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農/토양이야기

석회를 마신 클레오파트라

진주를 마신 클레오파트라

      

진주는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생명체가 직접 만들어 내는 보석이다. 우아한 광채로 '대양의 여왕'이라고 불리지만 알고 보면 이는 조개가 만들어 내는 일종의 분비물이다.

조개는 속에 이물질이 들어가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껍질 바로 밑 외투막에서 방어 물질을 뿜는다. 이것으로 이물질을 감싸게 되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그 막이 두껍고 단단해져 마침내 진주가 되는 것이다.

진주와 관련한 클레오파트라의 유명한 일화도 있다. 로마 시대의 실력가 안토니우스가 이집트를 방문했을 때 클레오파트라는 그의 앞에서 식초가 담긴 잔 속에 자신의 진주 귀고리를 담근다. 그 진주는 당대에 가장 아름답고 귀한 것이었다. 진주는 서서히 녹았고 클레오파트라는 이를 단숨에 마셔 버렸는데 안토니우스는 그녀의 이런 대범함에 마음을 뺏겼다고 한다. 


'석회석(CaCO3)+아세트산(2CH3COOH)=아세트산칼슘((CH3COO)2Ca)+물(H2O)+이산화탄소(CO2)'

이 화학식대로 진주가 식초에 녹는 건 사실이다. 주성분인 석회석이 식초의 아세트산과 반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 녹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클레오파트라의 이벤트는 눈속임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진주에는 미네랄.생리활성물질이 있어 예로부터 정력제나 노화 억제제로도 각광받아 왔다. 19세기 말 일본에서 양식법이 처음 개발됐으며 1916년 대량생산이 시작됐다.

양식이 된다고 해서 쉽게 만들어지는 건 아니다. 조개 3만 개당 진주를 품고 있는 것은 20개에 불과하며 이 중 상품가치가 있는 것은 3분의 1도 안 된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제공> [출처: 중앙일보] [과학의 향기] 진주를 마신 클레오파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