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 소비문화 바꾸는 ‘밀박스’ 유행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인원수에 맞춰 잘 손질된 식재료와 요리법(레시피)을 상자에 넣어 집까지 배달해주는 서비스가 네덜란드에서 크게 확산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 ‘밀박스(Maaltijdbox·식사 상자)’라 불리는 이 식재료 배달 서비스는 미국에선 ‘밀키트’로, 우리나라에선 ‘쿠킹박스’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제철 농축산물 위주로 1주나 2주 단위로 생산자가 품목을 정해 소비자에게 보내주는 우리나라의 농산물 꾸러미에 요리 개념을 더해 변형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런 식재료 배달서비스가 네덜란드에선 자전거를 만나 농식품 소비문화를 바꿔가고 있다. 네덜란드는 자전거의 나라다. 암스테르담 같은 대도시는 물론 중소도시와 농촌 등 전국 어디를 가도 자전거 전용도로가 잘 닦여 있어 항상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암스테르담에는 80만명의 인구가 살고, 80만대의 자전거가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신선한 식재료와 요리법, 간편요리가 담긴 밀박스를 네덜란드 사람이 가장 친숙하게 여기는 자전거로 배달해 친환경 이미지를 강화하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끄는 것이다.
◆10여개 업체 성업 중=2011년 독일 업체 헬로프레시(HelloFresh)가 처음 시작한 밀박스 서비스는 곧바로 네덜란드에 도입됐다. 2015년 네덜란드 최대 슈퍼마켓 체인인 알버트 하인(Albert Heijn)이 밀박스 서비스에 뛰어들면서 확산됐고, 2016년 각 업체가 자전거 배달을 본격화하면서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현재는 10개 업체가 넘는다. 네덜란드 밀박스 서비스의 시장가치는 현재 약 2억2500만유로로 관련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 암스테르담무역관에 따르면 네덜란드 밀박스 시장을 이끄는 헬로프레시의 시장점유율은 70%에 이르며 이어 알버트 하인이 만든 알러한더박스(Allerhande Box)가 14%를 차지하고 있다. 말리스푼(Marley Spoon), 마띠아즈 밀박스(Mathijs maaltijdbox), 스트릭박스(Streekbox), 에코메누(Ekomenu) 등이 저마다 특색을 앞세워 서비스에 나섰다. 헬로프레시는 유럽 전역 80만명의 회원에게 2016년 2분기까지 2200만여개의 밀박스를 배달했다고 온라인 통계업체는 분석했다.
헬로프레시는 1주일에 세끼 분량의 식재료와 요리법을 인원수에 맞춰 배달하는데, 매주 10개의 새로운 요리법을 제공해 지금까지 모두 1500개가 넘는 요리법을 보유하고 있다. 알러한더박스 역시 1주일 세끼 분량을 2인용과 4인용으로 나눠 25~49유로를 받고 있으며 1400개 이상의 요리법을 갖췄다. 에코메누는 100% 유기농 메뉴로 구성한 점을, 스트릭박스는 100% 네덜란드 농가가 직접 재배한 농축산물을 제공한다는 점을 각각 내세우고 있다. 마띠아즈 밀박스는 네덜란드 요리방송 셰프인 마띠아즈 대표가 개발한 조리법과 직접 선정한 식재료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여기에다 유명 음식점과 연계해 요리를 배달하는 딜리버루(Deliveroo), 푸도라(Foodora)도 활동 중이다. 네덜란드 국립박물관 앞에서 만난 딜리버루 배달원 오한 사인(43)은 “신선하고 다양한 요리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주문을 많이 한다”고 귀띔했다.
◆오프라인 매장으로 확대=밀박스가 온라인에서 인기를 끌면서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구입할 수 있는 곳이 늘고 있다. 빌더 앤 데 클레크(Bilder & De Clercq)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14가지 조리법과 필요한 재료들을 오프라인 매장에 제공해 고객들이 매장에서 직접 재료를 보고 살 수 있다. 온라인으로 조리법을 오후 2시까지 선택해 주문하면 매장에서는 당일 요리에 필요한 재료들을 오후 4시30분까지 준비해 매장에서 가져갈 수 있게도 해준다. 다양한 채식메뉴와 고기요리 등이 있고, 매주 수요일 새로운 3가지 메뉴를 내놓기도 한다. 암스테르담 클레크스트라트 지역에서 매장을 찾은 마레이커 반 와인하르던(70)은 “요리 재료를 한곳에서 모두 살 수 있는 데다 요리법과 함께 인원수에 맞춰 계량된 양을 팔아 요리 후에도 남는 음식을 줄일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알버트 하인도 온라인 매장의 인기에 힘입어 최근 자사 매장에 10여가지의 밀박스를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취재진이 찾은 암스테르담 북쪽 퓌르메런트 지역 매장에서는 토마토수프, 모로코식 쿠스쿠스, 인도네시아 랩(wrap·쌈), 이탈리아 파스타 등의 요리법과 그에 필요한 재료가 담긴 밀박스를 판매하고 있었다. 매장 직원은 “지난해 11월쯤부터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밀박스를 자주 산다는 누만 세이크(64)는 “부부만 살기 때문에 간편한 것을 선호하는데, 밀박스는 식재료 상태와 요리법을 비교할 수 있어 종종 구매한다”고 말했다.
◆시장 확대 가능성 커=네덜란드의 밀박스 서비스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란 게 현지의 전망이다. 1인가구 비율이 늘고 있는 데다 외식비용이 비싼 편이어서 집밥을 선호하며 신선하고 건강한 식재료를 요구하는 소비경향이 커지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의 한 매체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밀박스시장 규모가 2020년 7억5000만유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덜란드 밀박스 동향을 우리나라에 제일 먼저 소개한 코트라 암스테르담무역관의 이소정 과장은 “1인가구 비중이 40%에 가까운 네덜란드에서 1인분·2인분으로 계량된 밀박스는 대량구매의 번거로움을 없앴고, 집에서 만들어 먹는 맛있는 음식 열풍을 지속시켜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암스테르담·퓌르메런트= 농민신문 특별취재팀
이런 식재료 배달서비스가 네덜란드에선 자전거를 만나 농식품 소비문화를 바꿔가고 있다. 네덜란드는 자전거의 나라다. 암스테르담 같은 대도시는 물론 중소도시와 농촌 등 전국 어디를 가도 자전거 전용도로가 잘 닦여 있어 항상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암스테르담에는 80만명의 인구가 살고, 80만대의 자전거가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신선한 식재료와 요리법, 간편요리가 담긴 밀박스를 네덜란드 사람이 가장 친숙하게 여기는 자전거로 배달해 친환경 이미지를 강화하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끄는 것이다.
◆10여개 업체 성업 중=2011년 독일 업체 헬로프레시(HelloFresh)가 처음 시작한 밀박스 서비스는 곧바로 네덜란드에 도입됐다. 2015년 네덜란드 최대 슈퍼마켓 체인인 알버트 하인(Albert Heijn)이 밀박스 서비스에 뛰어들면서 확산됐고, 2016년 각 업체가 자전거 배달을 본격화하면서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현재는 10개 업체가 넘는다. 네덜란드 밀박스 서비스의 시장가치는 현재 약 2억2500만유로로 관련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 암스테르담무역관에 따르면 네덜란드 밀박스 시장을 이끄는 헬로프레시의 시장점유율은 70%에 이르며 이어 알버트 하인이 만든 알러한더박스(Allerhande Box)가 14%를 차지하고 있다. 말리스푼(Marley Spoon), 마띠아즈 밀박스(Mathijs maaltijdbox), 스트릭박스(Streekbox), 에코메누(Ekomenu) 등이 저마다 특색을 앞세워 서비스에 나섰다. 헬로프레시는 유럽 전역 80만명의 회원에게 2016년 2분기까지 2200만여개의 밀박스를 배달했다고 온라인 통계업체는 분석했다.
헬로프레시는 1주일에 세끼 분량의 식재료와 요리법을 인원수에 맞춰 배달하는데, 매주 10개의 새로운 요리법을 제공해 지금까지 모두 1500개가 넘는 요리법을 보유하고 있다. 알러한더박스 역시 1주일 세끼 분량을 2인용과 4인용으로 나눠 25~49유로를 받고 있으며 1400개 이상의 요리법을 갖췄다. 에코메누는 100% 유기농 메뉴로 구성한 점을, 스트릭박스는 100% 네덜란드 농가가 직접 재배한 농축산물을 제공한다는 점을 각각 내세우고 있다. 마띠아즈 밀박스는 네덜란드 요리방송 셰프인 마띠아즈 대표가 개발한 조리법과 직접 선정한 식재료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여기에다 유명 음식점과 연계해 요리를 배달하는 딜리버루(Deliveroo), 푸도라(Foodora)도 활동 중이다. 네덜란드 국립박물관 앞에서 만난 딜리버루 배달원 오한 사인(43)은 “신선하고 다양한 요리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주문을 많이 한다”고 귀띔했다.
◆오프라인 매장으로 확대=밀박스가 온라인에서 인기를 끌면서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구입할 수 있는 곳이 늘고 있다. 빌더 앤 데 클레크(Bilder & De Clercq)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14가지 조리법과 필요한 재료들을 오프라인 매장에 제공해 고객들이 매장에서 직접 재료를 보고 살 수 있다. 온라인으로 조리법을 오후 2시까지 선택해 주문하면 매장에서는 당일 요리에 필요한 재료들을 오후 4시30분까지 준비해 매장에서 가져갈 수 있게도 해준다. 다양한 채식메뉴와 고기요리 등이 있고, 매주 수요일 새로운 3가지 메뉴를 내놓기도 한다. 암스테르담 클레크스트라트 지역에서 매장을 찾은 마레이커 반 와인하르던(70)은 “요리 재료를 한곳에서 모두 살 수 있는 데다 요리법과 함께 인원수에 맞춰 계량된 양을 팔아 요리 후에도 남는 음식을 줄일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알버트 하인도 온라인 매장의 인기에 힘입어 최근 자사 매장에 10여가지의 밀박스를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취재진이 찾은 암스테르담 북쪽 퓌르메런트 지역 매장에서는 토마토수프, 모로코식 쿠스쿠스, 인도네시아 랩(wrap·쌈), 이탈리아 파스타 등의 요리법과 그에 필요한 재료가 담긴 밀박스를 판매하고 있었다. 매장 직원은 “지난해 11월쯤부터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밀박스를 자주 산다는 누만 세이크(64)는 “부부만 살기 때문에 간편한 것을 선호하는데, 밀박스는 식재료 상태와 요리법을 비교할 수 있어 종종 구매한다”고 말했다.
◆시장 확대 가능성 커=네덜란드의 밀박스 서비스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란 게 현지의 전망이다. 1인가구 비율이 늘고 있는 데다 외식비용이 비싼 편이어서 집밥을 선호하며 신선하고 건강한 식재료를 요구하는 소비경향이 커지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의 한 매체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밀박스시장 규모가 2020년 7억5000만유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덜란드 밀박스 동향을 우리나라에 제일 먼저 소개한 코트라 암스테르담무역관의 이소정 과장은 “1인가구 비중이 40%에 가까운 네덜란드에서 1인분·2인분으로 계량된 밀박스는 대량구매의 번거로움을 없앴고, 집에서 만들어 먹는 맛있는 음식 열풍을 지속시켜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암스테르담·퓌르메런트= 농민신문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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