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벅(Pearl S. Buck) 대지(Good earth)
농대생이라면 이 가을에 꼭 권하고 싶은 영화, 소설이다. 강인한 인간의 생명력, 자연을 극복하는 힘을 얻는다.
펄벅(Pearl Sydenstricker Buck)의 <대지, The Good Earth>.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자연의, 농촌의 여러 장면들을 통해서 중국의 격동기를 잘 묘사한 부분이, 한국의 격동기와 겹쳐지면서 많은 친근함을 주고 있다. <대지>는 변화하던 중국의 격동기의 농민에서 출발한다. 땅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거대한 인간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다. 펄 벅의 <대지, The Good Earth>. 농대생이면 이 가을에 꼭 읽어보거나 흑백 영화라도 다운 받아 보기를 권한다. 농업인에게는 대지가 인생이며 삶의 터전이기 때문이다.
“남쪽 하늘에 검은 구름처럼 지평선 위에 걸쳤더니 이윽고 부채꼴로 퍼지면서 하늘을 뒤덮었다. 세상이 밤처럼 깜깜해지고 메뚜기들이 서로 부딪치는 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 그들이 내려앉은 곳은 졸지에 잎사귀를 볼 수 없는 황무지로 돌변했다. 아낙들은 모두 손을 높이 쳐들고 하늘에 도움을 청하는 기도를 올렸고, 남정네들은 밭에 불을 지르고 장대를 휘두르며 메뚜기 떼와 싸웠다.” 펄벅의 <대지>에 등장하는 황충(풀무치) 떼의 습격 장면이다.
주인공 왕 룽은 중국 북부지방에서 태어난 농부이다. 가난했던 그는 오란이라는 황부자집 여종을 처로 맞이함으로써 새로운 가정을 만들어 나간다. 아들을 가진 그들은 성실하게 생활하여 점차 많은 재산을 축척하게 되고, 왕 룽은 그들이 모아놓은 돈으로 황부자집의 땅을 조금씩 사게 된다. 그러나 왕 룽의 삶이 항상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계속하여 돈을 빌리러 오는 그의 삼촌과 숙모는 왕 룽에게는 뿌리칠 수 없는 힘겨운 대상이었다. 삼촌에게 반강제적으로 돈을 빌려주는 날, 오란이 딸을 낳자 왕 룽은 불길한 예감을 느낀다.
그의 불길한 예감은 몇 해 동안 계속되는 가뭄으로 나타났다. 그의 삼촌은 왕룽이 곡식이 없어 나누어 주지 않자 동네 사람들에게 왕 룽을 헐뜯고, 또한 그들의 땅을 헐값에 팔고 소개비를 받으려 한다. 그러나 땅은 그대로 둔 채 결국 왕 룽의 가족은 남쪽 지방으로 기차를 타고 떠나게 된다.
끼니를 잇기도 어려운 남방생활에서 벗어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도중에 신혜혁명이 일어난다. 이때 ‘왕룽’과 ‘오란’은 군중들 틈에 끼어 부잣집으로 들어갔다가 뜻밖에도 많은 금화와 보석을 손에 넣게 된다. 그래서 그들은 고향으로 돌아와 황 씨 댁의 땅을 모두 사들여 큰 부자가 되였다.
이처럼 여유로워진 ‘왕룽’은 자식들을 신교육을 받도록 하고, 연화라는 기생을 첩으로 맞아들이면서 농사일에 점점 멀어져가던 중, 극도로 몸이 쇠약해진 ‘오란’이 끝내 고생스러웠던 생을 마치자 그때서야 왕릉과 그의 자식들은 ‘오란’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였던가를 느끼게 된다.
펄 벅 여사는 유유히 흐르는 강물처럼 중국의 국토를 감싸면서 농민생활의 대 서사시를 창조한 것이다. 더구나 그 농민생활의 배경에는 흔들리며 움직이는 중국의 맥박의 움직임이 지향처럼 울리고 있다. 거기에는 중국에서 40여 년을 살며 그러한 역사의 격동하는 물결 속에서 중국의 민중과 함께 숨 쉰 여사의 체험이 묵직하게 느낄 수가 있다. 이처럼 펄 벅 여사는 휴머니즘에 넘치는 온후한 인간성의 소유자였고, 1973년 81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일관된 필치로 사랑과 생명의 존엄성을 감명 깊게 표현해온 작가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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