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我/좋은글모심

명강의 단상

어느 대학생의 수강이야기

 

제1단상 너희를 포기하지 않았다.

"이 수업이 중요한 것이 아니야,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가 진짜 수업이야."
일단 교수님은 기본을 중요시 하셨다. 수업시간을 철저히 지키셨고 수업이 시작하고 5분이 지나면 강의실 문을 잠그셨다. 강의시간 중간에 들어오면 다른 사람들의 몰입을 떨어트린다는 이유였다. 나로서는 백번 공감하는 말씀이었다. 요즘 강의를 듣다보면 학생들이 너무 자유롭게 강의실을 출입한다는 것이 느껴지는데 학생들의 무분별한 강의실 출입은 다른 학생들의 집중을 흩트린다. 하지만 대학 강의실에서 그런 문화는 암묵적으로 퍼져있고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전혀 생각지 않는다. 교수님은 이런 부분들을 생각해서 강의실 문을 잠그는 것이라고 하셨다. 덧붙여 승강기에서 사적인 대화를 지양하는 것, 백팩은 한손에 들고 탑승하는 것, 저층은 되도록 계단을 이용, 계단을 이용할 때에는 휴대폰을 하지 않는 것 등등 기본적인 것을 말씀하시면서 자신이 이러한 인성적인 것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인성교육이 부족한 학생들이 있어서라고 하셨다.
교수님의 강의는 정말로 다른 강의에서 느낄 수 없는 긴장감이 느껴졌고 위트 있는 잔소리와 경험을 토대로 한 조언들은 강의시간이 끝나는 것이 매번 아쉽다고 느껴지게 혹은 시작하는 것을 항상 기다리게 만들었다. 어떻게 수업이 끝나는 것이 아쉽고 시작하는 것이 기다려질 수 있을까 나는 대학에 입학한 후 그런 수업을 들었던 기억이 없다. 이런 좋은 강의를 만들기 위해 교수님은 열정을 가지고 강의에 대해 연구하신 것 같다. 강의 내용부터 시작해서 세심한 목소리 톤까지 강의에 영향을 미치는 세부적인 것까지 생각해서 강의를 준비했기 때문에 이런 명강의가 나온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제2단상 가치를 깨우는 훈련
교수님이 지니신 시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은 가히 놀라웠다. 문학의 전반적인 내용을 예시로 들면서 시에 대한 설명을 해주시는 동시에 시를 집필한 시인에 대한 배경지식들도 학생들과 공유하면서, 전반적인 문화현상들에 대한 본인의 시각을 학생들에게 전달을 해주는 강의의 형식은 공대생인 나에게는 역시나 커다란 충격과 놀라움으로 다가왔다. 평소에 시를 별로 읽어 본 경험이 없었던 나에게 시를 바탕으로 한 강의는 조금 힘들고 어려웠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시를 좋아하게 되었다. 시에 대한 관심과 시집을 찾아 읽게 된 독서 습관을 얻은 것은 이 수업을 통해 얻게 된 큰 소득이라는 생각이 든다.
단순히 교수님이 학생들에게 문학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는 수업 이였다면 이 글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교수님은 학생들에게 토론의 장을 만들어 주셨다. 평소 컴퓨터에 대해서는 아주 꽝이라고 하시는 교수님은 아주BB 어플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셨다. 아주BB 어플의 Q&A 기능을 사용하셔서 학생들에게 자유롭게 의견을 교류할 수 있게 해주셨다. 자신이 좋아하는 문학 작품을 선별하여 업로드 하고, 자신이 감명 깊게 감상한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풀어 쓸 수 있는 동시에 교수님이 글, 작품을 올리시면 댓글에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 또는 감상을 적을 수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Q&A 글은 교수님께서 올리신 디카시, 박남철 시인의 텔레비전 시이다. 과연 시라는 장르의 허용범위가 어디까지 일지에 대하여 학생들은 다양한 사유를 바탕으로 자신의 의견을 교류하였고, 한 시인은 제페토 라는 인터넷 댓글시를 가져오기도 하는 능동적인 교류의 장이 열렸다. 토론을 하고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교환하는 일이 평소 익숙하지 않고 서툰 나에게 아주 BB 어플을 활용한 자유로운 인터넷상의 토론과 의견의 교류는 부담이 덜 되었고 자신의 의견을 조리 있게 글로 남기고 생각을 교환을 하는 일의 재미를 알게 해주었다. 


제3단상 기회를 잡아라

교수님께서는 마지막 수업때 인생의 선배로서 조언을 해주셨다. 나는 그 말이 되게 기억에 남고 나에게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 교수님은 사람은 항상 기회를 갖게 되는데 그 기회를 기회라고 아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저 모른 채로 지나가는 사람도 있다고 하셨다. 따라서 학생들에게 기회가 왔을 때 꼭 기회를 놓지 말라고 하셨다. 사실 나는 내가 되게 운이 없다고 생각했었다. 항상 내가 꿈꾸는 것은 이뤄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밖으로는 표현은 안했지만 솔직히 진짜 학교 다니는 것에 회의감도 많이 들고 우울했었다. SNS속에서 잘 나가는 친구들을 보면서 내 존재를 초라하게 느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교수님의 말을 듣고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았다. 나한테 진짜 기회가 없었는지. 결과는 절대 아니었다. 나에게도 기회는 정말 많이 주어졌었다. 우선 아주대학교에 추가합격으로 붙은 것도 기회였다. 그 당시에는 더 좋은 학교가 가고 싶어서 이 소중한 기회를 하찮게 생각했었던 것 같다. 나는 기회가 왔었고 아주대 입학이라는 소중한 기회를 잡았던 것이다. 이 기회가 없었다면 나는 이 수업도 듣지 못하였을 것이고 이런 에세이를 쓸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인간에게 주어지는 기회와 행운의 총량은 공평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기회와 운을 쟁취하는 사람들은 적다. 생각 없이 기회를 흘려보내거나 용기가 부족해서 눈앞에 다가온 운들을 놓쳐버리기도 한다. 그게 나였다. 어렸을 때 유학을 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무서워서 피했고 가고 싶었던 외국어고는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지원도 안했었다. 실제로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유학을 가고 싶었지만 이미 늦어서 가지 못했고 외국어고는 그 해 경쟁률이 정말 낮았었다. 이런 일을 겪은 후 교수님의 조언을 들으니 정말 많은 공감이 되었다. 이 수업을 들으면서 내 생각은 정말 많이 바뀌었다. ‘절대 두려워하지 말고 그냥 하자. 그 기회들이 나에게 좋지 않은 기회더라도 해보자. 안 해서 후회하는 것보다 해서 후회하자. 하면서 후회만 남는 건 아니다. 분명히 얻는 게 있다.’ 이렇게 생각하다보니 나 자체도 더 긍정적으로 변했고 두려움이 많았던 내가 단기파견도, 교환학생도 신청했다. 정말 이 수업을 들으면서 얻어가는 게 많다. 대학공부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한 학기동안 열심히 강의해주신 오승한 교수님께 정말 감사드린다.

 

제4단상 아주 특별한 교수
교수님은 약해져 가는 교권을 바로 세우고,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하여 배워갈 수 있도록 엄격한 강의 원칙을 갖고 있습니다. 수업 중에 핸드폰과 노트북을 책상 위에 꺼내지 않기, 수업 도중에 화장실 가지 않기, 수업 도중에 음식물 취식하지 않기와 같이 배울 의지가 있는 학생이면 마땅히 지켜야 할 바를 교수님이 원칙으로 정합니다. 이를 두고 까다로운 교수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온전히 강의에 집중할 수 있는 학습 분위기를 조성하는, 학생을 위한 교수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다른 강의에서는 수업 도중에 카카오톡 메세지를 확인하느라 교수의 설명을 놓칠 때가 많았는데, 교수님의 강의에서는 수업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성인이 되어서도 교수의 강제로 행동을 제한 받는 것이 무시 당하고고 구속받는 기분이었지만 지금 되돌아 생각해보면 교수님의 수업 원칙 덕분에 경영 지식과 지혜를 터득할 수 있었기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하등 교육기관과는 달리 자율성이 특징이라 할 수 있는 대학교에서 교수님은 학생들을 세심하게 관리해 주십니다. 첫 수업에 모든 학생이 간단한 자기소개서 양식을 채워 제출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교수님은 40여명의 학생들의 이름은 물론 특징까지 기억하십니다. 교수들이 학생 이름은 물론 외모조차 기억하는 경우가 드문데, 수업 중에 교수님이 제 이름을 호명하시거나 상담할 때 저의 특징과 상황을 기억하시는 것을 보고 세심함에 놀란 적이 많았습니다.
강의를 마치자마자 연구실로 급히 가는 다른 교수들과는 달리 교수님은 매수업마다 여러 학생들의 질문과 상담에 응하여 주신 후에서야 강의실에서 제일 마지막으로 나오십니다. 수업 중에 했던 말을 또 하기가 지겨우실텐데도 학생이 이해할 때까지 수업 중에 하신 설명을 반복하거나 다른 방법으로 설명하여주십니다. 뿐만 아니라 교과 외 고민이나 개인적인 상담에도 친절하게 응하여 주십니다.  

 

제5단상 평생 기억하고 싶은 강의
항상 교수님은 11시 57분정도에 들어와 12시에 정확히 수업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강의에 있어서 전의 수업시간에 했던 부분을 약간 언급하시면서 심화로 들어가기 떄문에 처음 부분은 이해가 잘 되서 따라가기 쉽습니다. 우리가 문제를 풀때도 바로 어려운 문제로 들어가면 힘든 것처럼 쉬운 부분을 한 다음에 어려운 부분을 들어갑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다음시간에 이야기할 내용을 가볍게 설명하시면서, 다음 수업시간에 따라올 수 있게 저희에게 내용과 질문을 던져줍니다. 그럼으로써, 저희가 스스로 복습을 하면서 이 문제에 대해서 조금 더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 다음시간에 설명을 할 때 그 문제의 부분이 잘 와 닿음으로써 암기가 좀 더 수월하게 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강의를 이렇게 주어진 시간 안에 완벽한 구성을 하는 강의는 정말 찾기 어려울 것 같은 생각을 감히 할 정도입니다.

 

제6단상 인문학에 미래를 더하다
“저는 학생시절 의과대학에서 사학과로 전과하였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이러한 말로 운을 떼며 첫 수업시간을 시작하셨다. 오전 9시 수업이라 아직 잠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채 졸고 있는 학생들을 집중시키기에는 충분한 한마디였다. 누구나 선망하는 직업인 ‘의사’가 되는 길을 마다하고 도대체 왜 다른 길을 선택하신 것일까? 아침부터 괴롭히던 졸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모든 학생들은 의아한 눈동자로 교수님을 바라보았다. 교수님께서는 그러한 선택을 하신 이유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을 하지 않으셨지만 오뉴월이 지나고 학기가 마무리 되면서 우리 모두는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게 되었다. 지금 되돌아보면 교수님께서는 수업시간에 항상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전공지식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차 잊혀 질 수 있지만, 대학시절에 형성된 인문학적 소양은 졸업 이후에도 절대 변하지 않는다고 누누이 말씀하셨다. 사실 인문학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빅 데이터, AI 등의 4차 산업 시대를 선도하는 것이 모두 과학기술이다 보니 정작 대학생들은 실용과 취업 등의 이유로 인문학과에 진학하거나 인문학적 소양을 쌓는 것을 두려워한다. 만약 나의 주변에 이러한 고민을 하고 있는 학우가 있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20세기란 무엇인가’ 수업을 추천한다. 진정한 교양을 쌓고, 인문학을 통해 미래를 그려보는 소중한 시간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20세기란 무엇인가’ 수강을 통해 다른 아주대 학우들도 얻게 되기를 희망한다.

 

제7단상 과학의 장대한 체험! (안성혁교수)
첫 수업시간, 교수님께서는 과학사 수업의 수강생들을 한명 한명 차근히 눈을 맞추며 한 가지 질문을 하셨다. “왜 이 수업을 수강신청 했나요?” 사실 그다지 어려운 질문은 아니었지만 거의 90명에 육박하는 수강생들 중 쉽사리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학생은 없었다. 그러던 중 한동안의 정적을 깨고 나온 답변은 “수강신청에 성공해서요.”, “ 꿀 교양일 것 같아서요.”, “팀 프로젝트가 없어서요.” 등 학문적인 의구심이나 과학적 지식에 대한 갈구 보다는 단순히 편하게 학점을 취득하기 위해서라는 대답이 다수를 차지하였다. 교수님께서는 이러한 우리의 답변을 들으시고도 전혀 언짢으신 기색을 보이지 않으시고 오히려 새로운 질문들을 우리에게 던지셨다. 저 너머에는 무엇이 있으며, 세상은 무엇으로 만들어졌고, 우리는 왜 여기에 있고, 과연 우리는 누구인가? 과학과 철학 사이에서 미묘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이 질문들은 우리의 머릿속을 스치며 어렴풋이 우리가 이 수업을 들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말해주고 있었다. 한 학기 수업을 다 끝마친 지금 시점에서 회상해보면 과학사 수업은 자연과학과 인문사회과학 사이를 대화와 이해를 통해 서로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과학사 수업을 수강함으로써 과학적 지식과 진리의 개념에 대해서 이해하고, 과학과 사회의 상호작용에 대해 이해하고, 지구화된 세계사회의 경쟁 속에서 필요한 소양 능력을 함양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 모두가 “세상을 보는 또 다른 눈”을 체화하는 소중한 계기를 과학사 수업을 통해 얻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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