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화鹽花
우은숙
곰소항 염전에 햇살이 곧두박질이다
한곳을 향하여 모질게 내리 꽂는다
그 빛에 비틀대는 나는 비정규직 노동자
숨죽이고 있던 내가 부르튼 속살을
허옇게 내보이기 시작한 건 이때였다
납작한 몸을 절이고 마음까지 절인 그때
바람에 물기 말려 서걱해진 서류 위에
짜디짠 염화로 피기 위한 몸부림
올해도 근로계약서에 사인할 수 있을까
모든 것 내보여야 비로소 피는 꽃
온전히 내려놓아야 비로소 피는 꽃
가쁘게 햇살 토해내는 곰소항의 그 소금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