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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우시인시선

염화


염화鹽花

우은숙

 

 

곰소항 염전에 햇살이 곧두박질이다

한곳을 향하여 모질게 내리 꽂는다

그 빛에 비틀대는 나는 비정규직 노동자

 

숨죽이고 있던 내가 부르튼 속살을

허옇게 내보이기 시작한 건 이때였다

납작한 몸을 절이고 마음까지 절인 그때

 

바람에 물기 말려 서걱해진 서류 위에

짜디짠 염화로 피기 위한 몸부림

올해도 근로계약서에 사인할 수 있을까

 

모든 것 내보여야 비로소 피는 꽃

온전히 내려놓아야 비로소 피는 꽃

가쁘게 햇살 토해내는 곰소항의 그 소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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