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詩/우시인사진

사랑이 무엇이냐

사랑학 개론-1

나는 남자로 태어났습니다.

신체 강건하고 사상이 건전하며
마음이 온순한 남자로 태어났습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남자는
한 사람의 여자를 시집 보내 줘야할
권리와 의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내의 자격 시험이 없이
아내를 결정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고작해야 몇 번 만나고
말 몇 마디 건네 보고 또 충돌을 해 보았자
그것은 가면극과 같은 촌극에 불과합니다.

몇 번의 상면(相面) 정도로는
여자를 알 수 없다고 말한 것은
여자의 마음이
마치 양파 껍질처럼 벗기면 또 나오고
또 벗기면 또 나오기 때문입니다.

벗겨도 다시 껍질이 나오는 양파는
여러 겹 껍질로만 되어 있습니다.
다 벗겨보아도 속엔 알맹이가 들어 있지 않고
그저 껍질의 축적일 뿐입니다.

여자는 이렇게
껍질 같은 보드랍고 예쁜 색깔로
감싸여 있을 뿐입니다.

그 속에 무엇이 들어 있을까 하고
자꾸만 껍질을 벗기는 남자는
남자의 자격이 없는 줄 알아야 하며
도리어 껍질을 보호하여
그 속에 상상 밖의 진주 알 같은
보배가 잉태되어 있기를 바라야 합니다.

그것이
껍질을 벗기면 바로 알맹이가 나오는
다른 것보다 더
아름다움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모든 남자는 여자를 시집보내 줘야할
권리와 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권리와 의무가
아무리 막중하다 하더라도
오로지
한 사람의 여자를 시집 보내 줘야할 뿐
둘 셋은 절대로 불가능합니다.

단 한 번밖에 행사할 수 없는
남자의 권리는
여자의 껍질을 벗기는 것이요,
의무는
벗겨진 그 껍질 안에 간직된 또 다른 껍질을
영원한 알맹이가 되도록 보호하는 일입니다.

권리와 의무를 다 이행할 수 있는 남자는
일생동안 오직 하나의 아내를 얻습니다.
그러나
권리 행사와 의무를 다하지 못한 남자는
진정한 아내를 얻지 못하고
다만 여자를 한 둘 알 뿐입니다.
여자는 많이 있으나 아내는 하나 뿐입니다.

여자란 남자가 아닌 모든 인간을 이름함이니
그 숫자나 양상이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그러나 아내는
한 남편의 거룩한 영토이기에
오직 하나일 뿐 둘 이상은 아닙니다.
그러기에 얻기가 그토록 어려운 것입니다.

아내는 아무나 얻는 게 아닙니다.
그만큼 아내의 지위는 높은 것이기에
아내를 얻기 위해서는
응분의 노력과 대가를 치루어야 합니다.


사랑학 개론-2

내 아내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습니다.
아무리 예쁜 여자라 하더라도
내 아내와는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예쁘다는
미녀들을 다 지불하고 나서야
내 아내를 얻었기 때문입니다.

내 아내는
이 세상에서 제일 부자입니다.
제 아무리 돈이 많다 하더라도
내 아내의 억만분의 일도 못됩니다.
그들이 가진 재물을 다 바치고 나서야
내 아내를 맞이했기 때문입니다.

내 아내는
이 세상에서 가장 지위가 높습니다.
어느 누가
공주이거나 여왕일지라도
내 아내보다는 못합니다.
나는 여왕이나 공주도 다 넘겨주고 나서
내 아내를 얻은 때문입니다.

내 아내는
마음이 착하고 온순하며
때로는 격조 높게 울부짖습니다.
이 세상에 있는 온갖 잡부와
주정뱅이까지도 물리친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내 아내는
온 세상 여자들을 한데 모아 놓은
성녀이자 마녀이기도합니다.
그가 성녀일 때는 모든 마녀를
그가 마녀일 때는 모든 성녀를
치르고 얻은 대가임을
상기해야 합니다.

그가 성녀이든 마녀이든
이 세상 모든 여자를 주고 얻은
보배로운 존재임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아내는
최후로 선택된 여자이기 때문에
성스럽고 존엄해야 합니다,

만약에
아내의 존엄성을 잊어버리면
모든 여성들의 존재란
더 가치가 없어지며
그 가치 없는 여자를 치르고는
아내보다 더 귀중한
또 하나의 아내를 구할 수는 없게 됩니다.

그래서
한 번 선택한 아내의 지위는
여왕보다 고귀하며
영원히 존엄해야 합니다.

사랑학 개론-3

한 집안 한 방에서

같은 이불을 쓴다고 하여
남편이 된 것은 아닙니다.

남자는 먼저
아내의 필요성을 느낄 만큼
성숙해 있어야만
남편 될 자격이 있습니다.

그 여자를 충실하게 보호하고
책임질 의사와
능력이 있을 때라야만
남편의 자격이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남자는 우선
여자의 앞에서 약속을 해야합니다.
이 약속은
그녀를 지키고 가꾸기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치겠다는
각오를 의미합니다.

어떠한 희생도 감수하겠다는
각오를 스스로 해야
자격이 있다는 말입니다.

남편은 아내에게서
불로소득을 얻는 것이 아니라
무수한 노력과 땀을 흘려야만
얻을 수 있는 것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때문에 현명한 남자는
아내를 높이 생각하고
그가 지켜야할 조목들을
자연스럽게 만들어 갑니다.

때문에 남편은
가정의 법도를 자주 정할 줄 알아야 하며
그 법도는
물 한 방울 새나가지 않도록 짜여져야 합니다.

그러나 반드시
무넘기와 수문을 만들 줄 아는
아량이 있어야만
아내를 지킬 수 있으며
사랑이 끊임없이 흐르게 하여
살아 있는 생명체가 서식하게 만듭니다.

사랑할 줄 아는 남자는
반드시 입법자가 됩니다.
그러나
아내가 지킬 수 있도록
가장 쉽고 평이한 법만을 만들며
수시로 뜯어고치기를 잘해야 합니다.

물론 아내의 범법이 있을 때마다
그쪽 사정에 맞도록 고치는 일입니다.

물이 넘어가면
그 밑에 다시 둑을 쌓는 작업이
바로 남자가 해야하는 아량 있는 사랑입니다.

남자는
가정을 위한
가훈을 세울 줄 알아야 하지만
그것은 반드시
아내의 조정에 의한 것임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사랑학 개론-4

부부의 애정이란
폭탄처럼 터져서
산산히 부서지는 것이 아닙니다.

영원히 접근하는
가장 연약한 애무여야 하며
꺼지지 않는 불길에 늘 달아있는
불덩어리이어야 합니다.

이를 위하여 남편은
다음 두 가지를 명심해야 합니다.

첫째,
사랑이 깃든 육체의 결합,
그것은 부부의 필수조건입니다.

둘째,
침실에서 만나는 아내를
꿈에서 얻은 신비 속의 선녀라는
환상을 가져야 합니다.

아무데서나
생각나는 대로 가까이할 수 있는
천한 육체가 아닙니다.

그것도 매일 밤 내려오는 선녀가 아니라
어느 산골짝에서 목욕을 하고 떠나는 선녀,
그래서 매일 바위 뒤에서
지켜보며 애를 태우다가
가까스로 옷을 감추어
하룻밤을 지세게 된 애틋한 사랑,
그래서 선녀가 다시 옷을 입고
떠나버리는 아쉬움,

이런 것을 생각하는 남편은
아내의 손만 잡아도
그 기쁨이 하늘에 치솟고
발만 어루만져도
그 쾌감이 온 누리에 가득할 것입니다.

이는
남녀교제의 진실한 의미를 뜻합니다.
남녀관계에서 오는 쾌감은
누적된 욕망의 해소만으로는
완전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마음의 애틋한 구애와
신비로운 환상의 세계가
육체결합이라는 하나의 행위에서
의미를 찾을 때에만
최상의 희열이 되어줄 것입니다.

<정다운>
ps)
정다운 스님의 사랑학개론을 들쳐 보았어.

그러나, 남편들이여,
부담갖지 말자.

그 분은 장가든 적이 없어서
우리 사정을 잘 모르실거야.

그렇지만
유일 무이한 친구를 꼽으라면
역시 단 한 사람밖에 없는 것은 사실 아닌가?
...
그리고
아내들이여,
조금만 도와주오.
힘들어도 말 못하는 불쌍한 자기들에게
한 푼만 적선합쇼

 

' > 우시인사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 산사  (0) 2021.01.31
‘내 몸에 감사’ 아침 명상  (0) 2018.09.25
청춘, 군산의아침  (0) 2016.01.03
송원농장 언저리에서  (0) 2013.05.12
눈길따라 찾아가는 고향  (0) 2013.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