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 비료사용량
비료는 작물의 안정적인 생산을 위해 농경지에 사용하는 양분으로 크게 보통 비료와 부산물 비료로 구분할 수 있다. 비료 적정 사용은 작물 재배에 도움을 주지만 필요량을 초과해 사용하면 오히려 작물 생산량이 감소하고 환경 부하량이 증가한다. 따라서 비료 적정 사용량 결정은 ‘작물생산과 농업환경 보전’이라는 두가지 측면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농경지에 투입된 양분은 작물이 흡수하고 나머지는 토양에 잔존하며 일부는 수계로 유출될 수도 있다. 가장 이상적인 비료사용량은 작물 생육에 필요한 만큼 공급하고 토양 내 양분의 적정 함량을 유지하는 것이다. 적정 비료사용량은 작물 종류와 토양 비옥도 그리고 비료 종류에 따라서 결정된다.
우리나라는 ‘작물별 비료사용처방(흙토람 토양환경정보시스템, soil.rda.go.kr)’에서 토양 내 양분의 적정 함량 검사(토양검정)를 통해 226개 작물의 적정 비료사용량을 추천하고 있다. 시·군 농업기술센터는 토양검정 결과를 바탕으로 흙토람을 통해 비료 종류별 적정 사용량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흙토람에서 제공하는 표준·검정 시비량은 여러 연구기관에서 수십년간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만든 과학의 산물이다. 이는 농업 선진국도 부러워하는 농경지 양분관리 시스템이다.
그렇다면 비료사용처방 보급 효과는 무엇인가?
작물별 표준 비료사용량은 품종개발, 재배법 개선, 그리고 토양 비옥도에 따라서 변화하고 있다. 벼의 경우 1980년대 질소 표준시비량은 11.0㎏/10a에서 현재 9.0㎏/10a로 약 20% 하향 조정됐고 시설채소는 질소 25.9㎏/10a에서 현재 15.3㎏/10a로 40% 감소했다. 그리고 무기질 비료사용량이 가장 많았던 1990년대 대비 현재 질소 시비량은 34% 감소했으나 단위면적당 작물별 생산량은 줄지 않았다. 이와 같이 무기질 비료사용량이 감소한 것은 “필요 이상의 비료사용이 작물생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농민들 인식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농민들 인식변화를 일으킨 배경은 ‘작물별 비료사용처방’이라는 과학적 시스템과 교육·홍보가 있었기 때문으로 판단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적정 비료사용량을 준수해야 할까? 대답은 간단명료하다. 농경지 양분관리는 ‘국민에게 안정된 먹거리 제공과 이를 위한 지속적 생산기반으로서의 농업생태계 보전’이라는 양 측면을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두가지를 만족시키는 농경지 양분관리를 위해선 농민이 비료사용처방을 통해 적정 비료사용을 실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용복 (경상국립대 환경생명화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