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자맥주를 마시자
도시 근로자의 1.4배 소득… 한국 농업의 희망으로
2558명 졸업, 비결은 창의 농법 - 연근피클·오미자맥주 등 젊음 무기로 새 농법 도전
자가영농 23%, 소득 1억 넘어… 한미 FTA에도 대단한 포부
영화 실미도의 배경이 됐던 인천 무의도의 한 농장. 신지용(23)씨가 밭에 비닐과 부직포를 덮는 작업을 한창 하고 있었다. "겨울 동안 연근 종자를 잘 보호해야 내년에 연잎을 많이 수확할 수 있어요. 이 작업이 내년 한 해 농사를 결정하죠." 신씨 얼굴은 무척 앳되다. 하지만 그는 작년초 대학을 졸업하고 농장 '실미원'을 경영하는 어엿한 농장주다. 농장 이름은 영화 실미도에서 따서 지었다고 한다. 동년배가 취업으로 고민할 나이에 그는 벌써 고소득을 올린다. 신씨는 "지난해 6000만원가량 순수익을 올렸다"며 "억대 연봉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20~30대 졸업생들이 도시 근로자의 1.4배 소득 올려
한국농수산대학(이하 한농대)은 8일 "2010년까지 졸업생 2291명 가운데 자가 영농을 하는 1260명의 지난해 연평균 소득이 6516만원"이라고 밝혔다. 이들 가운데 23%는 연 1억원이 넘는 소득을 올린다. 한농대를 졸업한 '신세대 엘리트 농사꾼'의 평균 소득이 일반농가 평균 소득(3212만원)의 두 배가 넘고, 도시 근로자 평균 소득(4809만원)의 1.4배에 이른다. 모두가 사양산업이라고 얘기하는 농업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1997년 개교한 한농대는 농업을 전문으로 하는 국립단과대학으로, 일반 대학처럼 고등학교 졸업생들이 수능을 치르고 지원한다. 학비는 전액 면제이다. 졸업 후 6년간 의무적으로 농사를 지어야 하며,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학비를 반납해야 한다. 개교 후 2011년까지 배출한 졸업생은 2558명이고, 이 가운데 2089명이 영농에 종사한다. 한농대 관계자는 "재학생의 80% 정도가 대를 이어 농사를 지으려는 영농 후계자"라고 밝혔다.
젊은 농업인들이 이처럼 고소득을 올리는 비결은 부모가 닦아놓은 농사의 터전 위에, 대학에서 익힌 기술과 자기들이 개척한 창의적인 농법을 가미해서 부가가치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신지용씨는 연을 경작하면서 단순히 연잎이나 연근을 내다 파는 데 그치지 않고 연근피클, 연근차, 연근장아찌 등 다양한 가공품을 만들어 출하한다. 영화 배경이 됐던 무의도에 농장이 있다는 점을 활용해 관광 사업도 겸한다. 신씨는 "농장에서 각종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구성해 놨다"며 "드라마 제목으로 유명해진 '아이리스'는 붓꽃의 한 종류인데 내년부터 아이리스를 길러 볼거리를 계속 늘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초 졸업한 김만종(23·경북 문경)씨는 최근 '오미자맥주'를 개발했다. 맥주에 본인이 기르는 오미자를 첨가했는데, 독특한 맛에 외국인들 반응이 좋다고 한다.
◇20~30대 졸업생들이 도시 근로자의 1.4배 소득 올려
한국농수산대학(이하 한농대)은 8일 "2010년까지 졸업생 2291명 가운데 자가 영농을 하는 1260명의 지난해 연평균 소득이 6516만원"이라고 밝혔다. 이들 가운데 23%는 연 1억원이 넘는 소득을 올린다. 한농대를 졸업한 '신세대 엘리트 농사꾼'의 평균 소득이 일반농가 평균 소득(3212만원)의 두 배가 넘고, 도시 근로자 평균 소득(4809만원)의 1.4배에 이른다. 모두가 사양산업이라고 얘기하는 농업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1997년 개교한 한농대는 농업을 전문으로 하는 국립단과대학으로, 일반 대학처럼 고등학교 졸업생들이 수능을 치르고 지원한다. 학비는 전액 면제이다. 졸업 후 6년간 의무적으로 농사를 지어야 하며,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학비를 반납해야 한다. 개교 후 2011년까지 배출한 졸업생은 2558명이고, 이 가운데 2089명이 영농에 종사한다. 한농대 관계자는 "재학생의 80% 정도가 대를 이어 농사를 지으려는 영농 후계자"라고 밝혔다.
젊은 농업인들이 이처럼 고소득을 올리는 비결은 부모가 닦아놓은 농사의 터전 위에, 대학에서 익힌 기술과 자기들이 개척한 창의적인 농법을 가미해서 부가가치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신지용씨는 연을 경작하면서 단순히 연잎이나 연근을 내다 파는 데 그치지 않고 연근피클, 연근차, 연근장아찌 등 다양한 가공품을 만들어 출하한다. 영화 배경이 됐던 무의도에 농장이 있다는 점을 활용해 관광 사업도 겸한다. 신씨는 "농장에서 각종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구성해 놨다"며 "드라마 제목으로 유명해진 '아이리스'는 붓꽃의 한 종류인데 내년부터 아이리스를 길러 볼거리를 계속 늘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초 졸업한 김만종(23·경북 문경)씨는 최근 '오미자맥주'를 개발했다. 맥주에 본인이 기르는 오미자를 첨가했는데, 독특한 맛에 외국인들 반응이 좋다고 한다.
- 국농수산대학을 졸업하고 일찌감치 농사에 뛰어들어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는 신세대 영농인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주상중, 김만종, 신지용씨. /한국농수산대학 제공
◇"한미 FTA, 품질로 성패 걸 것"
젊다고 해도 농사가 힘에 부치지 않는 건 아니다. 특히 갈수록 심해지는 기상이변이 이들에게는 심각한 도전이다. 2008년 한농대를 졸업한 후 가지와 부추를 길러 연간 1억5000만원 정도 소득을 올리는 주상중(28·경기 여주)씨는 올해 유난히 비가 잦아 큰 고생을 했다. 주씨는 "비가 적당히 오면서 햇볕이 많이 들어야만 열매가 튼튼해지는데 올해는 작황이 좋질 않았다"고 말했다.
한농대 졸업생 대부분은 젊음을 무기로 농업의 새 미래를 보여주겠다는 결의에 차있다. 이들처럼 대를 이어 농사짓는 젊은이가 많아지면 농촌의 유출 인력이 줄고 우리 농업도 새 희망을 찾을 수 있다. 주씨는 "처음에는 농사를 지을 생각이 없어 다른 대학 토목과에 진학했는데, 어려서부터 봐온 것이 농사라 결국 내 적성을 찾아 한농대에 다시 들어갔다"고 말했다. 대학에 다니면서 농사에 필요한 전문 지식 및 기술뿐 아니라 전국 각지의 동창 인맥까지 얻은 것이 무엇보다 큰 자산이라고 여긴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도 이들에겐 큰 장애물이 아니다. 신씨는 "미국산 농산물이 밀려들더라도 품질 경쟁력에 있어선 자신 있다"면서 "와인 제조 분야에도 진출해 수출까지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2011.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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