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我/농업기사철

CA저장기술 활용

CA(controlled atmosphere) 저장 기술

 

 

 

 

 

 

 

 

첨단 기술 도입한 신선식품 보관법
O₂ 농도 낮추고 CO₂는 높여… 한달 저장해도 신선한 수박

과일, 채소 등 신선도가 생명인 식품은 태풍, 폭염, 가뭄 등 날씨에 따라 질(質)이 크게 좌우된다. 예를 들어 장마가 끝나면 과일의 당도가 떨어지고 채소는 쉽게 짓무른다. 신선한 상품을 구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지고, 자연스럽게 가격도 오른다. 추석 선물로 인기가 많은 소고기 등도 더운 날씨에 쉽게 변질되는 경우가 많다.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이렇게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식품이 변하지 않도록 보관하는 능력이 경쟁력의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유통업체들은 최근 과일, 채소, 고기 등을 신선하게 보관하기 위해 갖가지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산소·이산화탄소 농도 조절로 작물 노화 억제

이마트는 2012년 1000억원을 투자해 경기도 이천에 이마트 후레쉬센터를 열고 올해부터 품종을 늘려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후레쉬센터의 핵심은 'CA(controlled atmosphere) 저장 기술'이다. 19개의 저장고마다 산소와 이산화탄소 농도를 다르게 조절해 농산물의 노화를 억제하는 기술이다.

우리가 마시는 공기는 산소 21%, 이산화탄소 등 기타 물질 1%, 질소 78%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CA 저장 기술은 이 중 산소의 비율을 낮춰 작물의 호흡을 늦춘다. 산소를 없애지 않고 비율을 낮추는 이유는 작물이 혐기성호흡(산소가 없을 때 자신이 갖고 있는 효소를 이용해 호흡하는 방법)을 하기 때문이다. 산소를 아예 제거할 경우 작물이 혐기성호흡을 해 발효나 부패가 진행되므로, 발효와 부패가 진행되지 않을 최소한의 산소 비율을 찾는 것이다.

 

이마트는 최근에는 저장 기간이 일주일밖에 되지 않던 상추를 한 달 이상 신선한 상태로 보관하는 데 성공했다. 이마트는 올해 7월 상추 20t을 CA 기술을 이용해 저장해뒀다. 여름 장마 후 상추 가격이 200g에 1879원(7월 29일 현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기준)까지 뛰었는데 이마트는 32% 싼 1280원에 상추를 팔았다. 이재신 이마트 후레쉬센터 담당자는 "작물에 따라 호흡의 정도가 다르고 사람의 코와 같은 기공(氣孔)의 수가 다르기 때문에, 각각 산소나 이산화탄소 비율이 다른 저장고에 보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술의 핵심 장치 중 하나는 외부 공기가 들어갈 수 없도록 기밀(氣密) 상태로 유지되는 저장고다. 특히 사람은 산소 농도가 18% 이하로 떨어지면 현기증을 느끼고 구토를 하며 호흡 곤란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사람이 저장고에 들어갈 때는 산소 호흡기를 착용한다.

추석 선물세트에도 최신 보관 기술 적용

추석 선물 세트에도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한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롯데·현대백화점은 산소 후레쉬 한우 세트에 MAP(Modified Atmosphere Packaging·가스 치환 포장 방식) 기술을 이용한 포장 방식을 사용했다. 이 기술은 육류를 포장할 때 용기 안에 있는 공기를 제거한 뒤 산소 80%, 이산화탄소 20% 비율로 혼합한 가스를 넣어 포장하는 기술이다. 이산화탄소는 곰팡이 같은 호기성 박테리아의 활동을 억제하고, 산소는 육류가 검게 변하는 것을 방지한다. 일반 랩으로 포장했을 때 1~2일 정도 유지되던 신선도를 일주일까지 끌어올린다.

롯데마트는 작년 추석부터 명품 한우 프리미엄 세트에 '가스 치환 패드'를 깔았다. 고기는 시간이 지나면서 육즙이나 핏물을 내뿜으며 변질되는데 이 패드가 수분을 흡수하고 품고 있던 이산화탄소를 뿜어내 이를 억제한다. 한상연 롯데마트 축산MD는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아 상품을 신선하게 보관하기 위한 기술을 추가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5월 수산물을 신선하게 보관하기 위해 '효온(氷溫·빙온의 일본어 표현) 기술'을 도입했다. 빙온이란 얼기 직전의 온도를 뜻하는 말이다. 예를 들어 생선은 영하 2.2도에서 얼기 시작한다. 신세계는 미세한 구(球) 형태의 직경 0.1~0.5㎜ 크기 얼음 슬러시를 만들고 여기에 생선을 저장한다. 반액체 상태로 슬러시 형태인 미세한 얼음 알갱이가 수산물 표면을 감싸도록 해, 영하의 온도이지만 생선이 얼지는 않는 빙온으로 만든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렇게 하면 냉장 보관보다 신선하면서도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