수 있습니다. 특히 음력 5월 단오를 전후하여 시절식으로 즐기는 국수·수제비 등의 밀가루 음식은 이맘 때 가장 맛있습니다.

 

12. 과일의 절기 - 대서 
소서와 입추 사이에 들며 음력 6월, 양력 7월 23일 즈음입니다. 이 시기는 대개 중복 때이며 더위가 가장 심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 무렵에는 몹시 더우며 소서 때 부터 들어와 있던 장마전선이 한반도에 동서로 걸쳐 큰 장마를 자주 이룹니다. 뇌성벽력이 대단하고 소나기가 다부지게 쏟아지기도 합니다.  또한 참외나 수박 등의 과일이 풍성하고, 햇밀과 보리를 먹게 되고, 채소가 풍족하며, 녹음이 우거지는 시기로 과일은 이 때가 가장 맛이 있습니다.

 

입추에서 상강까지 
 봄에 뿌린 씨앗을 여름내내 가꾸어 수확을 하는 계절로 입추·처서·백로·
추분·한로·상강 등의 절기가 있습니다. 13. 가을의 시작 - 입추 
대서와 처서 사이에 있으며 음력 7월 , 양력 8월 8일경이 됩니다. 
입추라는 말 자체가 가을에 접어들었다는 뜻으로, 이때부터 입동 전까지의 3개월을 가을이라고 합니다. 늦더위가 있기도 하지만 칠월칠석을 전후하여 밤에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합니다. 가을채비를 시작해야 한다는 날씨가 이어집니다. 이 무렵은 김장용 무·배추를 심고 9~10월 서리가 내려 얼기 전에 거두어서 겨울김장을 준비합니다.
김매기도 끝나고 농촌이 한가해지기 시작하니 '어정 7월 건들 8월'이라는 말이 전국적으로 전해집니다. 이 말은 5월이 모내기와 보리 수확으로 매우 바쁜 달임을 표현하는 '발등에 오줌싼다'는 말과 좋은 대조를 이루는 말입니다. 그러나 들녘의 벼는 한창 무르익어 가는 계절인데, 입추가 지나서 비가 닷새 동안만 계속되어도 조정이나 각 고을에서는 비를 멎게 해 달라는 기청제를 올리기도 하였답니다.

 

14. 천고마비의 절기 - 처서 
입추와 백로 사이이며 음력 7월, 양력 8월 23일경 입니다. 여름이 지나 더위도 가시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고 하여 처서라 불리웁니다.
처서가 지나면 따가운 햇볕이 누그러져서 풀이 더 자라지 않기 때문에 논두렁이나 산소의 풀을 깎는 벌초를 합니다. 
여름동안 장마에 젖은 옷이나 책을 햇볕에 말리는 시기이며, 아침과 저녁으로 신선한 기운을 느끼게 되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처서가 지나면 모기 입이 비뚤어진다'라는 속담처럼 파리와 모기의 극성스런 성화도 사라져 갑니다.
또한 백중의 호미씻이도 끝나는 무렵이라 '어정 7월 건들 8월'로 농촌은 그야말로 한가한 때를 맞이하게 됩니다.

 

15. 포도의 절기 - 백로 
처서와 추분 사이이며 음력 8월, 양력 9월 9일경 입니다.
이 즈음이면 밤에 기온이 내려가고, 대기중의 수증기가 엉켜서 풀잎에 이슬이 맺혀 가을 기운이 완연히 나타납니다. 백로라는 이름은 흰 이슬이 내리며 가을 분위기가 느껴진다 해서 붙여진 이름을 말합니다.
우리 나라 최대의 명절인 추석 무렵으로 만곡이 무르익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우리 나라의 과일들중에 참외는 중복, 수박은 말복, 복숭아는 처서 등으로 제 맛이 나는 시기가 있는데, 백로 무렵은 포도가 가장 맜있다고 합니다.

 

16. 가을걷이에 하루해가 짧고- 추분 
백로와 한로 사이에 들며 음력 8월, 음력 9월 23일쯤입니다.
이 날 추분점에 이르러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집니다. 추분점이란 천구상 황도와 적도의  교점 가운데에서 태양이 북쪽으로부터 남쪽으로 향하여 적도를 통과하는 점으로 적경·황경 모두 180도, 적위·황위 모두 0도이며, 현재는 사자자리와 처녀자리의 중간에 위치 합니다.
추분도 다른 24절기들과 마찬가지로 특별히 절일로 여기지는 않습니다. 다만 춘분과 더불어 낮과 밤의 길이가 같으므로 이 날을 중심으로 계절의 분기점으로 삼았습니다. 즉 추분이 지나면 점차 밤이 길어지므로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됩니다. 추분이 지나면 곧 찬 서리가 내리고 밤은 차차 길어집니다. 제비는 돌아갈 준비를 하고 기러기가 찾아옵니다. 한 해는 마지막을 향해 빠르게 달립니다. 추분은 사람들이 세월의 소중함을 깨우치고 자신의 수확을 한 번쯤 정리해보게 하려는 하늘의 뜻이 담겨 있는 날이기도 합니다.

 

17. 서리가 내리는 절기 - 한로 
추분과 상강 사이에 오며, 음력으로 9월, 양력으로 10월 8일경입니다.
공기가 점점 차가워지고, 말뜻 그대로 찬이슬이 맺힙니다. 세시명절인 중양절과 비슷한 때입니다. 중양절에는 특별한 민속행사가 있지만 한로에는 이렇다 할 행사가 없이 24절기로서 기억할 뿐입니다. 단, 한로를 전후하여 국화전을 지지고 국화술을 담그는등 모임이나 놀이가 성행합니다.

 

18. 단풍은 더욱 빛을 더해가고 - 상강 
한로와 입동 사이에 들며, 음력으로 9월, 양력으로 10월 23~24 일경 입니다.쾌청한 날씨가 계속되며 밤에는 기온이 매우 낮아지므로 수증기가 지표에서 엉겨 서리가 내리는 늦가을 입니다.
봄에 씨를 뿌리고 여름에 가꾸어서 가을에 거두어 겨울을 나는 농업국인 우리 나라 사람들의 농업생활 스케줄처럼 9월 들어 시작된 추수는 상강 무렵이면 마무리 짓습니다.

 

입동에서 대한까지
 봄부터 가을까지가 일하는 계절이라면 겨울은 쉬면서 다음해를 준비하는 계절로  입동·소설·대설·동지·소한·대한 등의 절기가 있습니다.
 
19. 김장철 - 입동 
상강과 소설 사이에 들며 음력 10월, 양력 11월 8일경 입니다.
겨울 동안의 김치를 장만하는 김장은 입동을 기준해서 합니다. 
김장은 입동 전 혹은 입동 직후에 해야 제 맛이 난다고 합니다. 
입동이 지난지가 오래되면 얼어붙고, 싱싱한 재료가 없으며, 일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20. 겨울의 시작 - 소설 
입동과 대설 사이에 들며 음력 10월, 양력 11월 22일이나 23일경 입니다. 
이 때부터 살얼음이 잡히고 땅이 얼기 시작하여 점차 겨울이 든다는 기분이 들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직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어 소춘(小春)이라는 다른 말로 불리기도 합니다. 소설 무렵, 대개 음력 10월 20일께는 관례적으로 심한 바람이 불고 날씨가 차갑습니다. 이 날은 손돌(孫乭)이 죽던 날이라 하고 그날 부는 바람을 손돌바람이라고 해서 외출을 삼가했으며 특히 뱃길을 조심했습니다.

 

21. 눈이 많이 내리는 절기 - 대설 
소설과 동지 사이에 들며 음력 11월, 양력 12월 7,8일경 입니다. 
이 시기에 눈이 많이 내린다는 뜻에서 대설이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이것은 원래 재래 역법의 발생지이며 기준 지점인 중국 화북지방의 상황을 반영하여 붙여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기에 꼭 적설량이 많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이 날 눈이 많이 오면 다음해에 풍년이 들고 푸근한 겨울을 난다는 속설이 전해오기도 합니다.

 

22. 작은 설 - 동지 
1년 중에서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입니다.
하지로부터 차츰 낮이 짧아지고 밤이 길어지기 시작한 동짓날에 이르러 극에 도달하고 다음날로부터 차츰 밤이 짧아지고 낮이 길어지기 시작합니다.
고대인들은 이 날을 태양이 죽음으로부터 부활하는 날로 생각하고 축제를 벌여 태양신에 대한 제사를 올리기도 하였습니다.

 

23. 1년 중 가장 추운 날 - 소한 
동지와 대한 사이에 있으며 음력 12월, 양력 1월 5일경입니다. 
절후의 이름으로 보아 대한 때가 가장 추운 것으로 되어있으나, 우리 나라는 소한 때가 가장 춥습니다. '대한이 소한 집에 놀러 갔다가 얼어 죽었다', '소한 추위는 꾸어 다가도 한다'는 속담이 나온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24. 24절기의 마지막 - 대한 
24절기의 마지막 절후로 양력 1월 20일경을 말합니다. 
대한은 음력 섣달로 매듭을 짓는 절후입니다. 원래 겨울철 추위는 입동에서 시작하여 소한으로 갈수록 추워지며 대한에 이르러서 최고에 이른다고 하지만 이는 중국의 지형에 근거한 것이고, 우리 나라에서는 1년 중 가장 추운 시기가 1월 15일경이므로 중국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 나라를 비롯한 동양에서는 겨울을 매듭짓는 절후로 보아 대한의 마지막 날을 절분이라하여 계절적으로 연말일로 여겼습니다. 풍속에서는 이 날 밤을 해넘이라 하여 콩을 마루나 방에 뿌려 악귀를 쫓고 새해를 맞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절분 다음날은 정월절인 입춘의 시작일로 이 날은 절월력의 연초가 됩니다. 

 

   24절기는 아니지만 다른 세시 풍속으로 설날(음력 1월 1일), 대보름(음력 1월 15일),
   한식(寒食, 동지로부터 15*7=105일째 날, 대개 청명 근처), 삼짇날(음력 3월 3일),
   단오(端午, 음력 5월 5일), 유두(流頭, 음력 6월 15일), 칠석(七夕, 음력 7월 7일),
   백중(百中, 음력 7월 15일), 추석(秋夕, 음력 8월 15일), 중양(重陽, 음력 9월 9일)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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